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는 신비의 섬이라 부른다. 예전에 비해 여행이 쉬워지긴 했지만 여전히 기상변화가 심한 겨울철에는 접근이 쉽지 않고, 다른 계절에도 하늘이 허락하지 않으면 갈수가 없다. 사람의 발길이 그나마 적기에 여전히 울릉도는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어디든 사람이 북적이는 요즘, 울릉도 여행이 뜨는 이유다.
우리나라 10대 비경으로 꼽히는 울릉도 태하대풍감.
죽기 전 꼭 가봐야 할 명소
울릉도는 어느 곳을 가든 신비롭고 감탄사를 불러내지만, 그중 태하대풍감은 반드시 가봐야 하는 곳 중 하나다. 섬의 북서쪽 끝에 위치한 이곳은 ‘우리나라 10대 비경’으로 꼽힐 정도로 아름답다. 대풍감 절벽을 보러가는 방법은 태하향목모노레일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쉽다. 탑승시간은 매우 짧지만 확 트인 바다 전망과 울릉도의 다양한 식물들을 볼 수 있어 이색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모노레일에서 내려 약 10분 정도 소나무숲과 동백나무숲길을 오르면 울릉도 등대가 나타난다. 섬 위의 하얀 등대는 여행객들의 필수 포토존이지만, 이곳에서는 대부분 대풍감 전망대로 바로 이동한다.
울릉도 등대라 불리는 태하 등대 앞에 설치돼 있는 전망대는 발밑이 훤히 보여 서 있는 것만으로도 아찔하다. 최대한 바다 가까이로 가 전망대 난간에 기대어 울릉도 해안을 감상해본다. 시야를 가리는 것이 전혀 없어 망망대해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 전망대에 오른 이유는 단연 대풍감의 절경을 보기 위함이다. 용암이 식으면서 형성된 주상절리와 마치 물감을 풀어놓은 듯 새파랗고 투명한 바다, 바람에 밀려 절벽에 부딪히며 생기는 하얀 물결까지 한 폭의 그림 같다.
태하 등대 앞에 조성된 대풍감 전망대. 발 밑으로 바다가 보여 아찔하지만 멋진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대풍감(待風坎)’은 ‘바람을 기다리는 언덕’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울릉도가 개척되기 전, 배를 만들기 좋은 재목이 많아 전라도 사람들이 많이 찾았다고 한다. 새 배를 만들어 돛을 달고 본토로 향하는 바람을 기다리기 위해 닻줄을 매어 놓은 곳을 대풍감이라 부르게 됐다.
대풍감 절벽에는 천연기념물 제49호 향나무 자생지를 볼 수 있다. 가파른 절벽 위에 위치해 강한 비바람을 견디며 자라 크기가 작다. 하지만 대풍감의 절경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향나무에 의해 완성된다. 자연이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의 빛깔과 위대한 절경이 어우러져 황홀감을 준다. 대풍감 반대편으로는 끝없이 펼쳐져 있는 바다 위로 송곳봉과 코끼리바위를 볼 수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대풍감. 절벽에는 천연기념물 제49호로 지정된 향나무 자생지를 볼 수 있다.
바다 바람을 느끼면 걷는 해안산책길
대풍감 전망대에서 내려올 때는 모노레일보다는 산책로를 선택해보자. 울릉도의 또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경사가 심하지 않아 내리막길에도 부담이 없다. 숲길을 내려오면 해안산책길로 이어지는데, 바닷가를 따라서 나무 덱이 잘 조성돼 있어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다. 전망대에서 느껴졌던 웅장함과는 달리, 가까이에서 바라보는 울릉도 바다는 한없이 깨끗하고 시원하다. 다양한 모양의 지층과 화산암으로 이뤄진 독특한 지형을 보는 재미가 있다. 해안산책길 끝에서 만나는 태하황토구미도 볼거리 중 하나. 검은 바위와 대비되는 주황색 황토가 이색적인 황토굴로, 조선 초기부터 이곳의 황토를 조정에 진상했을 정도로 유명하다. 예전에는 동굴 안까지 들어가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낙석의 위험으로 진입이 금지돼 있다. 이밖에도 태하마을은 일몰 명소로 유명하니 울릉도 여행을 계획한다면 꼭 방문해보자.
울릉도 바다 가까이 걸으며 화산 지형을 볼 수 있는 해안산책길.
여행 정보
-위치: 경북 울릉군 서면 태하길 236(태하향목모노레일 승강장)
-문의: 054-791-6638
-운영시간: 09:00~18:00
-모노레일 이용료(왕복 기준): 어른 4,000원 / 청소년 3,000원 / 어린이 2,000원
여행 팁
울릉도까지 왔다면 남쪽의 만물상 전망대와 동쪽에 위치한 현포 전망대도 안 가볼 수 없다. 만물상 전망대는 절벽 아래쪽으로 삐쭉 솟은 바위산이 만 가지 형상을 담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만물상’을 감상할 수 있다. 현포 전망대는 2층 팔각정과 쉼터, 나무 덱 등이 설치돼 있어 언덕 아래 항구와 절벽 풍경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글: 김정아(여행작가)
사진: 울릉군청
※위 정보는 2022년 5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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