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허설
황윤현
날 닮은 얼굴이 빛을 끌어안고 마주 선다
불안정한 침묵을 깨고
바라던 마음 끌어내어 간신히 입을 연다
불규칙한 바이브레이션은
어머니 칠순 잔치 사회자의
매끄러운 말이 되어 눈으로 들어오고
과장된 제스츄어는 그에게서 담백해진다
그는 빛의 관통을 허락하지 않는 거울의 분신
나는 그이길 바라지만 그는 내가 될 수 없다
벌써 몇 번째였던가
뿌옇게 흐려지는 그를 본 것이
어깨를 도닥이는 아버지의 손이
남모르게 내쉬는 어머니의 한숨이
이번만큼은 선택의 심볼로
이 양복 깃을 꿰뚫어야 한다
'잘했어, 해낸 거야'
그에게서 이 말을 듣고 싶다
넥타이를 매만지는 그의 손등에 돋은
파르스름한 긴장
기대해도 좋아, 나의 화려한 업셋
웹진 『시인광장』 2024년 2월호 발표
황윤현 시인
월간 《모던포엠 》 신인상 수상. 시집 『곤지곤지 죔죔』(모던포엠, 2022)이 있음. 모던포엠작가회 서울지회장, 시나무 동인. 경희사이버대 미디어문창과 재학 중. 월간 모던포엠 자문위원. 건축가 ( 대한민국 건축문화대상, POSOO 강구조작품상 등 다수 수상.
[출처] 리허설 - 황윤현 ■ 웹진 시인광장 2024년 2월호 신작시ㅣNewly Written Poem 2024, February l 통호 178호 Vol 178|작성자 웹진 시인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