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나 시군스도터 글 / 에스터 에릭손 그림 /김인경 옮김 / 책과콩나무 펴냄 /2023년 6월 15일 발행 /
152×210mm / 반양장본 / 108쪽 / 13,000원 / 장르 : 장편동화 /독자 대상 : 초등 5~6학년
ISBN 979-11-92529-41-7 (73850)
원제 : Humlan Hanssons hemligheter (2020년)
이토록 쿨하고 용감하며 우울한 캐릭터는 없었다!
하드코어 펑크 버전 ‘삐삐 롱스타킹’의 탄생!
독깨비 79 『열두 살,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은
스웨덴 출판인협회 선정 최고 아동문학상 수상작으로,
겉보기에는 평범해 보이지만 누구보다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열두 살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책입니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일기 형식으로 쓴 이 책은
조금은 우울하지만 쿨하고 용감한 소녀,
크리켓 칼손의 매력을 솔직하고 유쾌하게 보여 줍니다.
힘겨운 사춘기를 통과하는 아이들에게
스스로의 세상을 구하는 작은 영웅을 소개합니다
열두 살, 사춘기에 막 접어든 아이들의 세계는 그야말로 전쟁터와 같습니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별일 아닌 것처럼 보여도
교우 관계나 학교생활에 대한 고민은 물론이고
앞으로 살아갈 삶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할 테니까요.
그다지 특출 난 것이 없어 보이는 크리켓의 삶 역시 복잡하고
언제나 예측 불가능한 일들로 가득합니다.
가장 친한 친구의 배신과 사랑하는 가족의 아픔,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외로움과 싸워야 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유머를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크리켓의 모습에 독자들은 응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개성 있는 그림이 돋보이는 『열두 살,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은
언제나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싸우고 있는,
평범한 열두 살 소녀의 삶을 솔직하고 진정성 있게 그리고 있습니다.
2020년대 스웨덴 어린이 문학 최고의 영웅이 된 크리켓을 만나 보세요.
단짝 노아에게만 말한 나의 비밀
1. 슈퍼마켓에서 탐폰을 훔친 적이 있다(아직 월경을 시작하기 전이었지만).
2. 학교 뒤에 낙서를 한 건 나였다(의심받지 않기 위해 좋아하지 않는 록밴드의 이름을 적었다).
3. 팬티 안에 양말 한 짝을 밀어 넣고 남자아이 흉내를 낼 때가 있다.
열두 살 크리켓은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수두를 앓느라 학교에 나가지 못하는 동안,
세상에 둘도 없던 단짝 친구였던 노아는 잘나가는 승마부 아이들한테 가 버렸습니다.
동경하는 패니 고모는 우울증에 걸려 그림 그리기를 멈추었고,
엄마는 다이어트에만 신경 쓰고 언제나 땅이 꺼져라 한숨만 쉬는 데다,
아빠는 정작 중요한 건 해결하지 않고 외면만 하지요.
학교 쉬는 시간 동안 화장실에 틀어박혀 있는 크리켓은
아쿠아리움을 눈물로 꽉 채울 만큼 우울하기만 합니다.
이따금 복도를 지나가다 노아를 마주치면,
혹시 노아가 자신의 비밀을 다른 친구들에게 말한 건 아닌지 걱정이 듭니다.
크리켓과 노아는 서로의 비밀을 무덤까지 가져가기로 약속했는데,
그건 친구 사이일 때만 해당하는 건 아닐까요?
노아한테도 말하지 못한 비밀
1. 노아가 생리를 시작해서 질투 난다.
2. 가끔 엄마랑 아빠가 돌아가실까 봐 겁난다.
3. 학교 오리엔테이션 날 갑자기 똥이 마려웠는데 숲속에서 해결했다.
밤이면 크리켓에게 '늑대의 시간'이 찾아옵니다.
늑대의 시간은 패니 고모가 지은 말로,
한밤중에 잠이 깨서 다시 잠들지 못하고 슬픔에 빠져드는 때를 말합니다.
그럴 때면 크리켓은 밖으로 나가 가로등이 꺼질 때까지 발로 걷어차거나,
물 풍선을 젤리로 채워서 구름다리 아래로 던져 버리곤 합니다.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고 엉망진창인 나날은 계속됩니다.
하지만 크리켓은 이대로 우울함에 갇혀 있지만은 않습니다.
단짝 노아와 다시 화해하고, 엄마의 옛사랑 문제를 해결하고,
고모의 오래된 꿈을 실현해 주기 위해 노력하지요.
외톨이이자 조금은 우울한, 그러나 사람에 대한 믿음을 절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크리켓은 지금까지 어디서도 본 적 없었던 캐릭터임이 틀림없습니다.
