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한 주입니다.
지난 주는 무위당 선생님을 중심으로 한 주를 보냈지요.
이번 주는 모내기입니다.
이번 주에는 아침 걷기 명상을 하사마을에서 모여서 배움터 논을 만나고 배움터로 걷는 길에서 합니다.
아직은 작업이 안되어 있지만 며칠 후에는 달라겠지요.
걷기명상 후 민들레 교실에서 아침열기를 함께 했습니다. 아침을 여는 시가 참 좋습니다.
유화, 하늬, 얀이 오늘은 안보입니다. 유화는 아파서, 하늬와 얀은 하동에 있는 얀네 집에 있다고 하더군요.
서로의 등에 손가락으로 달팽이 그리기에 이어 줄을 지어 고개를 숙이고 양다리 아래로 공을 보내기를 시작했습니다. 태율이는 하기 싫다며 도망갔습니다. 따라가서 달래고 교실에 들어오니 공굴리기가 끝났네요.
아침열기 후에 초등동무들은 풍물을 배우고, 천지인과 어른 동무들은 할아버지 마음공부에 자리했습니다.
"To be is to stand for." (아브라함 요수아 헤셸) - 있음은 드러내는 것이다.
- 어떤 일이 일어나면, 그것은 무언가(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점심 밥모심 후 논갈이를 해주시는 하사마을의 오태규님을 뵈러 댁을 찾았습니다.
농부님은 안계시고 안주인님과 동네 아주머니들이 모여서 완두콩을 까고 계시더군요. 저도 옆에 끼어서 같이 깠습니다.ㅎㅎ
논을 들러서 물을 틀러 전봇대 스위치를 올리는데 자꾸 내려가서 관정 주인인 최원림 농부님께 연락했지요.
근처에 계시다며 곧 와주시더군요. 농부님이 몇 번 만지니 스위치가 올라가더라구요.
농부님께 "어떻게 하신 거예요?" 라고 묻자, 별스럽지 않다는 듯이 "제가 주인을 알아보는거지."라고 하시더군요.
내일 있을 밥상공부에 쓰고자 댕댕이네 밭에 들러서 머윗대를 베어서 가져왔습니다.
어느새 농사시간이네요. 농사꼭두쇠인 민들레의 씩씩한 알림으로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양파를 뽑고 옮기기, 고추 꽃봉오리 따주기(그래야 잎이 무성해져서 고추가 많이 달릴 수 있답니다),
깻잎 따기 등을 함께 했습니다. 꼬마양파들은 따로 모았습니다. 김치나 장아찌를 담글 겁니다.
합창수업을 하러 오신 예똘도 함께 했어요. 머윗대는 관두고 깻잎으로 밥상공부에 활용할까 합니다.
한옥현선생님과 논에 함께 들러서 둘러보았지요. 어제 율파가 논두렁 풀을 베주어서 얼마나 고마운지요.
일을 마치고 함께 새참을 먹으며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한옥현 선생님이 오늘 겪은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오는 길에 농기계차가 물에 빠져서 어쩔 줄 모르는 노인을 보았어. 이미 서비스를 5회 받아서 더이상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더군. 어떻게 어떻게 해서 도움을 줄 수 있었지. 나이가 드니 몸이 뜻대로 안되고, 수십년 다뤄온 농기계차를 제맘대로 할 수 없는 처지인게지. 자기가 몰던 경운기나 트랙터에 자기가 다쳐서 죽거나 크게 다치는 경우도 있지. 나도 언제인가 그럴 때가 오겠지 싶은 마음이 들더군."
오늘 논에서 만났던 최원림님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었지요. 올해까지만 해볼란다고. 이미 갖고 있는 논 중 절반은 다른 이에게 빌려주었다고 하시더군요. 힘이 딸린다고요.
곧 저녁 어른 합창시간입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