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156층탑석) '스님 덕분입니다'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마음을 비우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그림을 지우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기억을 없애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생각을 바꾸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지식을 내려놓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한정없이 채우고
쌓아 두는 일도 쉽지 않습니다.
버리고자 하여 채워 가는 휴지통도
언젠가는 또 그것을 비워내야
다시 담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처럼 채운 뒤에는 비워 낸 다음에야
그 기능이 언제나 신선해지고 새롭습니다.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들였으면 낼 줄도 알아야
마음이 가볍고 자유롭습니다.
생각을 일으켜 지은 바가 있으면
언젠가 그것을 허물을 자세도 있어야 합니다.
오늘 병원 법회에 다녀 오면서
과거에 지은 바 선업이나 악업등
과거의 잘잘못에 너무 연연해 하지 말고
지금 현재 이 순간의 마음에 집중하자.
혹여 과거에 잘못을 저질러
그 영향이나 결과를 지금 받는다 해도
그에 지나치게 매달리거나 집착하기보다
지금 이순간 마음의 방향을 조금만 바꾸면
앞으로의 미래가 밝아질 수 있다 하였습니다.
한 생각이 밝아 지면 온 누리가 밝아지니
그렇게 되면 내가 밝아지는 것은 자연스런 일입니다.
그것을 과거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혀
어둡다 힘들다 미치겠다 하며
비워내지 못하고 동동거리는 한
그는 절대 현재의 행복과 충만한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맨날 놓치고 살게 됩니다.
과거는 이미 지나가 버린 것이고
미래도 아직 오지 않은 것이니
마음 속에 과거에 대한 회한과
미래에 대한 섯부른 생각 비워버리고
오직 지금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한 것.
순간이라 붙잡을 바 없이 지나가 버리는 것이지만
그래도 순간 순간에 충실하게 살아가다 보면
어둠의 긴 터널을 지나 밝은 빛과 만나게 되고
기나긴 악몽으로부터 깨어나 맑은 정신을 갖게 됩니다.
오늘 아침 내 이메일 주소로 오는 글을 보니
산더미는 아니라도 상당한 양이 쌓여 있습니다.
잠시 시간을 내어 쌓인 메일을 지우면서
아하 비우고 지우는 일이 이렇게 손 쉬운 것을
하는 작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비워야 채워질 공간이 생기고
버려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다가오며
지워야 새로운 공간이 마련되니
이는 역설의 논리 가운데 진리입니다.
엊그제 기도차 다녀간 노부부와는
자녀와 손주들 양육 문제로 이야기하다가
부부간에 서운했던 점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언성이 높아 진 경우입니다.
처음에는 나도 흥미로워하며 거들었더니
아주 깊은 마음 속의 공간에 숨겨 둔
본심이 마구 쏟아져 나와 수습이 곤란지경입니다.
그냥 두었다가는 이 노부부가
집에 제대로 가기 어렵겠다 싶은 상태입니다.
그래서 말했습니다.
보살님과 거사님은 들어 보세요.
지금 마음 속 깊은 곳에 상대에 대한
서운하고 원망스런 말을 쏟아 내고 보니
마음이 거칠어 지는 듯 보이면서도
마음 한구석에 내게 이런 면이 있었던가
또는 저 사람이 저런 생각을 하고 잇었던가 하고
스스로 놀라고 계실지도 모릅니다.
일단 마음에 가지고 있으면 큰 병이지만
이렇게 쏟아 내놓았으니 병은 없어진 것이고
오늘 이 자리에서 그동안의 서운함을 풀고
새로 신혼에 만났을 때의 사랑하는 감정으로
다시 태어나는 시간이 되도록 하여 보자.
그렇게 옥토경을 몇차례 읽어 드린 후에사
비로소 평생 살면서 마음 편한 적은 적었지만
그래도 저 이 때문에 오늘에 내가 있지요
하고 두분의 마음이 바뀌는 경사가 있었습니다.
나는 그 때 가서 오늘 기도비 가지고
멀리서 오신 공덕이 금방 나타났으니
원효사 부처님이 이렇게 영험하시고
신속하게 소원성취를 들어 주신다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원망하고 미워하는 마음 간직하고
때로는 속사포처럼 쏟아낸다 해도
뒤끝은 씁쓸하기만 한것이 보통인데
절에 와서 부처님과 스님 앞에
밖에서는 못할 궂은 이야기를 털어 놓았으니
그 비워진 마음의 대지에
애틋한 사랑이 싹트고 나면
아마도 다음 번 올 때는 '스님 덕분입니다'
하고 큰 선물 하나 들고 오시지 않을까요.
언젠가 어느 보살님이 와서 하는 말이
스님은 왜 언제나 즐거운 표정이냐 묻습니다.
그래서 나는 되묻기를
보살님은 왜 그렇게 심각한 표정이냐 하였습니다.
심각한 표정일 때 행복이 찾아 온다면
만년이라도 심각한 로댕의 얼굴이겠지만
싱글벙글 하는 얼굴에 행복이 깃드는 것은
백제의 미소같은 마애불의 얼굴이요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의 은은한 미소가
우리에게 이렇게들 사시요 하고 일러주는 교훈입니다
하고 추가로 설명해 주고 나서야 비로소 보살님 얼굴이
심각의 수준에서 평정까지는 올라갑니다.
팔정도와 육바라밀을 실천하신 부처님의 모습은
아마도 생각하건대 언제나 미소를 잃지 않으시고
온화하고 다정한 표정으로 설법하셨을 것입니다.
웃고 살아도 부족한 인생살이에
심각이라는 단어는 휴지통에 버려두고
빙그레 웃는 마음의 행복 채워가시자 청합니다.
공주 상왕산 원효사 심우실에서
나무석가모니불
첫댓글 佛 고 맙 습 니 다 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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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