“고통과 유머의 밸런스를 훌륭히 이뤄낸 작품이다.
단짝 친구의 배신과 커 가는 고통이 일기 형식으로 담겨 있다.
크리스티나 시그문스도터의 글은 아주 특별하고 생생하며, 그림은 예술적이다”
- 스웨덴 최고 문학상 어거스트상 심사평
“하드코어 펑크 버전의 삐삐 롱 스타킹이다”
- 다겐스 뉘헤테르 신문
<줄거리>
크리켓은 화가를 꿈꾸는 평범한 아이입니다.
그런데 크리켓의 열두 살 인생에 최대 위기가 찾아옵니다.
수두를 앓고 돌아오니 가장 친했던 친구 노아가 크리켓을 투명인간 취급하고,
롤 모델이었던 고모는 우울증으로 병원에 입원한 것입니다.
이제 크리켓은 자신을 동물 중에서도 제일 고독하다는 두더지라 여기고,
때로는 눈물의 아쿠아리움 한가운데서 헤엄치는 느낌을 받습니다.
모든 것에 서툴기만 한 크리켓은 과연
이 모든 혼란을 이겨 내고 원하는 어른으로 자랄 수 있을까요?
<저자 소개>
글쓴이 크리스티나 시군스도터
민족학, 영어학, 저널리즘학을 전공하고
스웨덴 말뫼에서 작가, 예술가, 극작가로 활동 중입니다다. <더 포엣트리 팩토리The Poetry Factory>의 설립자로
어린이들을 위한 동시 워크숍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린이 에스터 에릭손
예술가이자 카투니스트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그래픽 노블을 펴내고 여러 전시를 열었습니다.
스웨덴에 거주 중입니다.
옮긴이 김인경
영어영문학과 심리학을 전공하고 ‘한겨레 어린이·청소년 책 번역가그룹’에서 공부했습니다.
읽고 쓰는 일을 가장 좋아해서 영미권 어린이·청소년 책을 검토하고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합니다. 옮긴 책으로 『아빠, 사랑은 몇 개예요?』, 『어떡하지? 걱정』, 『엄마랑은 왜 말 이 안 통할까?』, 『아마도 존재감 제로』, 『15살 자연주의자의 일기』, 『나를 팔로우 하지 마세요』,
『나를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 등이 있습니다.
<본문 중에서>
내 이름은 크리켓 칼손, 나이는 열한 살이고 내 인생은 재앙 그 자체다.
몸에 수두 발진이 103개 나는 바람에 이 주나 학교를 빠진 채 집에서만 지내야 했다.
그런데 학교에 다시 나가자 내 절친 노아는 승마부 여자애들이랑 어울리면서
내 근처에 얼씬도 안 했다. 마치 내가 존재하지도 않는 것처럼 말이다. 학교도 내 인생도 정말 싫다.
-<3쪽 중에서>
어젯밤에 늑대의 시간을 경험했다. 프래니 고모가 그러는데 한밤중에 깨서
다시 잠들지 못할 때를 ‘늑대의 시간’이라고 부른단다. 그럴 때면 대체 무슨 까닭인지 알지 못한 채 모든 것이 다 엉망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슬픔에 빠져든다.
-<18쪽 중에서>
사물함 문을 여는데 눈물이 차올라 주변이 온통 아쿠아리움으로 변해 버린 느낌이었다.
나는 서둘러 화장실로 달려가서 눈물을 쏟았다. 울면서 거울을 보는데
내 모습이 연기를 잘하는 배우처럼 보였다. 아무래도 나중에 영화배우가 되어야 할까 보다.
영화배우와 유명한 화가라는 직업을 동시에 가질 수 있을까?
-<52쪽 중에서>
나는 노아에게 그동안 일어난 일을 모두 들려주었다.
프래니 고모가 요즘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했다.
노아는 이 일이 얼마나 심각한지 바로 이해하고 너무 늦기 전에 우리가 뭔가 해야 한다고 말했다.
-<86쪽 중에서>
그 소리를 들었는지 고모가 정말 일어났다.
고모네 집 불이 켜지더니 창문이 열리고 고모가 밖을 내다봤다.
“너희들 정신 나갔구나! 내려갈게, 내려간다고!”
프래니 고모는 잠옷 위에 빨간 가운을 걸치고 나와서, 보안관의 콧잔등을 쓰다듬고는
등 위에 훌쩍 올라탔다. 고모 머리카락이 느슨하게 풀어져 있었는데
그 모습이 마치 달빛 아래에서 말을 타고 군사를 이끄는 왕 같았다.
<105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