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깊은 집을 우연히 읽었다. 토론토 레퍼런스도서관에서 읽기 시작한 책이다. 42년생인 저자가 초등학교 고학년 시절은 고향 진영에서 불목하니로 생계를 유지하고 3년후 졸업하면서 대구 친정에 아이 셋을 맡기고 삯바느질로 풀칠을 하며 살고 있었던 홀어머니에게 합류하게 되면서 소설은 시작한다. 그들 5명이 방한칸에 월세를 살았는데 그 집은 인근의 집규모보다 컷던 대갓집이었고 섬유회사를 하던 주인이 전쟁통에 원사를 구하지못해 역시 생계는 아니지만 학비와 반찬값이라도 벌기위해 두칸짜리 아랫채를 반으로 나누어 네칸으로 만들어 세를 놓게 된 마당이 낮은 집이었다.
전쟁후에는 먹는 것과 입는 장사가 잘되기에 주인은 매일 흥청망청한다. 1 장마가 지면서 물난리도 겪고 남주의 신문팔이나 어머니의 삯바느질도 주춤하면서 점심을 거르기로 한 경험은 그가 밥걱정을 하지 않게 된 이후에도 배부르게 먹는 습관을 만들게 했다. 어머니가 육식을 좋아했고 그로인해 고혈압으로 일찍 돌아가신 것도 그를 말리지 못했는데 배고프면서 오래 살기보다 명이 단축되더라도 배부르게 살고 싶은 것이 그의 경험에서 나온 철학이기도 했다. 3
당시는 연탄보급전으로 장작을 패서 겨울을 낫다. 장작을 패는 것도 요령이 있는데 나이테가 좁은 쪽에 도끼를 대야하며 옹이가 있으면 그 옹이를 한번에 쪼개야 하는데 힘보다는 중력을 이용하고 정확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6 남주는 주인집의 성탄파티를 훔쳐보다 걸려서 어머니에게 야단을 맞고 매가 두려워서 가출한다. 가출하니 더 배고프고 추웠다. 그는 대합실에서 이틀을 보내고 찾아온 어머니에게 못이기는 척 귀가한다. 8 남주는 신문배달을 하면서 인사하게된 대본소주인이 허락하여 소공자를 빌려보게 된다. 지금도 가끔 읽고 있지만 좋은 책이다. 남주가 신문팔이에서 신문배달원으로 그리고 문학에 접하게 된 순간이다.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