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하지 않은 벗들이 와서

[원효]

엊그제는 산신각을 참배하는데

문에 바른 창호지들이 오래 되어서

여기 저기 험한 모습이 보입니다

수일 내로 문을 새로 발라야겠구나

생각하고 내려 왔는데 오늘 오전에

절에 일손을 종종 도와주는 보살이 와서

스님 산신각 문 바르려고 왔습니다 합니다

그러더니 오후에 친구까지 대동하고서

주방에 들어가 풀을 쑤고

문에 창호지를 물에 불려 벗기고 하더니

두어시간만에 창호지를 다 바르고 갑니다

나는 수고했다며 저녁을 사줄까 하여도

다른 볼 일들이 있다며 휙 가버리니

오늘은 산신할아버지가 두사람을 불러

겨울나기 가을 문단속을 하셨나 봅니다

어두워져서야 일이 끝났으므로

얼마나 잘 발라졌나는 확인을 못했지만

어릴적 엄마를 도와 문종이를 바르고

손잡이 부분에 코스모스나 국화를 넣어서

꽃문양을 만든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들 보아

아마도 서늘하게 잘 해 놓고 갔을 것입니다

두사람이 돌아간 뒤에

마음을 일으키니 저절로 이루어지네

하는 생각에 흐뭇한 생각이 들며

오늘 낮에 도량에 무성한 나무에서

새들 얼마나 재재거리며 노래하는지

녀석들이 오늘 있을 경사를

미리 알려주었구나 싶습니다

청하지 않은 벗들이 와서

부처님 도량을 아름답게 꾸미고 갔으니

그 고운 마음들에게 크나큰 복덕의 종자가

자라기를 두손모아 바래보는 저녁입니다

불교에서는 청하지 않은 벗이라는 것을

한자로 불청지우不請之友라고 하는데

불청지우는 말 그대로 도움을 청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오거나 가서 도움을 주고

이익을 얻게 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것으로

다른 말로 하면 보디 사트바

즉 보리살타 혹은 보살이라 합니다

차에서 자리를 양보하는 것도 그것이요

지나가는 손수레를 뒤에서 밀어주는 것도 하나요

양손에 무겁게 들고 가는 짐을 들어주는 것도 하나며

어렵거나 두려움에 처한 이에게 위로의 말도 하나요

남의 어려움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자기 일이나 가족의 일인양 도와주는 사람이

바로 불청지우요 보디 사트바의 일입니다

어제는 대학교에 다니는 학생 하나가 와서

자신이 몹씨 어려움에 처해서 생을 접을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는데 문득 스님에게 가면

무언가 좋은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다며 왔습니다

어릴적부터 봐 왔던 학생이기에

차분하게 이야기를 들어 주면서 중간에 잠시

조언을 하는 형식으로 두어시간을 이야기하고 나니

스님 이제는 마음이 한결 편안해 졌습니다

고맙습니다 다시 시작해 보겠습니다

하고 씩씩하게 인사를 하고 갑니다

그렇게 어제는 청하지 않은 벗이 와서

고민을 풀어 놓고 가더니

오늘은 청하지 않은 벗이 와서

산신각을 새로이 단장하고 가니

우리 모두는 누구나 이 지구라는 별에 온

청하지 않은 벗이요 보살임을 알면 좋겠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는 것도 기분 좋지만

누군가를 위해 도와주는 것만큼

기분 좋은 일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크건 작건 하루에 한가지씩이라도

선행을 실천하리라 다짐을 하고

누군가를 돕는 불청지우가 되기를 서원합니다

 

공주 상왕산 원효사 심우실에서

나무석가모니불

[무ㅈiㄱH뜬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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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각장]

*^^*
아름다운 지구 여행자들
오늘도 일상의 삶에서 훈훈한 동행을 하며
작은 나눔을 실천하는 불청지우가 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맑은 소리]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아름다웠노라고..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山谷太虛空]

누군가를 돕는 不請之友~~!!
감사드립니다..나무삼신일불 아미타불_()()()_

[행복나누미]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