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因緣
<제18편 여검사의꿈>
③지혜의눈물-9
천복이 양지숙의 말에 웃어넘기고 돌아서는데, 어느 틈에 따라서나왔는지, 경숙이 남자의 손을 잡으면서 함께 가겠노라고 매달리는 거였다.
“경숙아, 내일 바로 올 건데... 집에 있어!”
천복이 그녀의 손을 뿌리치려고 하였으나, 되레 깔깔대며 붙당기는 거였다.
“깔깔깔, 서방님, 즈근 항시 서방님이랑 함끼 댕길라오! 깔깔...”
“그래도 경숙아, 함께 갈 데가 따로 있지, 여러 사람들 만나는데, 늘 함께 할 수가 있겠어?”
그는 난감하여 발길을 주춤주춤하면서 그녀가 집으로 돌아가기를 은근히 바랐으나, 그럴 눈치는 숫제 보이지 않았다. 더욱이 지난밤 그녀가 흘린 말들은 실제와 맞아떨어지기에 경이롭기까지 하였다.
그는 걸음을 주춤거리면서도, 버스정류장까지 그녀와 함께 다다를 수가 있었다. 그는 하는 수 없이 두 장의 차표를 사들고, 그녀와 함께 차에 올라 나란히 앉아서 그녀의 손을 꼭 쥐었다.
회사에 들러 최복영 사장을 만나 연구논문원고를 건네고, 연구비를 수령한 뒤에는 최성희 교수의 집으로 가서 소연공주가 잘 노는지, 아이를 돌볼 채수진도 만나게 될 터인데, 경숙이 따라다니면, 곤란지경에 빠질 것만 같아서 은근히 마음이 짓눌리었다.
“즈근 뻐스럴 생즌 츰 타보라오! 깔깔깔. ...서방님, 즈근 샹각혀지 말고니, 볼일 다 맘대러 보셔라오! 우리서방님! 오호호.”
그녀는 천복의 속을 환히 들여다보듯이 건너짚어 꺼릴 것 없이 볼일을 다 보시라고 하였다.
그는 그녀와 차를 함께 타고 대전에 닿자, 택시로 가라타고 산림녹화공사에 다다라서는 어찌할 수 없이 그녀와 어깨를 나란히 최 사장을 만나려고, 비서실로 들어서자, 비서인 순영과 마주치었다.
“오마, 형부! 지난봄에 만나고, 이제야 만났잖아요?”
그녀는 동행한 경숙을 의식하였는지 이렇게 불쑥 말하더니, 자신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듯 하고서 또 그의 귀에다 입을 대더니만, 속살거리었다.
“저, 소녀는 따님인가요?”
“딸은 아니고... 이따 만나 얘기해요.”
천복은 이렇게 대꾸하고 말았는데, 그녀는 계속 입을 놀리고 있었다.
“오호호, 그동안 사장님보고, 형부 보고 싶다고 몇 번인가 보챘어요. 그랬더니, 글쎄, 다음에 오거든 당신과 좀 따로 만나라고 부탁한다고 하셨으니, 무슨 말씀인가 하실 거예요. 오호호.”
순영은 어린아이처럼 천복에게 속닥거리더니, 그녀가 사장실 출입문을 열어주자, 그는 안으로 들어가고, 경숙은 그녀와 함께 있었다.
“이번은 한참만이네! 정용훈 부위원장님!”
최 사장은 천복의 연구논문원고를 받아서 책상위에 챙기어두더니, 응접소파에 마주 앉았다.
“곧 이사회에서 자네를 산림녹화연구회 부위원장으로 추대할 예정이네. 워낙 열정적으로 꾸준히 연구에 몰두해왔으니, 직업적으로 연구위원이란 직책을 가진 교수나 전문가들보다 기발한 연구실적을 올리고, 연구발표에도 탁월하여 수범을 보이고 있어, 감히 자네를 따를 위원이 없다네.”
최 사장은 감동이 곁들인 말뜻과는 달리 차근하고, 조용한 말씨이었다.
“그게 다 최 사장님께서 좋게 보아주시는 덕분입니다!”
“아하하, 그리고 용훈이는 연구위원 중에서도, 가장 젊고 활력에 차있으므로, 나는 항상 공사를 막론하고, 믿음이 가네!”
“고맙습니다! 사장님.”
최 사장은 문득 일어나 책상서랍에서 봉투를 꺼내어 건네면서 다시 소파에 앉더니, 목소리를 낮추고 말하였다.
“부탁이 하나 있네. 나도 이제 나이가 들어 노쇠해서 젊은 여자를 감당할 능력을 잃었네. 아들 하나 낳고, 겨우 또 하나 임신했는데, 맨날 자네 타령일세! ...아닌 말로 아이 떼놓고 도망이라도 간다면 난, 속수무책 아닌가? 내 아내를 자네가 지켜주게! 오늘 잘 만났네! 정말 임신이 됐는지, 좀 봐주고 뭘 요구하거든 들어주게? 아하하. 내가 별 걸 다 부위원장께 부탁하네! 아하하.”
“예, 잘 알았습니다. 도와드리겠습니다!”
천복이 사장실을 빠져나오는데, 최 사장이 비서실로 직접 나와 순영에게 눈을 끔쩍거리면서 말하였다.
“여보, 부위원장님 조용한데 가서 만나고 와요!”
“네, 확실히 몸을 가졌는지, 알아보겠어요!”
순영은 구내전화로 여직원 하나를 불러 앉히고는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첫댓글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하듯 모든 여자는 천복에게로인 듯합니다~
ㅎㅎㅎ... 본래 쌍구동네 천복의 집이 음기가 세서 옥희가
빌고 고부자 또 합장했던 처자를 모두 면례했더니 음기가
천복의 양기에 음기가 모여드네요. 해도 그음기들이 해코
지하려는게 아니고, 그를 유익하게 만드네요.이제껏 연구
위원으로 연구비를 사례봉투식으로받았으나 부위원장이
면 월정봉급식으로받으니 고정 연구위원으로발탁됐어요
이렇게 되면 자유가 좀 속박되어 회사에서 필요에 따라서
부르면 출근해야 하니까 반직장인이 된거죠. 그러면,순영
은 그때마다 만날 수있고, 최사장은 아내를 지킬수있어서
일거양득이 되죠. 경숙이는 그때마다 따라다니고...?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