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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엔바비]

황혼(黃昏)에 즈음하여

황혼(黃昏)에 즈음하여//풍림/현태섭

황혼(黃昏)에 빛나는 붉은빛이여
영혼(靈魂)을 불태워다오
멀어져 가는 인생을 밝혀주기 위하여
끊임없이 태워다오

어둠의 그림자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으니
제일 기쁠 때와 제일 슬플 때가
생각나지 않느냐
처자(妻子)를 얻었을 때가 가장 새롭지 안 터냐
또 처자를 잃었을 때가 가장 괴로울 때 이었노라

할 일이 없어 종일 무료(無聊)하게 보낸다고
삶이 지겹다 말하지 말라
삶이 지겹다고 서운해 하지도 말라
지겨운 자는 여유(餘裕)가 있어 행복한자가 아니냐.
종일 일에 억매여 여유가 없으면 행복하겠느냐
행복해 보이기는 하겠지만
행복이 아님을 어찌 모르느냐

그리움이 몰려오면 그리워지고
그리워지면 사랑하고프니
끝이 없는 人間의 욕망(慾望)은
어디까지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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