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의 시계추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서두를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연말연초 장미빛 전망의 노이즈가 걷히고 나면, 믿음에 입각한 미래 성장 기대의 하향 조정이 뒤따를 것입니다. 역설적으로 경기 및 펀더멘탈에 대한 기대 수준이 좀 더 낮아져야, 주가가 빠르게 전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은 2013년의 단기 Market Driver는 외국인이고 달러인덱스와 원/달러 환율 추이가 중요합니다. 달러인덱스 79pt와 원/달러 1,050원 미만에서 외국인이 더 강하게 사줄까? 아직은 의구심이 들구요. 결국 외국인의 주식비중 확대가 주춤해질 때 KOSPI도 기간이든 가겨이든 쉬어가는 시기에 들어설 것이로 보고 있구요. 당장은 3분기 실적시즌도 부진하고 미국의 소비시즌 기대도 낮아지고 있습니다
“누구나 모든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기 보고 싶어하는 현실밖에 보지 않는다. (Men willingly believe what they wish. Nearly always people believe willingly that which they wish.)” 카이사르의 <내전기>에 나오는 말입니다.
연간전망을 준비하면서, 계속 되뇌였던 문장이죠. 주가 상승세가 뚜렷한데, 너무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스스로 반문도 해보았습니다.
기업가이든 주식 투자자이든, 길게 보면 불경기에 투자하고 호황기에 투자열매를 수확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죠. 경기와 주가 사이클만 놓고 보면 지금은 누구나 낙관론자일 것입니다. 문제는 시기와 속도입니다.
글로벌 경기는 아직 답이 쉽게 나오지 않네요. 더 솔직히 말하며, 누구도 명쾌한 답을 줄 수 없는 상황이죠. 불황기를 벗어난 것은 분명한데, 그렇다고 호황기로 바로 가기도 쉽지 않습니다.
불길한 징조를 암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의 기대수준보다 우리의 스탠스가 좀 더 낮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주가는 경기가 회복 국면에 들어선 이후 대세상승을 하는 과정에서도 여러 차례 조정을 겪습니다. 기업 실적의 호전 속도보다 주가 상승 속도가 빠른 경우 그 갭을 메우기 위한 조정이 일어나기 때문이죠.
결국 판단의 기준은 앞서가는 주가와 실적과의 저울질에 있습니다.
‘이익은 성장인데, 매출은 정체’라는 컨센서스는 수정될 것입니다.
이익률의 장기 평균수준인 6% 중반을 가정하는 것이 2014년 이익을 바라볼 때 합리적으로 보고 있구요. 이를 감안하면 향후 3년간 영업이익 증가율은 4%수준, 내년 영업이익은 160조원이 아닌 126조원 수준에 눈높이가 맞춰집니다.
2014년 영업이익성장은 컨센서스인 20%대비 상당히 둔화된 4.3% 수준이 적절한 것이죠. 2014년의 초점은 이익성장이 아닌 이익안정화에 맞춰져야 하는 근거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