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인일심불가당(萬人一心不可當)
만인이 한마음으로 뭉치면 당해낼 수 없다는 말이다.
萬 : 일만 만(艹/9)
人 : 사람 인(人/0)
一 : 한 일(一/0)
心 : 마음 심(心/0)
不 : 아닐 불(一/3)
可 : 옳을 가(口/2)
當 : 마땅할 당(田/8)
출전 : 삼국연의(三國演義) 第002回
삼국지에서 유비(劉備), 관우(關羽), 장비(張飛)가 도원결의(桃園結義)를 맺고 황건적(黃巾賊) 토벌에 나섰다. 이곳저곳에서 토벌을 하다가 장군 주준(朱雋) 군에 가담했다.
이때 황건적의 수뇌인 장각(張角)등은 죽고 그 잔당인 조홍(趙弘), 한충(韓忠), 손중(孫仲)등 삼인이 수만 명을 이끌고 장각의 원수를 갚겠다며 주준 군과 싸우다 패해 완성(宛城)에 들어가 굳게 지키고 있었다.
이에 주준이 병사를 나누어 4면을 포위하니, 성안의 군량이 떨어지자 한충이 사람에게 시켜 성을 나가 투항하겠다고 했으나, 주준이 허락하지 않았다.
현덕이 권유했다. "예전에 고조가 천하를 얻은 것은 대개 항복을 권하고 귀순하는 사람을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공은 어찌 한충의 청을 거절하려 하십니까?"
玄德曰: 昔高祖之得天下, 蓋爲能招降納順. 公何拒韓忠耶.
주준이 대답했다. "그때는 그때이고, 지금도 지금입니다. 예전 진나라 말 항우가 있을 때에는 천하가 크게 혼란하고 백성에게 정해진 주인이 없었으니, 보상을 붙여 항복을 권하고, 권하니 왔을 뿐이지요. 지금은 천하가 하나로 통일되었는데, 오직 황건적이 반역했으니 만약 그 항복을 허용한다면 선(善)을 권장할 수가 없지요. 가령 도적들이 방자한 생각을 가지고 노략질하다가 불리하면 투항할 것이니, 이는 도적들의 뜻을 키우게 되니 좋은 방책이 아니오."
雋曰: 彼一時, 此一時也. 昔秦, 項之際, 天下大亂, 民無定主, 故招降賞附, 以勸來耳. 今海內一統, 惟黃巾造反. 若容其降, 無以勸善. 使賊得利恣意劫掠, 失利便投降. 此長寇之志, 非良策也.
현덕이 말했다. "도적들의 항복을 허용하지 않음은 옳지만, 지금 4면이 철통 같이 포위되어 있고, 도적들이 간청해도 항복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도적들은 반드시 죽기로 싸우려 할 것입니다. 만인이 한 마음이 되면 감당키 어려운 법인데, 하물며 성 안에 수 만 명의 죽을 목숨들이 있으니 어찌되겠소? 동남방향은 병력을 물리고 서북으로만 공격하십시오. (그러면) 도적들이 반드시 성을 버리고 도주하고, 싸울 마음이 없어질 것이니 곧 잡을 수 있을 것이오."
玄德曰: 不容寇降是矣. 今四面圍如鐵桶, 賊乞降不得, 必然死戰. 萬人一心, 尚不可當, 況城中有數萬死命之人乎. 不若撤去東南, 獨攻西北. 賊必棄城而走, 無心戀戰, 可卽擒也.
주준이 맞는 말이라 여겨 즉시 동남 2면의 군마를 물리고 일제히 서북으로 공격했다. 한충이 과연 군대를 이끌고 성을 포기하고 달아났다.
雋然之, 隨撤東南二面軍馬, 一齊攻打西北. 韓忠果引軍棄城而奔.
주준이 현덕, 관우 및 장비와 함께 기습하여 한충을 쏴 죽이니, 나머지 모두는 사방으로 흩어져 도주했다.
雋與玄德, 關, 張率三軍掩殺, 射死韓忠, 餘皆四散奔走.
⏹ 사람의 병법 - 일치단결하라.
제4장 권도 II 싸움에서 이기는 길
제1절 정병(正兵)을 쓰는 길
12. 일치단결하라.
조조는 유비와 협력하여 하비성의 여포를 공략하였으나, 날은 점점 추워지는데 여포의 저항은 끈질겼다. "이렇게 장기전을 끌게 되면 많은 부하를 잃을 염려가 있다. 게다가 이 조조의 무력이 약해지기만을 호시탐탐(虎視耽耽) 노리고 있는 자들이 많이 있지 않은가?"
