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곡보다 더 유명해진 번안가요(1) 1960년대 - '밤안개','낙엽 따라..

[춘수]

크게 히트한 대중가요 중에는 외국의 팝송을 번안한 곡들이 많다. 번안곡은 대개 외국의 히트곡을 번안한 것이어서 원곡과 번안 가요가 함께 인기를 얻는 경우가 많았지만, 번안곡의 인기가 해외 원곡의 인기를 뛰어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일제강점기부터 외국 곡을 번안한 노래가 등장했지만 1950년대에 들어 미8군의 영향으로 팝송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 가수들은 본격적으로 히트 팝송을 번안하기 시작했다.

특히 1960년대에는 미8군 가수들을 중심으로 번안곡을 수록한 앨범이 대거 발매되면서 번안곡 전성시대가 막을 열었다. 당시 팝송 원곡과 번안 가요가 함께 인기를 얻는 경우가 많았지만, 번안곡의 인기가 원곡의 인기를 뛰어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때로는 번안곡임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들 번안곡들은 영국과 미국의 팝송에서 온 경우가 가장 많지만, 재즈와 더불어 이태리의 칸초네, 프랑스의 샹송부터 각국의 민요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도 넓었다. 시대 순으로 국내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대표적인 번안곡들을 살펴본다.

■ 현미 <밤안개> (1962년)

TENDER VOICE 현미 앨범 앞면

원곡: Nat King Cole <It’s a Lonesome Old Town> (1962년)

현미의 데뷔곡이자 대표곡인 <밤안개>는 1962년에 발표되었다. 운명의 파트너인 작곡가 이봉조가 편곡한 이 노래의 원곡 <It’s a Lonesome Old Town>은 재즈 스탠더드곡 이다.

찰스 키스코와 해리 토비아스가 공동 작곡한 이곡 은 수많은 가수와 연주자들에 의해 불리고 연주되었다. 그 중 이봉조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냇 킹 콜 노래를 듣고 멜로디를 채보해 편곡한 후 현미와 함께 가사를 붙여 <밤안개>를 완성했다. 냇 킹 콜도 이곡을 1962년에 발표했다.

<밤안개>는 1964년에 동명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한명숙이 부른 주제가 <밤안개 블루스>는 <밤안개>와 제목과 가사만 조금 다른 같은 곡이다.

밤안개

It's a lonesome old town

■ 차중락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 (1966년)

차중락 스테레오 힛트 앨범 앨범 앞면

차중락의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은 첫 손가락에 꼽히는 번안곡이다. 키보이스 출신 차중락이 1966년 가을에 발표해 크게 히트한 이 곡의 원곡은 엘비스 프레슬리가 1962년에 발표한 <Anything that’s part of you>이다.

원곡: Elvis Presley <Anything That’s Part of You> (1962년)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는 생전에 18곡의 빌보드 싱글차트 1위곡을 남겼는데, <Anything that’s part of you>가 기록한 최고 성적은 31위였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쟁쟁한 히트곡들 사이에서는 명함도 못 내미는 수준이다.

반면 차중락의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은 한국에서 압도적인 사랑을 받았다. 그 덕분에 팝송 <Anything that’s part of you>도 국내에서만큼은 엘비스의 그 어떤 히트곡보다 사랑받았다.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

Anything that's part of you

<출처> '가요앨범사' 정일서 한국대중가요연구소

[레지나 1]

낙엽따라 가버린사랑은 엘비스의
노래인줄 알았지만
현미가 부른 밤안개는 우리나라
노래인줄일았어요~그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