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9일 [부활 제5주간 월요일]
요한 14,21-26
성령께서는 어떤 방식으로 말씀을 깨닫게 하시는가?
누군가가 나에게 준 계명을 실천하면 반드시 그에게 칭찬받게 되어 있습니다.
칭찬은 영광과 비슷한 말입니다.
칭찬을 위해서는 상대가 원하는 일을 실천해야 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어른 보면 무조건 인사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저는 왜 그래야 하는지 모르고 무조건 인사하고 다녔습니다.
어느 날 어머니는 우리가 인사를 너무 잘하고 다닌다고 다른 어른들에게 칭찬받으셨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우리를 칭찬해 주셨고 우리는 이 때문에 더욱 열심히 인사하고 다녔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합니다.
칭찬은 사실 선생을 지속시키는 힘입니다.
어느 정도는 칭찬이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디팩 초프라도 두 아들에게 모든 것은 아버지가 책임질 테니까 세상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지만 생각하며 살라고 가르쳤습니다. 자녀들은 왜 그래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그러나 그대로 실천했습니다.
결과는 놀랍습니다.
두 아들 다 세상에서 성공해서 아버지가 책임지지 않아도 되게 훌륭하게 성장하였습니다.
이 영광으로 그들은 아버지가 왜 그렇게 시켰는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아브라함은 종에게 자기 아들 이사악의 신붓감을 구해오라고 하였습니다.
종은 자기 낙타들과 자신에게 선행을 할 줄 아는 레베카를 골랐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각종 폐물과 옷을 주었습니다. 이는 성령님을 상징합니다.
성령님은 이미 선행을 하는 이에게 주어지는 영광입니다.
이 영광으로 레베카는 이웃에게 선행을 더욱 잘하는 존재가 될 것입니다.
선행의 가치를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나에게 주어지는 칭찬, 영광, 성령의 은총은 내가 지금 하는 행위에 대한 정당성을 이해하게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게 이것입니다.
예수님은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라고 하시며, 당신의 말씀을 지키는 이들에게 성령을 보내주실 것인데, “보호자,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해 주실 것이다.”라고 하십니다.
정말 성령의 은혜를 받으면 많은 것을 깨닫게 됩니다.
성령은 사랑이신데, 사랑의 말씀은 사랑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주일에 축일 잔치를 본당에서 했습니다.
일 년 중 가장 견디기 어려운 날입니다.
도망을 치고 싶지만, 신자들이 아쉬워할까 봐 어쩔 수 없이 국수 잔치하였습니다.
신자들에게 해 준 것도 없는데 받는 영광은 정말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이것으로 왜 사람이 스스로 지옥에 가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영광이 감당하기 어려워 숨고 싶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영광이지만, 자기 양심이 그것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하늘 나라 들어갈 수 있습니다.
나에게 오는 영광은 나 자신이 합당하고 감당할 수 있어야 하는데 사실 너무 두렵습니다.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이 부담감을 감소시키기 위해 신자들에게 사비로 국수를 대접해 드렸습니다.
물론 신자분들이 축하한다고 주시는 축하금이 그 비용보다 많을 것입니다.
어쨌거나 그것까지 받을 수는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만이 아니라 본당에서는 저의 어머니와 제가 아는 지인들을 초대하여 같이 식사하게 해 주셨습니다.
이것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분들에게 국수 한 그릇이라도 대접할 수 있다면 이 부담감을 견뎌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잔치는 잘 끝났습니다.
이것을 하는 중에 지금의 상황이 야곱이 에사우를 만나는 상황과 똑같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야곱은 먼저 에사우가 부담스러워 그에게 선물을 보냈습니다.
줄 수 있는 것은 다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 나라에서 사는 영광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그것만으로 되지 않아서 자기 가족들을 보냈습니다.
가족들을 위해서라면 그 부담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안 되니 기도하였습니다.
겸손해진 마음으로 에사우 앞에서 일곱 번 절하며 에사우를 하느님처럼 경배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도 신자들에게 힘줄이 끊어진 장단지를 가진 야곱처럼 큰절을 올렸습니다.
그러니 그 영광을 조금 받아들일 만했습니다.
이것이 왜 주님께서 당신 앞에 나아올 때 빈손으로 오지 말라는 지가 이해되었습니다.
무언가를 요구하시는 이유는 그것 때문에라도 하느님 나라 영광을 감당할 수 있게 하기 위하심입니다.
그분 앞에 내놓을 것이 하나도 없다면 저는 스스로 지옥을 선택할 것이 확실히 이해되었습니다.
성령의 영광은 이렇게 하느님의 말씀을 깨닫게 해 주십니다.
말씀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그래서 구원에 이르기 위해서 꼭 선행을 하고 영광을 받아봅시다.
그러면 천국에 이를 수 있는 일들을 지속적으로 하게 될 깨달음을 얻게 될 것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4월29일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복음: 요한 14,21-26
살아생전 언제나 주님을 눈앞에 뵙듯이 살았던 카타리나!
시에나의 성녀 카타리나 동정 학자는 당시 대부분의 여성들처럼 정식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도미니코회 재속회 회원으로서 탁월한 영적 생활은 세상 사람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카타리나의 주님을 향한 열렬한 사랑, 빛나는 수덕 생활, 사심 없는 이웃 사랑의 실천은 즉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그녀에게서 성덕의 찬란한 빛을 발견하고 큰 존경과 사랑을 표현했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겠지만, 살아있을 때 성인 소리 듣는 사람이 결국 성인이 되는가 봅니다.
