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문예에서 조정자 시인의 네 번째 시집 《물의 발원지를 향하여》를 출간했습니다. 아득히 멀어진 유년의 추억에서 노년으로 접어든 작금의 시혼詩魂까지 결 고운 화문석으로 아로새겨진 81편의 작품이 수록된 시집입니다.
오래된 시집 갈피에는
풀꽃이 잠을 잔다
연한 잎맥이 뼈의 형태로
풀잎도 잠들었다
온갖 꽃잎들이
살포시 잠이 들어 혼곤하다
꽃 색은 잠자면서 바래어
내 그리움의 색깔도
이리 바래었으면
마음결에 새겨진 그리움들은
애틋한 유년의 추억들이 숙성되어
홀연히
선연鮮然함에 생명의 꽃들로 피어난다
―<꽃잎들이 잠들어> 전문
예쁜 낙엽이나 풀꽃들을 책갈피에 넣어 다니던 추억이 새롭다. 꽃 색이 책갈피 속에서 바래어가는 동안 시인의 애틋한 유년의 추억도 따라서 바래어감을 “그리움의 색깔”로 치환하는 이미지의 변환이 감동적이다. 이 그리움의 색깔은 다시 유년의 애틋한 추억으로 자리함으로써 얀 무카로브스키가 말한, 문학의 기본적 특질 중 하나로 시적 창조가 유년기의 체험과 연관되어 있다는 견해를 뒷받침하고 있다.
―허형만 시인 <해설>에서
첫댓글 축하합니다^.^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혜연 조정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