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어린 고양이 / 김수영
「낮에는 일손을 쉰다고 한잔 마시는 게라
저녁에는 어둠을 맞으려고 또 한잔 마시는 게라
먼 밭을 바라보며 마늘장아찌에
취하지 않은 듯이 취하는 게라
지장이 없느니라
아무리 바빠도 지장이 없느니라 술취했다고 일이 늦으랴
취하면 취한대로 다 하느니라
쓸데없는 이야기도 주고받고 쓸데없는 일도
찾아보면 있느니라」
내가 내가 취하면
너도 너도 취하지
구름 구름 부풀듯이
기어오르는 파도가
제일 높은 砂岸에
닿으려고 싸우듯이
너도 나도 취하는
中庸의 술잔
바보의 家族과 運命과
어린 고양이의 울음
니야옹 니야옹 니야옹
술취한 바보의 家族과 運命과
술취한 어린 고양이의 울음
역시
니야옹 니야옹 니야옹 니야옹
<1961.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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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시┃
술과 어린 고양이 / 김수영
못난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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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1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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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자기 비하, 연민이 가득한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