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잘 보내시는지요.
이승희 선생님 집 만드는 일이 한창이어
일손이 모자라는 모양인데
도와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좋은 사람들이 모여 좋은 집 만들거라
믿습니다
아무 사고 없이
잘 마무리하시길
마음으로 빌어드립니다.
나누어야 나뉘지 않는다고 그러더군요.
용기를 내어 몇 자 남깁니다.
부산선생님들 기운을 받아
1학기 마무리를 잘 했습니다.
글쓰기 연수도 다녀왔구요
서정홍 선생님 말씀 듣고 한 생각인데
올해는 글이 되든 안되는
생각나는 건 써놓고 보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넘어진 얘기를 쓰자
제못난 얘기를 쓰자
다짐을 하고 있습니다.
가끔 와서 인사하고 가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2005.8.12. 주중연 올림
휴지와 손수건
주중연
휴지를 함부로 쓰면
나무가 없어져요
깨끗하게 하려고
편하게 살려고
함부로 써요
나무가 살아야
새들도 살고
우리도 살 수 있는데
휴지 쓰는 것 보면
손수건 쓰는 것 보면
그 사람이 보여요.
전우익 선생님이 그랬어요
사람만 권리가 있는게 아니라
나무도 집도 산도 강도 권리가 있고
그것을 받들고 대접해야 참사람이라고
편한 것따라 사는 세상이지만
생각한대로 살아가는 사람이 되어요
(2005.8.10.)
색칠한 강아지
주중연
동무 만나러 서울에 갔어요
회기역에서 동무를 기다리다
색칠한 강아지와 같이 가는
젊은 여자 뒷모습을 봤지요
키가 크고 털이 긴 하얀개가
발은 분홍빛으로 칠하고
몸에는 파란빛 줄과 빨간빛 별로
아메리카 깃발을 하고 있었어요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개한테서
눈을 떼지 못했어요
사람들이 무슨 생각했을까요?
개가 불쌍했어요
그 개주인은 아메리카 나라가 마냥 좋은가봐요.
개보다 개주인이 더 불쌍타 생각했어요.
(2005. 8.12)
죽산 조봉암
주중연
1959년 7월 31일은 죽산 선생님이
돌아가신 날이에요.
죽산 선생님은
3.1운동때 강화도에서 만세운동하다가
6개월 징역도 살구요
모스크바에서 공산당 대학 나온 뒤
중국에서 반일 운동 하다가
신의주 형무소에서 6년간 옥살이도 했어요
해방 전에도 일본놈들한테 잡혀 감옥에 있다가
광복과 함께 풀려놨지요.
해방되고 공산당과 헤어지고
우리나라 초대 농림장관을 했어요
국가가 강제로 곡식을 거둬가는 공출제도 없애고
정부가 곡식을 사들이는 제도도 만들고
농지 개혁도 했어요.
1956년 대통령 선거 때
진보당을 만들고 대선에 나와
평화통일을 주장했는데
이승만한테 200만표 차이로 졌어요
선거때 야당 후보 신익희가 갑자기 죽고
부정선거도 있었거든요
사람들이 투표에는 이기고
개표에만 졌다고 그랬어요
1960년 3.15선거를 앞두고
이승만이 죽산 선생님을
남북한 통일론을 주장했다고
간첩이라고 억지 죄로 씌었어요.
이걸 '진보당 사건'이라고 그래요.
1심에서 간첩이 아니라고 징역 5년이 선고됐어요
이승만이 국무회의에서 판사를 죽이고 싶다고 그랬더니
2심 판결 때 반공 청년들이 법원에 몰려가서 행패를 부렸어요
2심에서 사형선고가 났어요
죽산 선생님이 재심을 청구했는데
7월 30일 오후 다섯 시
'재심 사유가 없다'는 연락이 왔고
다음 날 오전 11시에 사형이 집행됐어요.
이승만이 대통령 더하고 싶어서
죽산 선생님을 죽였어요
법관이 잘못된 권력에 놀아났어요.
대통령 하겠다고 죄없는 사람을 숱하게 죽였어요.
우리 역사에 이런 사람들 많아요
이제는 꼬맹이들도 알고
우리나라 사람 모두 알아요.
서울 망우리 죽산 선생님 무덤에 비문 없는 비석이 울고 있어요
'사형수'라 아직 독립운동가로 인정도 못받고 있어요.
(2005.8.12)
광수놈과 백범일기
주중연
<난중일기>는 난중일긴데
<백범일기>는 <백범일지>일까
뛰어난 뜻 일지(逸志)
국사원(1947)에서 나온 백범일지는
원본을 한글로 윤문했다
초고를 다듬어 좋게 꾸미는 일을
일본놈 앞잡이 이광수가 했다
광수놈의 더러운 손으로
백범이 쓴 일기가 넘어갔다
세상에 언눔이 자기 일기가 뛰어나다고
떠벌리는가
백범일지 책이름도
광수놈이 지은 것일테고
<저자의 말>도 <나의 소원>도 없던 것이 들어갔다.
백범 선생님 아들 김신 장군이
부록으로 선친의 정치철학을 밝힌
<나의 소원>을 넣었다 한다.
나의 소원도 제대로 옮겨 졌는가 싶다
자기가 쓴 책 서문에 쓰지 않는
<저자의 말> 이 이름도 내용도 수상타
왜놈들이나 쓰던 <을사보호조약>이란 말도
상권에 들어가 있다.
<저자의 말> 끝에 단군기원 4280년(1947년)
그러니까 백범 선생님 돌아가시기 이태 전
내가 써 둔 원고가 중국말로 되어 내가 번역하고
내가 머리글에 적는다. 이래 돼 있다.
중국말로 된 원고를 백범 선생님이
쓰레기통에 버린 것으로 돼있다.
중국글 원본은 버리고
번역본을 책으로 출판한 사람이
백범선생님으로 돼있다.
광수놈이 이래저래 해꼬지를 했다.
백범이 쓴 중국글 일기가 궁금타.
제대로 된 백범일기가 나올까봐
가슴 조린 놈
왜놈한테 붙어
나라팔아 먹은 놈
그 놈들 가운데 하나가
광수놈 香山光郞이다.
미친짐승 개광수가 백범일기를 물어 뜯었다.
(2005.8.17.)
첫댓글 주중연 선생님 반갑습니다.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손수 쓴 이런 시를 보여 주며 이야기를 나누면 참 좋겠다. 이야기가 절로 나오겠다.
아, 선생님 이제 다리는 짱짱 하십니까? 술술 읽어지지만 마음에 여운이 남는 좋은 시예요. 아..죽산 조봉암 선생님
선생님들 칭찬 들으니 기분이 좋습니다. 부끄럽구요. 어제 공지영,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읽었는데 읽으면서 많이 울었습니다. 안바쁘시면 방학 끝나기 전에 한 번 읽어 보면 좋겠습니다.
오~ 책 추천 고맙습니다. 얼른 읽어 봐야 겠어요. 방학 끝나기 전에 행복한 숙제 하나 생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