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만의 신토불이가 부활이 되었으면
언제부터인지 우리나라에 전파되어 구미선망으로
달라진 청소년 소비문화는
발렌타인데이다, 발렌타인데이 축제라 하여
청소년들의 호기심을 자극 유인하는
상혼과 혼돈이 되어버린 우리의 현실은
매년 2월14일이 오직 연인의 날만이라도 되는 듯
온통 축제분위기로 가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구미선망의 흐름으로 굳이, 연인의 날을 전하고 싶다면
우리 전통 문화 속에서도
그 해학은 찾아 볼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 한 예로 신라시대에 있었던 정월 대보름 탑돌이는 우리고유의
발렌타인 풍속으로 볼 수 있었으며, 연중 단 한번 공식외출을 허락을 받았던
대보름날 선남선녀들은 탑을 돌다가서로 마음이 통하면
사랑을 나누는 신나는 축제날이 되었다고도 하였고.
정월 대보름날밤 영혼의 흔들림은 곧, 마음의 상처로 간직하면서
울안에 갇혀 사는 처자들의 상사병을 보름병 이라고도 하였으며
옛 문헌 ‘사시찬요’에 보면 은행 껍데기에 세모난 것이 수 은행이요
두 모 난 것이 암 은행이라 했는데 대보름날 은행을 구해 두었다가
경칩 날 지아비가 세모 은행을지어미는 두모 은행을, 기쁜 마음으로
마주 바라보며 먹었다고 한다.
이날 처녀 총각들은 날이 어두워지면
동구 밖에 있는 은행나무의 수나무 암나무를 도는 것으로
사랑을 증명하고 또 정을 다지기도 했다니
이 얼마나 순박하고 순수한 낭만이 아니었겠는가!
이처럼 사랑을 동물성 구상(具象)에서식물성 추상(抽象)으로 승화 시켰던
우리선조들이야 말로 정말 멋지고 지혜의 사유가 담긴 깊은 낭만으로도 여겨진다.
독일의 문호 괴테는!
은행잎을 보면서....
잎은 하나이면서도 둘인가/ 둘이면서 하나인가/
아! 사랑은 저래야 하는 것을!
이라고도 갈파 했었다.
영원히 변하지 않을 은행나무 같은 심향으로
강산을 수없이 넘기면서도
달콤하지만 입안에 넣으면 금방 녹아 없어지는
초코렛 같은 사랑이 아니라
쓰지만 영원히 변치 않을 은행나무 같은
진정한 큰사랑을 나누는 참사랑처럼...
후대에게 전염되어 누구의 덕분이 아니라
스스로의 삶을 덕분 되게 만들어가는
고매한 삶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자각속에
우리 기성인들이 앞장서서
잘못 전해지는 구미풍습과 모방을 앞세워
상혼에 급급하기보다는
책갈피에 접어두었던 은행잎사랑처럼...
우리고유의 신토불이 "연인들의 날"을 만들고
부활시켜 줏대 있는 문화적 독립국가로서
구미모방이 아닌 우리의 것을두 번 살리는 길을 찾아
풍속과 문화적 식민지의 틀을 벗어나는 길이되었으면 한다.
오늘 발렌타인데이날에 부쳐...
2008년.2,14. * 봄 향기*
첫댓글 봄향기님의 슬기로운 글귀가 구구절절 너무나 지당합니다 우리 민족이 가진 스스로의 멋스러움을 되찾았음 얼마나 좋을까요 아, 그러고 보니 지난 가을 행길 가로수 은행나무잎을 몇잎 책갈피에 끼어 두었던게 생각납니다 마음으로 보내는 은행잎 선물 가만가만 만져봅니다 봄향기님의 향기를 전달해주시는 자귀나무님께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