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월요일] 좋은 비
출처 매일경제 : https://www.mk.co.kr/news/columnists/10677705
가슴 밑으로 흘려보낸 눈물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모습은 이뻐라
순하고 따스한 황토 벌판에
봄비 내리는 모습은 이뻐라
언 강물 풀리는 소리를 내며
버드나무 가지에 물안개를 만들고
보리밭 잎사귀에 입맞춤하면서
산천초목 호명하는 봄비는 이뻐라
거친 마음 적시는 봄비는 이뻐라
실개천 부풀리는 봄비는 이뻐라
오 그리운 이여
저 비 그치고 보름달 떠오르면
우리들 가슴속의 수문을 열자
- 고정희 作 '봄비'
봄비는 이쁘다. 도무지 오지 않을 것 같았던 봄의 소식을 알려주니까.
유난히 겨울이 길고 추웠다. 그래서인지 멀리서 온 소식처럼 내리는 봄비가 더욱더 반갑다. 봄비 소리와 함께 강물이 풀리고, 땅에서 새싹이 돋고, 버드나무에는 푸른빛이 돌기 시작했다. 어찌 봄비가 이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중국의 시성 두보는 "좋은 비는 시절을 알아 내린다"고 했다. 봄비는 시절을 알고 내리는 비다. 너무도 반갑고 이쁜 비다.
허연 기자(praha@mk.co.kr)
빛명상
간만에 보는 풍경
간밤에 내린 비로
장독대 뚜껑 위에 빗물이 고였다.
한두 마리 참새가 내려와 앉는다.
물 한 모금 먹고는 하늘 쳐다본다.
생명의 물에 대한 감사의 예禮다.
눈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목욕을 시작한다, 다 입은 채로.
참새도 하늘에 감사할 줄 안다.
어린 시절 청마루에 앉아
장독대 위에 고인 물에
날갯짓하며 더위를 식히던
그 때의 모습을 본다.
장독대가 사라져도
그들의 기억은 남아있나 보다.
간만에 보는 풍경이라
독자들과 나눈다.
출처 : 빛(VIIT)향기와 차명상이 있는 그림찻방
2021년 1월 18일 초판 1쇄 P. 28
감사합니다
어린시절 장독대가 생각납니다.
감사합니다.
'생명의 물에 대한 감사의 예禮를 지내는 참새 이야기' 읽으며 제 자신을 돌아봅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비, 간만에 보는 풍경, 아름다운 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귀한 빛 의 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귀한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ㆍ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장독대 위의 참새..참새는 장독대를 기억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봄비와 함께 하는 좋은 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