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금리동결은 `테킬라 공포` 때문 -매경
서머스 前재무장관 "국제여건 감안한 건 잘한 결정"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난 17일(현지시간) 기준금리 동결의 이유로 '글로벌 경제 여건'을 새롭게 등장시킨 건 연준이 멕시코 '테킬라 위기'를 떠올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1994년 초 미 연준이 충분한 시그널 없이 금리를 급격히 올리자 멕시코의 외국인 투자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주가가 폭락하고 페소화 위기를 초래했다. 이러한 테킬라 위기는 아르헨티나 등 다른 중남미 국가로 확산돼 큰 충격을 줬다. 뉴욕타임스는 19일(현지시간) 연준이 글로벌 경제 상황을 의식해 금리를 동결한 건 20년 전 멕시코 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면서 연준 정책결정자들이 이 같은 신흥국 위기 재발을 피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연준이 이례적으로 국외 경제상황을 심각하게 고려한 데 대해 경제 석학들의 반응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뉴욕타임스와 인터뷰하면서 "유동성이 풍부할 때는 리스크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중국, 브라질을 비롯한 신흥국의 최근 불안을 감안할 때 금리인상에 신중해야 한다"고 연준의 결정을 두둔했다. 실제로 신흥국들은 과거 위기 때와 달리 미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오랫동안 대비할 시간이 있었고 실제로 20년 전보다 신흥국들의 경제 체질이 개선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전례로 볼 때 신흥국들의 채무 위기는 상품가격 하락과 글로벌 금리인상에서 비롯됐다"고 금리동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글렌 허버드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장은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허버드 원장은 "신흥국들이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있었고 그만큼 신호도 수차례 줬다"며 "금리가 오는 10월이나 12월 혹은 내년 3월에 오르더라도 속도는 점진적일 것이며 이미 시장 가격에 이런 요인이 반영돼 있다"고 주장했다. 로버트 루빈 전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 경제가 충분히 금리인상에 버틸 수 있을 만큼 강할 때, 그리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해소할 필요가 분명히 있다고 판단될 때만 금리를 올리겠다는 방침을 연준이 밝힌다면 불확실성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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