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자야 하는 시간대
오래 자는 것보다는 짧은 시간이라도 숙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는 상식이다. 그렇다면 같은 시간을 자더라도 이왕이면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을 택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몸을 둘러싼 환경이 가장 불안정하고, 이애 따라 사람의 맥박이 가장 빨라지는 시간인 오전 5시는 깊은 잠을 자기에 적당한 시간은 아닌 셈이다.
잠을 유도하는 멜라토닌(melatonin)은 저녁 8시부터 분비되기 시작한다. 호르몬은 새벽 2-4시에 가장 왕성하게 나온다. 이 시간대에 가장 깊은 잠에 빠지며 뇌의 혈류량도 최고조에 이른다. 혈관 속을 순환하는 면역세포의 수가 크게 증가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자는 동안에는 뇌에 쌓인 노폐물이 제거되는데, 이 시간대의 효율이 가장 좋다. 숙면을 하지 못하면 치매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매일 밤을 꼬박 새는 야근이 건강에 나쁜 것도 이 같은 몸의 생체리듬을 역행한 탓이다. 한창 자야 할 새벽 4시쯤 일을 할 경우 작업 실수나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다.
◆ 장수 노인의 수면 패턴을 보니…
장수 노인 가운데 밤 10시에 잠자리에 들어 새벽 6시쯤 기상하는 사례가 있다. 다른 사람보다 일찍 취침하지만 멜라토닌이 가장 왕성하게 분비되는 시간대에는 꼭 잠들어 있다. 수면건강법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 셈이다.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는 시간이 불규칙할 경우 몸의 생체리듬에 혼란을 주게 되어 수면건강이 악화되고 건강을 해치기 쉽다.
◆ 잠드는데 술이 도움이 된다?
불면증이 있다면 낮잠을 피해야 한다. 밤에 충분히 자지 못해 낮에 피곤하고 졸려서 낮잠을 자게 되면 다시 밤에 잠을 잘 못 자는 악순환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또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술을 마시지 않아야 한다. 술은 잠을 잘 들게 하는 효과도 있지만, 잠에서 쉽게 깨고 한번 깬 후에는 다시 잠들기 어렵다.
고기 튀김류 등 과도한 야식도 수면건강에 좋지 않지만 공복감도 잠들기 어려운 원인이 되므로 우유 등을 따뜻하게 데워서 마시면 도움이 된다. 저녁 운동도 일찍 끝내야 한다. 취침 직전의 과격한 운동은 잠들기까지의 시간을 길게 하므로 피해야 한다. 따뜻한 물 샤워는 수면에 도움을 준다. 몸을 따뜻하게 해 졸음이 쉽게 오고 깊은 잠을 자는 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