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140층탑석) 신통방통 요절복통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원효유치원에 가는 날은 왠지
발걸음도 가볍고 콧노래가 절로 나옵니다.
왜냐하면 90여명의 아가 부처님들을 만나고
아가부처님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시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90여명의 아가부처님들은
우리가 그동안 듣고 보고 알고 있는
조용하시고 움직임 없는 그런 부처님이 아니고
완전 각자의 개성을 마음껏 발휘하고 드러내며
앞에 스님이나 선생님이 있고 없고에 관계없이
저희들만의 세계가 있는 별천지 천진불입니다.
그런 아가부처님을 상대하려면
나도 아가로 돌아가는 수 밖에 없습니다.
또 이야기 역시 아가들이 주제가 됩니다.
칠불사를 다녀 왔기에 아가들에게
칠불사의 아가스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암행어사 박문수가 어명을 받고
온 나라를 돌아다니며 민심을 살피고
관리들이 잘 하고 못 하는지를
탐문하고 다닐 때 하동에 이르게 됩니다.
마침 동문수학한 벗이 하동 원님으로 있으니
며칠 쉬어 가기로 마음을 먹고 있다가
칠불암이라는 절에는 아자방이 있는데
구들을 어찌 놓았는지 한번 불을 지피면
따뜻함이 백일을 간다 는 소리를 듣습니다.
또 그 아자방에서는 도인들이 많이 나왔는데
지금도 여러분의 스님들이 참선을 하면서
용맹정진을 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립니다.
마침 여가를 활용하여 아자방에 가보자 하고
깊고도 먼 산길을 걷고 걸어서 칠불사에 도착하니
주지스님은 예고도 없이 찾아 온 방문객을
두서없이 맞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수인사를 하고 어사가 아자방을 한번 구경하고
수행하시는 덕 높은 스님들도 친견하고 싶다 청하니
주지스님의 얼굴이 미묘하게 변합니다.
지금은 정진중이라 방을 열어 보여 드릴 수 없으니
그저 밖에서 아자방 모양만 보고 가시라 하여도
사또는 이 먼 길을 걸어 내가 왔을 때는
아자방 내부가 어찌 생겼는지
또 수행하는 푸른 눈의 벽안 납자들은
얼마나 출격대장부들인지 확인하고자 함인데
그냥 내려 가라니 말이 되느냐며 힐문합니다.
주지스님은 하는 수 없이
아자방 문을 열어 안을 보이는데
방 안에는 버금 아亞자 형태로 스님들이 앉아
참선을 하고 있는 듯 한데 모양이 이상합니다.
어느 스님은 궁뎅이를 들고 뿡뿡 음악을 연주하고
어느 스님은 콧구멍에서 거품풍선이 일었다 꺼지고
어느 스님은 고개가 방바닥에 닿을만큼 굽어 있고
어느 스님은 머리가 뒤로 벌렁거리며 넘어가고
어느 스님은 몸을 좌우로 흘들거리며 앉아 있는데
어사가 생각했던 선방의 모습이 전혀 아닙니다.
마치 대웅전의 부처님처럼
꼿꼿하게 허리를 펴고 앉아서
요지부동의 모습이리라 생각한 것이
완전히 무너지는 순간이 오자
어사는 주지스님에게
아니 저 스님들이 정말로 불법을 공부하는
스님들의 모습이란 말입니까 하고 묻습니다.
때가 마침 점심 공양을 하고 선방에 들어
오수가 밀려들 때인지라 벼라별 군상들을 놓고
어사 앞에 뭐라 할 말이 마땅히 생각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주지스님 뒤에서 자그마한 동자가
하나 불쑥 나오더니 나이살이나 먹어 보이는 처사가
어찌 스님네들 도 닦는 공부에 왈가왈부를 하시는게요
하고는 주지스님 앞을 가로막습니다.
어사는 뭐라고 저 모습이 정말 도닦는 모습이라고?
하고 동자에게 물으니 동자는 암만 그렇고 말고요 하고
내가 설명을 할테니 잘 들어 보시요 합니다.
어사가 기가 막혀도 일단은 들어 보아야겠기에
세이경청하고 들어 보는데
궁뎅이 음악선생은 몸속에 무명(어리석은 생각)이
마치 옻칠처럼 새카만하여서 그것을 몰아 내느라
뿡뿡 소리를 내며 수행하는 타파칠통관을 하는 스님입니다.
(방귀 뀌는 스님)
머리가 땅에 닿도록 굽혀서 방아를 찧는 스님은
땅 속 세계의 중생들이 무엇이 있으며
그들을 고통에서 건져 내려면 무슨 방편을 쓸까 하고
궁리하는 지하망명관을 하는 스님입니다.
이쯤 되니 어사는 동자의 다음 말이 기다려집니다.
코풍선을 크게 불었다가 꺼지고 다시 행하는 것은
코에서 나오는 코풍선의 실체가 맑은가 탁한가를 살펴
중생을 제도하는 방편을 연구하는 비말청탁관을 하는 스님입니다.
(감기 든 스님)
그래 그럼 머리가 뒤로 훌러덩 넘어가는 스님은?
