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前集卷之 十 二
1 고장성음(古長城吟)-왕한(王翰) - 옛 장성을 노래하다
長安少年無遠圖(장안소년무원도) : 자안의 소년들은
원대한 꿈도 없이
一生惟羨執金吾(일생유선집금오) : 평생을 오직 집금오만 부러워했다가
麒麟殿前拜天子(기린전전배천자) : 기린원 전각
앞에서 천자께 배례하고
走馬爲君西擊胡(주마위군서격호) : 말 달려 천자 위해 서쪽으로 오랑캐 치러가네
胡沙獵獵吹人面(호사엽엽취인면)
: 오랑캐 땅 모래 펄펄 날려 사람의 얼굴에 불어와
漢虜相逢不相見(한노상봉불상견) : 한나라 병사와 오랑캐 병사 서로 만나도 보이지도
않았네
遙聞鍾鼓動地來(요문종고동지래) : 멀리서 종소리 북소리 땅을 진동시켜며 들려오니
傳道單于夜猶戰(전도단우야유전) : 흉노의
단우는 밤에도 전쟁을 잘한다는 말 전해온다
此時顧恩寧顧身(차시고은녕고신) : 이러한 시절 천자의 은혜 생각해야지 어찌 내 몸
돌보리오
爲君一行摧萬人(위군일행최만인) : 천자 위해 한번 떠나 만인을 적군을 무찌르네
壯士揮戈回白日(장사휘과회백일) : 장사가 창을
휘둘러 밝은 해 되돌리니
單于濺血汙朱輪(단우천혈오주륜) : 오랑캐 장수 선우도 피를 뿌려 아군의 붉은 수레
더럽혔네
回來飮馬長城窟(회래음마장성굴) : 돌아오며 장성의 굴에서 말에 물을 먹이니
長城道傍多白骨(장성도방다백골) : 장성의 길가에
백골도 많았다네
問之耆老何代人(문지기노하대인) : 이것을 노인에게 어느 시대의 사람이냐고 물으니
云是秦王築城卒(운시진왕축성졸) :
이들은 진시황이 장성을 쌓을 적의 병졸들이라 말하였다네
黃昏塞北無人煙(황혼색북무인연) : 해 저무는 변방에 사람이나 밥짓는 연기 전혀 없고
鬼哭啾啾聲沸天(귀곡추추성비천) : 귀신들 훌척이는 소리 하늘로 끊어올랐다네
無罪見誅功不賞(무죄견주공불상) : 죄 없이 죽음을
당하고도 공로에는 포상도 받지 못하여
孤魂流落此城邊(고혼류락차성변) : 외로운 영혼만 이 장성 근처에 떨어져
있다네
當昔秦王按劒起(당석진왕안검기) : 옛 진시왕이 칼을 들고 일어난 때에는
諸候膝行不敢視(제후슬행불감시) : 제후들은 무릎으로
기면서 감히 쳐다보지도 못 하였다네
富國强兵二十年(부국강병이십년) : 부국강병 이십 년 동안에
築怨興遙九千里(축원흥요구천리) : 원한
쌓아 요역을 일으켜 구천 리나 긴 성을 만들었다네
秦王築城何太愚(진왕축성하태우) : 진시왕의 성을 쌓은 일 얼마나
어리석은가
天實亡秦非北胡(천실망진비북호) : 실은 하늘이 진나라 망하게 한 것이지 오랑캐 때문이
아니었네
一朝禍起蕭墻內(일조화기소장내) : 하루 아침에 재앙이 일어나 집안이 쓸쓸해 져서
渭水咸陽不復都(위수함양불복도) : 위수가의
함양 땅은 다시는 도읍이 되지 못하였네
2
3 양보음(梁甫吟)-제갈공명(諸葛孔明) - 양보 땅의 노래
步出齊城門(보출제성문) : 제나라 성문을
나와
遙望蕩陰里(요망탕음리) : 탕음리를 멀리 바라본다
里中有三墳(리중유삼분) : 마을 가운데 세 개의 묘가
있어
纍纍正相似(류류정상사) : 첩첩이 있어 서로 비슷하구나
問是誰家塚(문시수가총) : 이것들이 누구의 무덤인가 물으니
田彊古冶氏(전강고야씨) : 전개강과 고야자 그리고 공손접의 것이라네
力能排南山(력능배남산) : 힘은 남산을 밀어낼 수
있었고
文能絶地理(문능절지리) : 문장으로는 땅 위의 이치를 꿔뜷었었다
一朝被讒言(일조피참언) : 하루 아침에 참언을
입어
二桃殺三士(이도살삼사) : 두 개의 복숭아가 세 사람의 선비를 죽였다네
誰能爲此謀(수능위차모) : 누가 이런 음모를 할 수
있었던가
相國齊晏子(상국제안자) : 제상인 제나라 안영이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