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기간제 인생살이일망정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절에 오는 불자가 늦게
사이버 대학으로 공부를 하면서
스님하고 동문이 되겠다 합니다.
그래 무슨 과를 다니느냐 물으니
얼굴 경영학과를 다닌다 말합니다.
얼굴 경역학과라니 하고 되물으니
이번에 새로 신설된 과로
얼굴의 생김새를 가지고 논하는
관상학 비슷하면서도 새로운 이론을
공부하는 곳인데 설명을 하자면 길다 하는군요.
요즘은 일단 얼굴의 생김새나 모양에서
수초 이내에 첫인상이 각인되는 까닭에
일단은 얼굴이 자연스럽다던지
아니면 복스럽다던지 정직해 보인다던지
하는 등의 공부를 하는 과로
미루어 짐작을 해 봅니다.
나는 얼굴경영학의 경영자는 누구일까
하고는 자장율사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자장율사는 신라의 대국통으로
선덕여왕이 계를 반납하고 돌아 와
벼슬을 하면서 나라를 다스리라 청하여도
응하지 않았던 사람입니다.
결국 왕은 몇번 사람을 보냈다가
이번에도 오지 않으면 목을 친다 하여라 하니
자장율사는 그 말을 듣고
계를 지키면서 단 하루를 살지언정
계를 깨고서 백년을 살 수 없다 하며
목을 길게 늘여 칼날앞에 뻗었다 하는 스님입니다.
후에 중국에 건너가 오대산에서
문수대성을 만나 불사리와 가사를 전해 받고
신라로 돌아 와 오대적멸보궁을 세우고
말년에는 정암사에 머무르면서
돌아가기 전에 다시 한번 문수대성을 친견하고자
정진에 정진을 거듭합니다.
얼마의 시간이 흘러 대사가 정진하는 토굴에
늙은 거렁뱅이 모습을 한 사람이 나타났는데
등에는 삼태기에 죽은 개 한마리를 얹었습니다.
대뜸 토굴 밖에서
어이 자장 자장 있나
하고 소리를 쳐서 불러 대니
자장스님의 시자가 나가서 행색을 본 즉
마치 시비거리를 만들러 온 것 같은 모습입니다.
게다가 국왕도 존경하는 대국통인 우리 스승
이름을 함부로 불러대는 꼬락서니가 영 마음에 안듭니다.
뭐 이런 상종 못할 사람이 와서
우리 스님 이름을 함부로 부르고 난리인가
어서 썩 가지 못할까 하고 댓거리를 해도
여전히 자장 자장 나 왔네 한번 나와 보시게 합니다.
시자가 안으로 들어가서 자초지종을 말하니
자장 역시 그저 지나가는 바람이려니 하고는
아무 대꾸도 없이 내다 보지도 않습니다.
그러자 거렁뱅이 스님은 삼태기에 강아지를
허공에 홱 내다 던지고 강아지가 사자로 변하니
그 사자 등을 타고 허공으로 날아 오릅니다.
나를 그렇게 보고 싶어 하기에
이렇게 어렵사리 걸음을 하였는데
정작 내가 와서 찾으니 나를 몰라라 한다?
ㅎㅎ 아상이 있는 자가 어찌 나를 보리요
하고 말입니다.
시자가 아차 하고 들어 가 자장에게 말하고
바로 쫒아 나왔을 때는 이미 문수대성은
허공 저편으로 사라지고 만 상황입니다.
자장율사는 땅을 치고 후회하였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요 떠나 간 배입니다.
겉 모양에 속아 그렇게 보고파 했던
문수대성을 바로 문 밖에서 내치고 만 자장율사나
시자의 행동을 보면서 사람마다 각기
그 가진 꼴값을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는 대국통이고
이 나라에 제일 가는 스승이다
하는 마음의 꼴을 하고 있다 보니
말로만 문수를 부르고 찾았을 뿐이고
실제는 자아도취한 상태의 모습이
율사의 진면목이 되었습니다.
아마도 자장율사는 이런 분이 아니었겠지만
후학을 가르치시는 노바심절이 이같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대학 교수 총장 국회의원 장관 사장 대장 등등
세속적인 지위에서 제일 높은 자리에 앉게 되면
다만 이름이 그러 할 뿐 인격이 그 지위를 말함이 아닌데
마음만 도도해지고 높아져서 세상 사람 알기를
개 돼지 정도로 아는 사람들이 늘어만 갑니다.
클수록 성공할수록 높을수록
자기를 낮춰 대지와 같이 하고
거부장자가 되고 권세를 갖출수록
가장 낮은 곳보다 더 낮은 곳으로 임하여
모두를 부처처럼 받들줄 알아야 하는데
세상은 정반대로 살아가는 사람들 때문에
혼탁의 열기가 뜨겁습니다.
겉에 드러 난 모습도 일단 중요하지만
그 안에 깃든 마음의 모양이 어떠한지는
일반 사람으로는 알아 내기 어려운
그 '무엇'이 있습니다.
그 무엇을 공부하는 것이 얼굴 경영학과라면
우리 불자들은 이미 입문의 과정을 넘어
고학년 수준에 이르러 있다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그 얼굴 경영학의 최고 경영자가
바로 마음이라는 것이고
이 최고 경영자인 마음에 대하여
가장 자상하고 깊이 있게 공부하는 사람들이
바로 부처님 제자들인 까닭입니다.
마음이 곧 부처요
마음과 부처와 중생이 차별이 없다 하시는
화엄경의 차원에서 보면
일체 중생이 다 부처의 화신 아님이 없으니
거기 무어라 얼굴 경영을 따로 말할 수 있을까요.
부처 눈에 부처만 보이고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는 무학대사의 말씀이
얼굴 경영학의 가장 핵심되는 가르침일 것입니다.
부처와 문수 보현 관음 지장이
우리 사는 세상 곳곳에 만나는 이들마다
모양을 달리하고 생각을 달리하고 나타나 있다
하는 깨달음의 생각을 하고 사는 이라면
그가 사는 가정이나 직장이나 국가는
언제나 부처님 정토가 될것이고
평등부차별의 세상에 사는 사람입니다.
낮에 아들이 오랜동안 바라던
운수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며
부처님 전에 참배하고 가시는 보살님은
주차장 마당에서 부처님 계신 전각을 향하여
수도 없는 합장 반배를 하고 가십니다.
부처님 전에서도 물론 하셨지만
누가 보건 안보건 부처님을 향하여 간절하게
감사의 절 올리는 보살님이야말로
부처가 부처를 알고 부처에게 절하는 모습입니다.
그 간절함으로 이 나라를 이끌어 가는
그런 지도자는 어디 없는 것일까요?
나라 돌아가는 꼴이 정말로 꼴값을 하는 것 같아
안타까워 하는 이가 나만은 아닐 것이라 생각됩니다.
네 꼬라지를 알라 라고 누군가 말했다지요.
자신을 모르니 세상을 알 턱이 없고
세상을 모르니 자기 꼬라지를 알 길이 없습니다.
깊어 가는 가을 사색의 계절에
비록 기간제 인생살이일망정 잠시라도
정좌하고 앉아 마음 차분하게 내려 놓고
자기 자신의 진면목이 무엇인지 돌아보는 시간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습니다.
오전 10시가 되면 사이렌이 울리거나
아니면 스마트폰등에서 소리를 내어 주고
그 시간에는 전 국민이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자기를 돌아 보는 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
하는 의견도 내어 봅니다.
공주 상왕산 원효사 심우실에서
나무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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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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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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