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항상 마음속으로 내 자신에게 주문을 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just do it'이다.
과거에 現代家를 일군 '고 정주영' 회장이 자주 썼던 말도 "이봐, 해봤어?" 였다.
길고 긴 인생길을 가면서 참 중요한 삶의 자세이자 원칙 중 하나가 바로 '실행'이자 '실천'이다.
나도 깊이 공감하는 말이다.
"인생을 말(言)로 살지 말고, 행동으로 살자"
""머리로 살지 말고, 뜨거운 심장으로, 튼실한 두 다리로 살자"
이것이 내가 내 자신에게 자주 거는 주문 중 일부다.
동네 친구 세 명이 홍천에 있는 친구 농장으로 갔다.
칡을 캐러 갔다.
매년 2-3월에 정기적으로 하는 연례행사였다.
농장 뒷산에는 수십 년간 바위를 뜷고 강인하게 자란 칡들이 많았다.
건강에 좋은 칡즙이 필요하다면 돈 주고 사먹으면 된다.
돈이 없어서도 아니었고, 그런 방법을 몰라서도 아니었다.
단지 돈을 주고 사먹는 건 나의 스피릿도 아니었고 내 삶의 원칙과도 맞지 않았다.
죽는 날까지 'just do it' 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칡의 귀두나 줄기가 엄청 큰 놈들만을 골라서 캤다.
그래야 먹을 게 있으니까.
경사가 급한 비탈진 산자락에서 대물을 골라서 한번 캐보라.
해보면 안다.
그 작업이 얼마나 힘들고 곤고한 과정인 지를.
급경사라서 몇 번을 미끄러지고 넘어지기 일쑤였다.
그러나 포기할 우리가 아니었다.
세 사람 다 울트라 레이스와 철인 삼종경기로 단련된 사람들인데, 한번 물면 끝장을 봐야 했다.
큰 바위 아래나 거목 사이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대물일수록 작업은 몇 배 힘들었지만 우리의 야성과 성미를 더욱 강렬하게 자극했다.
十伐之木이라 하지 않았던가?
물푸레나무로 만든 두꺼운 곡괭이 자루도 땅 속에 숨어 있던 큰 바윗더어리들을 캐내는 과정에서 여지없이 부러졌다.
튼튼한 연장들이 작살났다.
매년 그랬다.
그래도 바위틈에서 수십 년을 강인하게 자라고, 더디게 성장한 칡들의 약성은 다른 토양에서 곱게 자란 놈들과는 애시당초 비교를 허하지 않았다.
아무튼 많이 캤다.
온몸이 뻐근하고 쑤셨지만 기분은 좋았다.
역시 철인들이었다.
홍천 읍내에 있는 건강원에 캔 칡들을 맡기고 다시 산본으로 돌아왔다.
나중에 칡즙이 택배로 온다.
우리집 베라다 그늘진 곳에, 작년에 우리들이 캤던 칡들 중 작은 몇 뿌리로 담가 둔 칡주가 있었다.
1년만에 그걸 까자고 했다.
세 부부, 여섯 명의 칡주파티가 시작되었다.
일년만에 개봉해 보니 "크으~~" 우선 향이 달랐다.
깊고 풍부했다.
여섯 명이 웃고 떠들며 권커니 자커니 칡주를 마셨다.
우리들이 직접 캐서 담근 술이라 그런지 더욱 맛이 깊고 약성이 진했다.
단박에 피로도 풀렸다.
멋진 우정과 신뢰가 있어 좋았고, 배려와 애정어린 미소가 가득해 좋았다.
화기애애하고 달콤했던 봄날밤이었다.
다시 한 번 나의 주문을 조용히 되뇌여 본다.
내가 원칙으로 삼는 인생 테마 중 하나가 바로 'just do it' 이다.
비록 오늘은 칡에 대한 소재로 얘기를 이어갔지만, 언제 어느 곳에서든, 무슨 일이든, 직접 부딪혀 보고, 느끼고, 공감하며 적극 소통하려는 자세는 우리네 인생길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다는 걸 잘 안다.
인생에 정답도 없다.
각자가 생각하고 옳다고 믿는 대로 행동하면 된다고 본다.
다만, 오늘 나는 내 일기장에 지난 3월 하순에 있었던 작은 경험에 대해 몇 자 적어본 것 뿐이다.
일생동안 이어져 온 내 다짐과 기도는 거의 변함이 없었다는 고백과 함께 말이다.
많은 실수와 시행착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해 보면 끝내 통한다.
진짜다.
그래서 항상 파이팅이다.
첫댓글 그렇게 고생해서 캐낸 칡이니
칡주도 칡즙도 너무 너무 달콤하겠네요.
아침부터 칡주 생각에 침이 꼬올깍~~~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