그 스님은 고개를 제쳐서 하늘에 보이지 않는
별자리의 움직임을 보아서 사시의 흐름을 알고
미래를 예측하는 앙천성숙관을 하는 스님이십니다.
또 몸 상체를 좌우로 흔들거리는 저 스님은
마치 바람 앞의 가느다란 버드나무 흔들리듯
사람의 마음이 어찌 이리 흔들린단 말인가 하며
마음의 도리를 연구하는 풍전세류관을 수행하는 스님입니다.
동자의 답이 이쯤 되서는 어사도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졌고 그래 내가 잘 들었다
그렇게 훌륭한 스님들이시라면 내가 내일
동헌에서 공양을 내겠으니 주지스님은
아자방 대중스님들과 오셔서 공양이나 드시지요
하고는 내빼듯 달아나 버립니다.
다음날 아침 동헌을 향해 산을 내려 오는 스님들 발걸음이
마치 천근추를 달아 맨듯 무겁고 힘들어 보입니다.
그런데 어제 대답을 하던 동자가 다시 나서더니
스님들 죽은 사지를 향해 가는 황소걸음처럼
왜 그리 몸이 무겁습니까?
그냥 어사가 내는 맛있는 공양 자실 생각에
즐거운 마음으로 이뭐꼬나 하시면서 다녀 오십시다
하고는 앞장을 서서 횅하니 가버립니다.
도무지 칠불암 대중들은
저 어린 동자가 누구인지 알 길이 없는데
동자의 말을 듣고 나서는 무거웠던 마음이 풀리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 집니다.
그래 전삼삼 후삼삼이요
둘러치나 메치나 마찬가지지
닥치는 경계대로 당당하게 마주하자
는 심사가 마음에 선 것입니다.
스님들이 동헌 마당에 이르르자
큰 상이 차려져 있기는 한데 마당 가운데
싸리나무를 엮어서 만든 목마가 하나 놓여 있습니다.
어사는 스님들이 그렇게
타파칠통관부터 풍전세류관까지
우리 중생들을 위하여 애를 쓰고 계신다기에
내가 소찬이지만 공양을 준비했습니다
맛있게 드시고 즐거이 지내신 후에
마당에 목마를 타고 한바퀴 돌아 주십시요
그래야 제가 어제 스님들을 오해하지 않았구나
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어명을 수행할 것입니다.
아무도 상에 앉아 수저를 잡지 못하고 있는데
동자가 썩 나서면서 하는 말이
어제 내가 그렇게도 간절하게 일러 줬건만
처사는 아직도 어린아이들이 노는 목마 타기를
거룩하신 큰스님들께 해 보시라 하니
참으로 안타깝고 딱하기만 하오.
내가 목마를 타고 한바퀴 놀아 볼테니
처사는 큰 눈 부릅뜨고 잘 보시요 하고는
나무 목마를 타고 궁뎅이를 철썩 하고 때리니
목마는 마치 살아있는 말인듯 히힝거리며
동헌 마당을 돌아서 허공으로 솟구쳐 오릅니다.
처사여 나라 잘 보살피고 잘 있으시요.
대덕 스님들이여 진수성찬 맛있게 드시고
칠불사에서 보십시다 먼저 가겠습니다 하고는
칠불사 방향으로 사라져 버립니다.
혼이 반쯤 빠져 버린 어사는
정신을 차리고 스님들을 극진히 대접하였고
스님들은 밥이 입에 들어 가는지
코에 들어가는지 모르게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하고 절로 돌아 오니
동자가 절 어귀에서 반가이 맞이합니다.
스님들 공양은 잘 하셨지요? 하고 웃는 동자에게
스님들은 묵언정진 하듯 아무런 말도 못합니다.
스님들은 그 이후로 용맹정진을 하였고
어사는 하동 원님에게 칠불사에는 도인들이 사는가 봅니다.
도인들이 많이 나오면 이 나라와 백성들이 도움을 받으니
매년 소금과 양식이 떨어지지 않게 공양하라 하였다 합니다.
그 어린 동자가 누구였을까요?
바로 지리산에 사는 문수보살의 오만 진신 가운데
한분이 동자로 나투어 스님들의 겪을 괴로운 모습을
벗겨 주고 간 것이니 이처럼 우리나라 방방곡곡에는
신이한 영험담이 그득합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우리 원효 유치원 아가들은
칠불암 아자방의 스님들보다 더 다양한 형태로
수행을 즐기고들 있으니 이 얼마나 수승한 일인가요.
콧구멍도 후비고 누워서 코를 골기도 하는
그런 신통방통 요절복통한 90여명의
아가 부처님들을 상대로 이런 이야기를 들려 주려고
노력하고 있는 해월이라는 중이 참말로 가상하고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는 아가부처님들 덕분에
전도가 요로코롬 밝고 창창하답니다.
*원효사 카페 제일 위에 동영상란에
아가부처님들 연등행렬 사진이 스크린으로 나옵니다.
한번 와서 보셔요.
공주 상왕산 원효사 심우실에서
나무석가모니불
첫댓글 佛 고 맙 습 니 다 佛 *..
..*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