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지는 이야기에 의하면 “사도 요한은 기르던 참새와 놀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하루는 사냥꾼이 찾아와 그토록 이름난 사람이 놀고 있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그는 그 시간에 틀림없이 무엇인가 유익하고 중요한 일을 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성인에게 물었다. “어째서 시간을 놀이로 허비하십니까? 왜 그런 쓸모없는 참새와 시간을 보내십니까?” 요한은 놀란 눈으로 사냥꾼을 바라보았다. 놀이를 해서 안 될 이유가 어디 있는가? 왜 저 사냥꾼은 깨닫지 못하는 걸까? 이윽고 사도 요한 그에게 물었다. “그대는 어찌하여 활줄을 팽팽하게 죄어놓지 않는가?” “활줄을 죄어놓기만 하면 활이 탄력을 잃어버려 화살을 쏠 수 없기 때문에 풀어놓는답니다.” 그러자 사도 요한 이 젊은 사냥꾼에게 말했다. “벗이여, 그대가 활줄이 팽팽한 압력을 풀어놓듯이 그대 내면에서 일어나는 긴장감도 풀고 쉬어야 한다네. 만일 내가 이렇게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힘이 없어 어떤 일도 할 수 없을 걸세. 심지어 내가 해야 할 일을 하거나 내게 필요하여 주의력을 기울일 힘조차 없다네.”
깊은 하느님의 사랑을 예리한 통찰력으로 꿰뚫어 우리에게 알려주셨고, 박해 중에 복음 선포에 여념이 없었던 사도 요한이시지만 마음의 여유를 지니고 쉬는 시간을 가지셨나봅니다. 이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무한히 사랑하고 계심을 믿고 느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교회 전례에서는 사순 제4주간은 극기와 절제의 삶에서 좀 쉬어 가는 주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사순 4주일에는 장미색 제의를 입었고 성서 말씀도 희망과 밝은 미래를 약속하시는 말씀을 들려 주셨으며 하느님께서 우리를 참으로 사랑하신다는 내용을 들려 주셨습니다. 내일 주일은 사순 제5주일로 옛말로 고난 주일이며, 전에는 오늘 저녁부터는 십자가는 고통당하시는 모습이기에 가리지 않고 다른 성상은 자색 보로 가리게 됩니다. 더욱 깊게 예수님 수난에 참여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니 아직도 절제와 극기의 삶을 살지 못했다면 앞으로 두 주간은 철저히 지키도록 힘써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