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밭 일기
김이대
햇빛이 참나무 꼭대기에서 며칠 째 부르고 있다
초막의 하늘이 너무 푸르러서
흰 물감으로 자유라고 썼다
산밭에서 풀을 뽑는다
수박 냄새 나는 풀도 뽑고
악착 같이 올라오는 바랭이도 뽑고
돌아앉으면 또 잡초다
걸벵이가 다 된 몰골로
밭고랑에 앉아서 풀을 뽑는다
일찍 간 친구 생각이 난다
열아홉 무렵에 우리는 매일 붙어 다녔다
이문희李文熙의 우기雨期의 시詩를 줄줄 외우고
로마의 휴일 영화를 보고 트레비 분수에 동전을 던지며
케 세라 세라
그때 우리는 잡초였어
산막에 누워서 하늘에 오른다
참나무 숲이 이마 앞에 오고
가득한 녹색의 바다
산밭은 내가 지배 하는 영토
풋 고추가 새파랗게 매어 달리고
먼 산울림 센 센 센
나는 산밭 나라 임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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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밭일기
갈매기
추천 1
조회 50
18.07.18 16:31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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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노후에 건강을 유지하는 좋은 방법은 일을 해야 합니다.
나도 하루에 2시간씩 밭일하는 재미로 하루를 보냅니다.
와! 고추,고구마,참깨.토마토. 등 농사 솜씨가 대단하네.
'산밭일기' 시에 걸맞게 큰 사진들을 보네. 자네가 가꾸는 산밭을 직접 보고있는 느낌이네.
무성한 잡초를 뽑다보면 몸꼴은 정말 걸벵이 같아지는데 동감이고 나도 텃밭을 가꾸다보니 동직자라는 생각이 드네.
여기도 훌륭한 사내가 있구나
바랭이와의 전쟁 땀 흘려야 하는데 슬금슬금 해야지?목숨 걸지말고.
농사짓는 재미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지요
저도 옛날에 밭농사 많이 해 봤는데 식물이 잘 자라고 열매맺고 하는 것을 볼때는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답니다... 늘 건강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