살아있을 때, 쌩 양아치처럼 살던 사람이 죽기 일보 직전에 크게 회개를 해서 성인이 되는 경우는
벼락 맞기보다 힘든 일일 것입니다.
카타리나는 자신의 삶을 통해 성인이 되기를 희망하는 사람은 나중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부터 성인의 길을 걸어야 함을 잘 가르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카타리나가 지상에 머물렀던 시간을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붕ㄹ과 3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짧은 생애 동안 보여준 삶의 모습은 참으로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성덕은 나이나 연륜과 비례하는 것도 아님을 그녀는 잘 보여준 것입니다.
카타리나는 자신의 단명을 예견이라도 한 듯 매일을 불꽃처럼 살았습니다.
그녀는 언제 어디서나 주님을 찾고 만났으며, 사랑으로 주님과 일치했습니다.
다음과 같은 그녀의 고백을 통해 그녀가 주님을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잘 알수 있습니다.
“주님, 당신은 나의 벌거벗음을 덮어주는 의복입니다.
당신은 쓴맛이 조금도 없는 감미이므로 그 감미로움으로 우리를 먹이십니다.
오, 영원하신 삼위일체이시여!”
깊은 묵상과 관상 기도 중에 주님을 만나 뵙고 난 카타리나는 그 기쁨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주님께서 저를 향해 인자하게 웃으시자 두근거리던 제 가슴이 진정되었습니다.
저도 그분을 향해 방긋 웃었습니다.
제가 그분 앞에 무릎을 꿇자 제 마음은 기쁨으로 가득 찼습니다.
어머니의 따뜻한 품에 안길 때보다 더 기뻤습니다.”
카타리나가 봉사하러 다니던 성 라자로 병원에는 그 누구도 감당하지 못할 괴팍한 나병환자가 있었는데, 이름이 테카였습니다.
그녀는 그야말로 막무가내였습니다.
언제나 불평불만이 한가득이었습니다.
틈만 나면 의사나 간호사에게 대들었습니다.
강제 퇴원당한 그녀는 거리를 헤매다녔는데, 다니는 곳마다 물의를 일으켰습니다.
이런 소식을 전해 들은 카타리나가 그녀를 찾아갔습니다.
테카는 카타리나를 저주하면서 날카로운 손톱으로 그녀를 할퀴었습니다.
그렇지만 조금도 물러나지 않고 계속해서 방문하여 위로해주었고, 상처를 닦아주었습니다.
그러나 친절의 결과는 늘 이런 것이었습니다.
“어쩐 일이야? 성당에 앉아 계시기가 지루했던가 보지?
나를 준답시고 맛있는 과일 케이크를 받아서는 남몰래 다 먹어 치웠군? 내 말이 틀림없지?”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어느 날 드디어 테카가 카타리아에게 눈물을 흘리며 사과했습니다.
자신의 상처를 직접 어루만져주던 카타리나의 손에 나병 징후가 생긴 것을 본 것입니다.
“용서해 주세요. 카타리나, 나 때문에 당신께서 나와 똑같은 몹쓸 병에 걸렸군요.
날 간호하다가 이렇게 되신 것입니다.
이 일을 어떻게 하지요?”
카타리나의 대답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런 걱정하지 마세요.
주님께서 다 생각하시는 바가 있어서 이런 일이 생겼을 것입니다.
하늘 나라에서 더 큰 상을 주시려고, 주님께서 우리에게 나병에 걸리게 하셨을 것입니다.”
다행히 테카의 장례식이 끝난 후, 주님께서는 카타리나에게 치유의 은총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살아생전 언제나 주님을 눈앞에 뵙듯이 살았으며, 살아있는 주님이신 가난한 이웃을 지극정성으로 섬겼던 카타리나에게 주님께서는 오상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04.29.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기억하게해 주실 것이다."(요한 14, 26)
어김없이 예수님의
모든 말씀을
기억하게 해 주시는
성령님이 우리에게
오십니다.
가장 좋은 기억은
주님 말씀이기에
예수님 말씀에
머물게합니다.
머무르는 기쁨이
바로 말씀의 시간이며
말씀을 붙잡는
은총의 시간입니다.
성령께서는
예수님 말씀으로
불안한 삶의 중심을
바로잡아 주십니다.
삶의 중심이
예수님의 사랑임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십니다.
사랑의 일치된
관계를 맺게하시는
성령께서는 우리의
부족함을 말씀으로
채워주십니다.
우리 사람의 마음을
채워주시는 분또한
성령님이십니다.
말씀이 계신 곳에
성령님또한 계십니다.
우리가 있는
삶의 자리가
말씀의 자리이길
기도드립니다.
내딛는 걸음마다
말씀으로 성장하길
기도드립니다.
성령께서는
알고 있는 것을
지키고 실천하도록
가르쳐주십니다.
이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기억하게 해주시는
성령님이 우리에게
오십니다.
우리에게 말씀하신
모든 것이
참된 사랑이며
참된 용서임을
기억합니다.
(한상우 바오로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