조조는 혼자 가슴을 졸이다가 여러 장수들을 불러 심정을 토로했다. "돌아감이 어떻겠는가? 제공들은 서슴지 말고 의견을 말하시오."
순유가 말했다. "안 될 말씀입니다. 물론 돌아가는 것도 양책이긴 합니다만, 피아 쌍방의 장기전은 우리에게 막대한 곤란을 주는 반면 성안에 있는 적에게 있어서도 역시 불안과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성중의 군사들은 여포가 번번히 패하여 그 예기가 이미 꺾여 있습니다. 승패란 지휘하는 장수의 능력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말하자면 이장위주(以將爲主)입니다. 장수가 패하면 군사는 사기를 잃게 마련입니다. 성안에는 진궁이 있다 하나 여포가 신뢰하지 않으니 무슨 지략을 쓰겠습니까?"
조조는 사수와 기수의 제방을 끊어 강물을 하비성으로 몰아넣고 공격을 계속했다. 병사들과 백성들은 아우성치는 가운데, 여포는 시름을 잊고자 주색에만 탐닉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여포는 거울을 들여다보고는 깜짝 놀랐다. "음, 내 언제 이렇게 늙었던고! 수염은 회색에 가깝고, 눈 가장자리는 주름이 져 있지 않은가! 이래서는 안 되지. 내 나이가 들어 늙은 게 아니라 폭주가 나를 이렇듯 늙게 했다. 이후론 단연코 금주하리라."
여포는 자신이 술을 끊음은 물론 성중에 금주령을 내렸다. 그러나 이 금주령이 여포를 파멸로 이끄는 계기가 될 줄이야 어찌 알았으랴!
금주령이 내린 직후에 여포의 수하 장수인 후성에게 공교롭게도 술 먹을 일이 생겼다. 후성의 부하가 적과 결탁하여 말을 훔쳐 성외로 나가는 것을 붙잡아 말을 되찾았던 것이다. "말을 찾았으니 한턱내겠다."
후성은 성중 뒷산에서 잡은 산돼지 열 마리와 술 몇 통을 내놓기는 하였으나, 여포의 금주령이 마음에 걸려 머뭇머뭇하다가 술 다섯 병과 돼지 한 마리를 통째로 구워 여포에게 진상하였다. "장군의 높은 호위(虎威)로 도적맞은 말을 적의 손에 들어가기 전에 되찾았사온즉, 여러 동료 장수들이 축하 겸 술을 하자기에 이렇게 주안을 마련했습니다. 저희만 먹을 수 없어 이렇게 먼저 장군께 바쳐 허락을 얻고자 하옵니다."
그러나 여포는 발끈 화를 냈다. "뭐냐! 이 무엄한 놈!"
여포는 술병을 발로 차버렸다. 술병이 깨지면서 후성은 전신에 술을 함빡 뒤집어썼다. "내 스스로 술을 끊고, 성중에 금주령을 포고하지 않았느냐? 그 이행에 모범이 되어야 할 너희 장수들이 경사가 있다 하여 주연을 열고 희희낙락(喜喜樂樂)하니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
여포는 좌우의 무사를 향하여 호령을 내렸다. "저놈 후성을 원문에 끌어내어 참수하라!"
이에 놀란 여러 장수들이 여포 앞에 엎드려 후성의 죄를 사하여 줄 것을 빌었다. 장수들의 간곡한 애원에 다소 노기가 풀린 여포는 후성의 목숨을 살려주는 대신 곤장 백 대를 때리도록 하였다.
초주검이 되다시피한 후성은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떨구었다. 송헌과 위성이 위로하자, 후성이 말했다. "무인이 그만 고통에 울겠는가? 내가 우는 것은 매가 아파서 우는 것이 아니라, 여장군이 하는 일이 한심스러워 우는 것일세. 그는 우리들 무인을 한 잎 풀만도 못하게 가벼이 여길 뿐만 아니라 처첩의 교태에 빠져 헤어나질 못하고 있지 않은가?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들도 개죽음하는 신세가 될 것이니, 그것이 서러워 우는 거라네."
후성은 송헌, 위속과 더불어 모의하여 적토마와 방천화극을 훔쳐내고 여포를 사로잡아 조조에게 항복하고 말았다.
(삼국지)
專一則勝, 離散則敗.
힘을 하나로 합치면 승리하고, 힘이 분산되면 패배한다.
