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은 숫자상 의미로는 단연코 '골프의 해'다.
발음대로 한다면 '이(2) 공(0) 한 개로 18홀을 돌 수 있는 '해'가 바로 2018년인 것이다.
'공 하나 잃어버리지 않고 18홀을 무사히 돌았다'는 건 해저드 한 번 안 들어가고 OB(Out of Bounds)
한 방 나지 않았다는 결과이니 그날 라운드는 무척 휼륭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싱글 스코어'를 빗대 '싱글(공하나로) 라운드'라는 웃스갯소리도 생겼다.
2018년에는 전성기 때 실력을 온전히 보여주지는 못하겠지만 '황제' 타이거 우즈'가 복귀했고
'남달라' 박성현 돌풍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영 시작이 좋지 않다.
'삼한 사온'이 아니라 '삼한 사미'라니,
일주일 중 3일은 춥고, 4일은 미세먼지로 숨쉬기조차 힘겨운 '삼한사미'는 골퍼에게 정말 치명적인 날씨다.
제아무리 열혈 골퍼라도 올해 겨울철 골프는 언감생심이다.
새해 첫 라운드를 하지 못한 골퍼가 대부분일 터이고, 봄이 오기 전까지 필드 한 번 밟아보지 못할 골퍼가 대부분일 터이고,
봄이 오기 전까지 필드 한 번 밟아보지 못할 골퍼가 부지기수일 것이다.
전체적으로도 올해 골프 라운드 횟수가 크게 줄 수 있다.
오는 2월에는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고, 6월 러시아 월드컵에, 게다가 이제는 테니스 대회가 있을 때마다
온 국민의 관심이 정현의 성적에 꽂힐 것이 분명하다.
골프에 대한 관심은 그에 반해 수그러들 수 있다.
벌써 '정현 키즈'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테니스가 그동안 블루오션인 양 인기를 누려온 골프를 어느 정도 대체할 수도 있다.
횟수가 줄어드는 만큼 상대적으로 한 번 한 번의 라운드를 더 소중히 여길 필요가 있다.
올해는 어떤 마음으로 골프를 쳐야 할 것인가.
잠깐 야구 얘기로 외도해 보자.
요기 베라란 선수가 있다.
뛰어난 포수로도 유명하고 감독으로도 이름을 떨쳤다.
특히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는 명언은 지금도 회자된다.
'기록은 깨질 때까지만 존재한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른다면 결국 거기로 가지 못할 것이다.' 등 명언도 남겼다.
1925년 생인 베라는 21세 때인 1946년 뉴욕 양키스에 입단했다.
그가 한창 활약을 펼칠 때 또 한 명 불멸의 야구 선수가 등장한다.
양키스의 강타자로 활약했던 조 디마지오조차 '지금껏 그보다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를 상대해 본 적이 없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새 철 페이지다.
페이지는 베라보다 2년 늦은 1948년 클리브랜드 인디언스에 입단한다.
놀라운 사실은 1906년생인 페이지가 베라보다 19세나 많다는 것이다.
ㅎ그인이라는 이유 탓에 페이지는 메이저리그에서 뛰지 못하고 주로 니그로리그에서 활약했고 41세가 되어서야
비로소 빅리그 입성이 가능했다.
원래 페이지의 본명은 리로이 페이지였다.
가난했던 그의 어머니가 여행용가방(Satchel.새철)에 어린 페이지를 낳고 기차를 이용한 일이 있어
그떄부터 '리로이'라는 이름 대신 '새철'로 불렀다고 한다.
온갖 고난속에서도 유쾌함을 잃지 않고 최고령 매이저리그 입단 기록을 세웠던 페이지도 베라 못지않은 명언을 남겼다.
'늙어서 놀지 않는 것이 아니다. 놀지 않으니까 늙는 것이다.'
그는 47세까지 현역 생호라을 했고 58세 때 캔지스시티 에슬러틱스 선수로 등록돼 3이닝 선발 등반함으로써
메이저리그 최고령 선수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자 이제 다시 골프로 돌아가 보자.
올해 당신은 어떤 골프를 꿈꾸고 있는가.
토너먼트 선수가 아니라면 굳이 베라의 말처럼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는 식으로 악착같은 골프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것보다는 페이지의 야구처럼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즐기는 골프를 하는 게 현명할 것이다.
무엇보다 상대를 배려하는 골프를 '골프의 해'인 2018년 목표로 삼는 것은 어떨까 싶다.
즐겁고 배려하는 골프는 당신을 젊게 만들 것이다.
'늙어서 골프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즐거운) 골프를 하지 않으니까 늙는 것이다'
오태식 스포츠레저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