한국의 야생화 시집 제7집 [꽃, 내게로 와서 울었다]
벼룩이자리 꽃밭에 두꺼비 놀다
주룩주룩 내리던 봄비 그치자
상긋한 봄 향내에 취한 집두꺼비 산책을 나왔네
마당 텃밭가 벼룩이자리 풀밭에서 엉금엉금 팔딱팔딱
화들짝 놀라 톡톡 튀는 벼룩이 사냥에 신바람 났네
문득 난데없이 나타난 두꺼비
어디서 왔을까
산책길 되짚어 가보니 우리집 섬돌 밑이네
지금껏 우리집터를 지켜온 게 사랑지기인 줄 알았는데,
두꺼비였네
집터 지킴이였네
소풍놀이 끝낸 두꺼비 제 집으로 돌아가고 나면
곧 밤이 오고,
한창 푸르게 물오르는 벼룩이자리 이파리들
두꺼비 꾸욱꾹 발도장 찍어 놓은 자리마다
밤새 별빛 내려와 고이고
잎겨드랑이에서 꽃눈 깨어나
햇살 퍼지는 아침이면 풀밭 가득가득 벼룩이자리들
하얗게 하얗게 별꽃 피겠네
※ 벼룩이자리 : 석죽과의 한해살이풀 또는 두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처의 볕이 잘 드는 양지바른 밭이나 들 또는 길가에 자생한다. 키는 높이 25cm까지 자라고 전체에 밑을 향한 짧은 털이 있고 원줄기는 밑에서부터 많이 갈라지며 밑부분의 옆으로 뻗는 가지가 땅에 닿는다. 잎은 마주나는데 계란형 또는 넓은 타원형으로 잎자루가 없고 잎가장자리가 밋밋하며 양끝이 좁다. 4~5월에 흰색의 꽃이 가지 끝이나 윗부분의 잎겨드랑이에서 꽃자루가 나와 한 송이씩 달리며 피는데, 전체적으로 잎이 달린 취산꽃차례를 이룬다. 꽃잎과 꽃받침조각은 각각 모두 5장이지만 꽃받침조각이 더 크다. 꽃받침조각은 계란형으로 끝이 뾰족하고 3맥(脈)과 더불어 짧은 털이 있으며 가장자리는 막질(膜質)로 떨어지지 않는다. 꽃잎은 흰색으로 꽃받침보다 짧고 거꾸로 된 계란형이다. 수술은 10개이고 꽃밥은 노란색이며 씨방은 계란형이고 암술대는 3갈래로 되어 있다. 5~6월에 삭과 열매가 짙은 갈색으로 익는데 겉에 조그만 점들이 있다. 봄에 어린순을 삶아 나물로 먹거나 국거리로 쓰고 한방에서 ‘소무심채(小無心菜)’ 또는 ‘조철(蚤綴)’이라 하여 전초(全草)를 약재로 쓴다. 잎이 매우 작아 마치 벼룩이 앉을 자리와 같다고 하여 ‘벼룩이자리’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추측된다. 일본과 대만에도 분포한다. 전체에 털이 없고 뿌리에서 나오는 잎이 빽빽하게 밀생하며 잎이 좁고 긴 선형(線形)으로 밑부분이 원줄기를 감싸는 ‘벼룩이울타리’와 달리 전체에 잔털이 많으며 키가 두 배로 크므로 구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