(울료자 병령상편)
전쟁은 싸우기 전에 이겨야 하며, 장병이 한 마음이 되었을 때 이길 수 있다. 힘이 분산되면 약해지고, 의구심이 있으면 배신하게 된다. 힘이 약하면 진퇴에 호기(豪氣)가 없고, 적을 놓쳐 사로잡지 못한다.
장수와 병사들의 동정(動靜)이 일체가 되어야 한다. 장수의 마음에 의구심이 있어 병사들이 불신하게 되면, 장수의 계획이 결정되었다 하더라도 병사들이 따라주지 않으며, 병사들이 함부로 움직이더라도 장수가 이를 금할 수 없다.
장병들이 각기 하는 말이 다르고 유언비어가 나돌며, 장수는 위엄을 세우지 못하고 병사들은 일정한 임무를 부여받지 못한 상태에서 적을 공격하면 반드시 패하게 된다. 이런 군대를 일러 질릉(疾陵)의 군대라 하며, 더불어 싸울 만한 상대가 되지 못한다.
장수는 마음이요 병사들은 손발이다. 그 마음이 성실하게 움직이면 손발은 반드시 힘을 다하게 되지만, 그 마음이 의심으로 흔들리면 손발은 반드시 배신하기 마련이다.
장수가 마음을 제어하지 못하면 병사들은 절도 있는 행동을 하지 못한다. 이런 상태에서 비록 승리하는 경우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요행으로 승리한 것일 뿐 실력으로 승리한 것이 아니다.
용병을 잘 하는 사람은 비유하자면 솔연(率然)과 같다. 솔연이란 상산 땅의 뱀인데, 그 머리를 공격하면 꼬리가 달려들고, 그 꼬리를 공격하면 머리가 달려들며, 그 가운데를 공격하면 머리와 꼬리가 함께 달려든다. 군대를 이 솔연과 같이 움직이게 할 수 있어야 한다.
병사가 상관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고, 서로 불신하고, 서로 불화하고, 게으르고, 서로 의심하고, 전투를 싫어하고, 적을 두려워하고, 분열되고, 융통성이 없고, 사기가 위축되고, 번잡하고, 방자하고, 마음이 산란하고, 긴장이 풀려 있는 것을 전환(戰患)이라 한다.
명령은 병사들의 마음을 하나로 만드는 것이다. 장수가 병사들의 마음을 자세히 알 지 못하면 명령이 자주 변경되고, 명령이 자주 변경되면 비록 명령을 내리더라도 병사들이 믿지 않게 된다.
그러므로 명령을 내리는 법은, 작은 과실이 있다 할지라도 변경해서는 안 되며, 비록 다소 의심스러운 점이 있다 하더라도 중지해서는 안 된다.
위에서 의심스런 명령을 내리지 않으면 병사들도 의심스레 듣지 않으며, 위에서 의심스런 행동을 하지 않으면 병사들도 두 마음을 갖지 않는다.
병사들이 마음속으로 장수를 믿지 못하면서도 장수를 위하여 힘을 쓴 예가 없으며, 병사들이 장수를 위해 힘을 쓰지 않으면서도 목숨을 내걸고 전쟁에 임한 예는 없었다.
군대에는 주병(走兵) ,이병(弛兵), 함병(陷兵), 붕병(崩兵), 난병(亂兵), 배병(北兵)이 있다. 이 여섯 군대는 자연의 재해로 인한 것이 아니라, 장수의 과실로 인한 것이다.
세력이 균등한데 1 대 10으로 공격한다면 패주할 수밖에 없으니, 이를 주병(走兵)이라 한다.
사병은 강한데 장교가 약한 군대를 이병(弛兵)이라 한다.
장교는 강한데 사병이 약한 군대를 함병(陷兵)이라 한다.
장교들이 분노하여 복종하지 않고 적을 만나면 분노하여 멋대로 싸우는데, 장수가 그러한 실정을 알지 못하면 붕괴할 수밖에 없으니, 이를 붕병(崩兵)이라 한다.
장수가 나약해서 위엄이 없고 교도가 분명하지 못하며, 장수와 사병들 간에 질서가 없으면 진영이 혼란해질 수밖에 없으니, 이를 난병(亂兵)이라 한다.
장수가 적을 요량하지 못하고, 적은 군대로써 많은 군대를 공격하거나 약한 군대로써 강한 군대를 공격하여, 선봉에 설 정예병이 없으면 패배할 수밖에 없으니, 이를 배병(北兵)이라 한다.
이 여섯 가지는 패배의 법칙이니, 장수는 잘 살피지 않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