龜川宅, 자녀들과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가족여행 다녀오다
내가 퇴직하고 다음해 어느 날, 보험회사에서 집시람 앞으로 작고 흰 봉투의 우편물이 왔다.
집사람은 외출하고 없고 하여 통상 있는 광고 우편물이겠지 하고 뜯어보았더니 거액(1억 가까운)의 보험 내역을 알리는 내용의 편지였다.
아내는 근 40여 년 동안 쥐꼬리 월급에서 당시 학비보조금도 없을 당시 아이들 여섯을 먹이고 입히고 학비 대고 쪼개고 쪼개 살림을 하며 다달이 적게는 1만원, 많게는 수 만원을 모아 비자금을 나 몰래 만들어 온 것이다. 난 망치로 뒤통수를 한방 맞은 기분이었다.
집에 돌아 온 아내 보고 편지를 내밀며 “당신 부자네!!!”라고 하자 아내는 불같이 화를 내며 “왜 남의 편지를 봐, 이 돈 당신 뺏어 갈 거지?”라며 울음보를 터뜨렸다. 나는 아내의 등을 두드리며 “여보 내가 당신 살아온 세월을 아는데 내가 어찌 그 돈에 손을 댈 수 있어. 나는 당신 돈에 한 푼도 손을 안댈 테니까 안심해! 정말 당신 대단한 사람이다!!”라고 안심을 시켰다.
그 후 아내는 정신 질환이 생겨 나의 도움 없이는 그 돈을 관리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아내의 비자금을 정리하거나 필요시 나는 아내와 함께 은행 창구에 같이 앉아 아내의 동의하에 그 돈을 관리해 왔다.
헌데 아내는 여든이 가까워도 그 돈을 전혀 쓰지를 못했다. 뭐 사고 싶은 것 있으면 사라고 해도 사고 싶은 게 없단다. 젊을 땐 사고 싶은 게 너무 많아 내적으로 갈등도 많았는데 지금은 사고 싶은 게 없단다. 옷도 길거리에서 파는 싸구려 상품을 사 입고 점심은 때론 아끼려고 굶기까지 했단다. 난 그런 것도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살아 온 못난이 가장이었는데...
3년 전 나는 아내를 강제로 끌고 백화점에 가 명품 핸드백을 243만원 주고 사 들려주었다. 가방을 든 아내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난 속으로 눈물을 삼켰다.
그 후로도 아내는 돈을 쓰지 못했다. 나는 아내에게 제안을 하였다. 작년 1월에 내 돈으로 우리 딸 내외와 함께 중국 곤명 여행을 다녀왔는데 얼마나 행복한 시간이었는가? 이 번에는 당신 돈으로 아이들 여행을 시켜주자 라고 하니 아내는 흔쾌히 내 제안을 받아주었다.
아이들에게 여행 시기와 여행지를 선정하라고 하니 방학 중인 금년 1월 17일 부터 21일까지 5일간 말레이시아의 휴양지 ‘코타키나발루’로 결정하고 진행하였다.
호사다마라 할까? 다 결정이 되었는데 내가 척추병이 나 시술을 하고 나니 걷는 게 어려워졌다. 시험 삼아 200여 m를 걸어 보니 더 걸을 수가 없었다. 아이들 몰래 여행사에 경비 전액을 입금하고 나서 출발 5일 전에 사실을 알렸다. 아이들은 여행을 미루지 왜 아버지 맘대로 그리했느냐고 원망을 했다.
출발을 앞두고 아이들이 저마다 반찬을 해와 냉장고가 가득 해졌다. 여행을 보내고 나 혼자서 그 반찬을 1/4도 못 먹었다.
미국 사는 딸 내외는 불참하고 셋째 사위도 사정상 동참 못하고 아내, 딸 다섯, 사위 넷, 외손자 하나, 외손녀 셋 모두 14명이 좋은 여행을 하고 와 너무나 행복했다고 후일담으로 왁자지껄...
나는 찍어 온 사진 1628매를 온 이틀이나 걸려 편집하여 동영상으로 만들어 카톡으로 아이들에게 보내는 것으로 이번 행사를 매듭지었다.
끝으로 우리 동기생 벗님들께 자랑코자 그 중 260여 매를 골라 다시 동영상을 만들어 우리 카페에 올린다.
♣호텔은 5성급인 『넥서스 리조트 가든뷰』 이어서 룸이 넓고 부대시설도 좋았으며 바닷가에 위치해 해변과 열대식물로 조성된 정원이 무척 넓고 아름다움
♣출발 전 당부로 열대과일을 싫건 먹고 올 것과 추가 부담을 해서 '바닷가재요리'를 먹고 올 것을 그대로 해서 멋진여행이 되었다고 함
첫댓글 龜川은 , "왜 사는냐?" , "어떻게 사느냐? "를 알고 사는 '모범翁'이시다. 존경과 우정을 함께 드린다. 이 가정에 올해도 더 큰 복으로 행복하시길 기원한다네!
우리 가정의 내면사을 까발려 좀 부끄.........
멋진 사모님을 두었군,,,자네는 아침마다 사모님께 큰절 올려야겠다. 부럽다. 그러나저러나 건강을 빨리 회복하기 바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