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8층탑) 자동차와 운전자
오랜동안 요긴하게
짝이 되고 발이 되어 주었던
차를 바꾸게 되었습니다.
타던 차는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어야겠기에
일단 차 안에 들어 있는 소지품들을
우선 꺼내고 비워야만 했습니다.
차 안에 놓여있을 때는 많지 않아보이더니
그것을 한군데로 모으니 한박스나 됩니다.
평소 정리정돈을 잘 하지 못하는
즉흥적인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그러고 보니 내가 타던 차는
몇년동안 외면에 상처를 많이 입었습니다.
다른 차량과 도로상의 사고는 아니라도
운행중에 부딛히고 긁히고 깨지기도 하였으며
주차시에는 부주의로 인하여 옆에 차에
피해를 끼치는 등의 크고 작은 사고는 대부분
차량의 성능이 좋으냐 나쁘냐의 문제가 아니라
차량의 운전자가 문제였으므로 해서 일어 난 일들입니다.
평소에 불자님들에게
이 몸은 차와 같고 마음은 운전자와 같아서
차가 잘 가고 못가고는 운전자의 몫이지
차의 좋고 낮음에 있지 않다 하면서
마음을 잘 닦아서 몸을 건겅하게 하자며
예를 들던 내가 정작 내가 운전하는 차에게는
적지 않은 상처를 남기고 다른 이에게 넘겨주었으니
차 하나의 외관상 모습에 고스란히
내 평소의 마음이나 성격이 나타나 버린 것입니다.
새로 타게 된 차를 운전해 보면서
이번 차는 가급적 차의 문제가 아닌 이상
운전자의 부주의로 인한 크고 작은 사고가 없도록
정신을 똑바로 차리자 하는 다짐이 생깁니다.
차를 타고 있지 않을 때는
엄밀하게 차와 나는 별개이지만
일단 차를 타고 난 이후부터는
차는 나와 하나의 결합체입니다.
차가 곧 나고 내가 곧 차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차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모두 차에 운전자인 나에게서 출발합니다.
그렇게 내가 차의 운전자와 같은 줄 알면
나는 이 세상이나 마음을 운전해 가는 것도
바로 나 자신의 몫입니다.
좌충우돌하면서 정신없이 살것인가
아니면 전후좌우를 잘 살피고
나와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안전하고 신속하게 목적에 다다르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의 선택일 뿐입니다.
그렇게 하자니 도로상의 교통법규는
우리 불자들이 목숨받쳐 지켜야 하는
오계 내지는 십계 이백오십계등으로 나타나고
그 계를 잘 지킴으로 말미암아 얻어지는
차분하고 안정된 마음으로 흔들림없이
세상을 바르게 살고 노력하는 것이 선정이며
필경에는 목적지에 안전하게 이르듯
해탈의 나루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 지혜이니
이 세가지를 가리켜 계정혜 삼학이요
사성제와 팔정도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몸도 주인인 마음을 잘못 만나면 고생이고
마음도 애초에 부실한 몸과 만나면
좋은 뜻을 이루기가 어려운 법이니
유형의 색과 무형의 마음을 잘 조화시켜
건강하고 성숙한 시민사회를 구현하는데
한 몫을 다하리라 다짐합니다.
남악회양스님의 제자 마조(馬祖)가
부처가 되고자 좌선만을 많이 하는 것을 보고
하루는 기왓장을 가지고 가서
좌선을 하고 있는 암자 앞에서 갈고 있었다.
마조가 물었다.
“기왓장을 갈아서 무엇을 하려고 하십니까?”
남악스님이 대답하였다.
“기왓장을 갈아서 거울을 만든다네.”
“기왓장을 간다고 어찌 거울이 되겠습니까?”
“기왓장을 갈아서 거울이 되지 못한다면
좌선을 한다고 어찌 부처가 되겠는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예컨대 소가 수레를 끌 때
수레가 만약 가지 않으면
소를 때려야 하는가?
수레를 때려야 하는가?”
이 말에 마조는 퍼뜩 깨달았다 합니다.
몸도 노력해야 하지만
마음을 경책하라 하시는 가르침입니다.
원효사 심우실에서
나무석가모니불
첫댓글 佛 고 맙 습 니 다 佛 *..
..*
스님 차 긁힘은 부처님 인연과 법 따라 이곳 저곳 험한 길이라도 마다않고
새 차를 맞아 가는 길들
부처님의 천수천안이 되고 안전운행되기를 염원보냅니다 _(佛)_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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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