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이는 파도에 거품이 되어 39
“영국은 영주들의 세력이 서로 팽팽한 나라였습니다.
권력을 잡으려는 세력 다툼이 성하여 상대를 없애기
위하여 파티를 열고 그 자리에서 술에 독을 타 상대
를 죽였던 역사가 있습니다. 그런 연유로 손님에게
술을 권할 때는 주인이 먼저 그 술을 마셔 이상이 없
음을 확인시키는 풍습이 있답니다. ”
그의 이야기를 들으니 이해가 가며 나라마다의 역사
가 풍습으로 전하여지며 나름대로의 개성을 갖추고
있는 것임이 새삼스럽게 인지된다.
저녁을 먹고 난 후 오 차장에게
“소주나 한 잔 하십시다. 내가 한 잔 사겠습니다.” 하니
“여기 술값이 비쌉니다.” 한다.
둘은 옥스퍼드 스트리트 끝에 있는 ‘나나 홀’에 들어섰다.
일본인 마담에 영국인 호스티스 그라스에 따라놓은 양주를 사이에 두고
서로 대화가 무르익는데 이날 따라 영어가 어이하여 이리 유창하게 나오
는지! 두 아가씨들이 석근의 하는 말을 100% 알아듣고 대답을 하는 모습
에서 술을 마시는 것보다 이야기를 하는 것이 더 재미가 있었다. 밤 11시
영업시간이 끝이란다. 계산서에는 230파운드였다.
팁을 따로 20파운드를 주니 받지 않는다.
계산서에 다 포함되어 있다며 사양을 한다.
오 차장은 먼저 가고 석근은 혼자 남아 호텔을 찾아가야 할 판인데 어디
로 가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카운터에 택시를 불러 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20분쯤 기다리니 까무잡잡한 예멘인이 들어와 택시를 홀 앞에 세워놓았
다고 한다.
뒷좌석에 앉자 택시는 출발한다. ㅇㅇ 호텔이라 일러 주었는데 운전석과
손님 석은 유리로 칸막이가 되어 있어 대화를 하려면 유리창문을 밀고하
여야 하였다.
호텔에 도착하자 석근은 주머니 안에 있던 동전을 전부 꺼내 기사에게
주었다. 주섬주섬 동전을 고르더니 나머지를 석근에게 넘긴다.
다음 날 들여다보니 영국 동전은 없고 이태리 동전만 남아 있었다.
아침 태양이 오른다.
빌라지역 슬라브와 벽체 조립된 틈새로 들려오는 소리 쿵! 일교차가 20°C
되는 현지에서 콘크리트의 수축이 일어나고 있다. 쾅!‘하이고! 옥상 방수공
사하여 놓은 것이 어찌 될까?’
일 년에 한두 번 내리는 비 버켓으로 부어 버리는 듯 무섭게 퍼 붇는다.
현장 옆으로 깊이 20미터 넓이 150여 미터 되는 와디엔 삽시간에 물이
가득 차서 흐른다. 모래가 입자가 고와서 물이 지하로 침투하지 못하고
흘러내리는 현상으로 갑자기 강이 생기는 것이었다.
비와 강은 함께 와서 갑자기 함께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