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한다는 것]
사람은 곁에서 누군가가
함께 있어야 심신이 건강해지는 존재다
함께 밥을 먹든지 얘기하든지, 잠자든지
이게 안되면 자주 아프고 서글퍼져
몸과 마음에 구멍이 생긴다
서로 목표나 생각이 조금씩 달라도
나 혼자가 아니구나 하는 위로가 필요하다
그렇게 함께 함으로써
마음에 쌓인 고단함이 사라진다
누군가를 만났고 알았다는 기쁨이야말로
가치 있는 사람의 감정이요
상처받기 쉬운 세상으로부터 벗어날
가장 따뜻한 삶의 순간이겠지
인생은 짧고 우리 여행 동반자들을
기쁘게 해줄 시간은 많지 않다
그러니 민첩하게 사랑하고 서둘러 친절하라.
- 헨리 프레데릭 아미엘의 ‘함께 한다는 것’ 中 -
우리가 함께 한다는 것은/ 존노 열린음악회
https://www.youtube.com/watch?v=1Y6rP7RIRyQ
진눈깨비
종잡을 수 없는 날씨
아직은 겨울이 물러서길 싫나?
일어나니 여섯시가 다 되간다
와 많이도 잤다
잠자는게 들쑥날쑥한 건 좋은 일 아닌데...
젊을적엔 일정하던게 나이드니 조절이 안되는 걸까?
톡을 보내고 아침을 지어 한술
오늘은 노령클럽 월례회 날
명색 내가 회장이니 먼저 나가 기다리는게 좋겠지
친구 전화
혈당이 높다면 관리하는 수밖에 없다고
당뇨는 낫는게 없단다
그로인한 합병증이 오지 않게끔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당뇨가 심하면 다른 혈관 계통등에도 문제가 생기니 대학병원등 큰 병원에서 관리받는게 좋단다
그래야 아플 때 종합적인 처방을 할 수 있다고
당뇨는 만병의 원인이라며 꾸준히 관리하는 수밖에 없으니 신경쓰란다
일리있는 말이다
동물까지 챙겨주고 나니 여덟시가 좀 넘었다
집사람을 재촉하여 비구장으로
이제 아홉시인데 에이구장엔 볼치는 사람들이 많다
참 일찍들 나왔나 보다
비구장에 가니 아무도
1홀 티샷 치는 곳에 줄이 쳐 있다
바닥이 젖어 있어 볼을 치지 못하게 막아둔 것같다
그래도 오늘 우리 클럽이 월례회 하기로 했는데 다른 연락이 없으니 줄을 치우고 치잔다
우리클럽이 월례회 한 줄 알면서 따로 연락 없었으니 구장을 사용해도 될 것같다
집사람과 둘이서 볼을 쳤다
잔디가 물을 먹어 볼이 구르질 않는다
그래도 그런대로 칠만 하다
6홀을 치고 나가는데 2홀에서 치고 오는 사람이 양총무같다
불러보니 우리 회원과 같이 치고 있다
4홀로 다시 돌아가 양총무랑 만났다
같이 치던 분은 이번에 우리 팀으로 들어 온 회원
양총무 친구란다
반갑게 인사 나누고 같이 쳤다
잔디에 물기가 많아 볼이 쭉쭉 뻗질 않는다
세컨샷에선 웬만큼 붙였는데도 펏팅 실패
바닥의 상황에 따라 펏팅도 달라야하는데 난 아직
한바퀴 돌고 1홀로 가니 장사장네와 신원장이 왔다
다른 분들은 나오지 않냐고
총무가 몇군데 전화해 보더니 오늘은 모두들 어렵다고
또 새로 들어온 두분은 아예 클럽에서 탈퇴하겠다고
우리 클럽이 활성화되지 않아 별 수 없다
나온 사람들끼리라도 즐겁게 치자고
바닥에 물기가 많지만 볼치기엔 참 좋은 날씨
아침엔 진눈깨비 내려 걱정했는데 10시 넘어서니 그치고 기온이 올라간다
즐겁게 다섯바퀴를 돌았다
지금 적은 수지만 우리끼리라도 즐겁게 운동하자고
그러다 보면 회원수도 늘지 않겠냐고
점심은 읍내 장원갈비에 가서 돼지갈비로
숯불에 구운 갈비가 맛있다
막걸리가 없어 맥주 한잔
운동하고 나니 맛이 좋다
우리끼리 넘 잘 먹었다
문사장 전화
빙어 드시겠냐고
회로 먹을 수 있냐고 물어 보니 방금 건져 올린거라 괜찮을 거란다
그럼 좀 달라고 하니 노열동생 집에 있다며 가져가라고
빙어는 청정수에서 살며 겨울 한 철 먹을 수 있다
난 빙어 초무침을 좋아한다
지짐이나 튀김도 좋지만 난 회가 더 맛있다
노열동생 집 들러 빙어를 가져 왔다
양이 꽤 많다
집사람이 무넣고 지짐도 하잔다
그도 좋겠다
낮잠 한숨
점심때 맥주 마신게 눈꺼풀이 감겨진다
일어나니 두시가 넘었다
집사람은 무에다 빙어를 지진다
우리 파크클럽 단톡방에 탈퇴한 회원이 그대로 남아 있어
나가기 해달라고 부탁 문자를 올렸다
탈퇴를 했으면 스스로 나가길 해주어야하는데 나가지 않고 단톡에 자꾸 글을 올린다
여긴 회원들만의 공간이라며 나가길 부탁
계속 나가지 않는다면 총무에게 직접 만나 나갈 수 있도록 조치해야겠다
핏물 뺀 소머릴 야외솥에 넣고 소주와 월계수 잎도 넣었다
대나무와 장작을 모았다
한시간여 넘게 불을 때니 끓기 시작한다
한번 푹 삶아 낸 뒤 손질하여 다시 삶으면 된다
대나무를 자르러 집 뒤 대밭으로
표고목을 놔 둔 곳에 표고가 많이 나와 있다
이 표고목은 표고가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며 쓰러뜨려 놓았는데 거기서 표고가 나오고 있다
어? 저번에도 표고를 땄었는데 또 나오다니
참 알 수 없다
내가 표고를 재배한 후 겨울철에 표고를 따는게 처음
아마 겨울이 따뜻하고 비가 자주 내려 봄인 줄 알고 표고가 나왔을까?
대나무를 적당한 크기로 잘랐다
집사람은 나와서 꽃양귀비 모종을 옮기고 있다
하나라도 옮겨 심어야 예쁜 꽃 볼 수 있지 않겠냐고
초벌 삶은 소머릴 꺼내 손질
기름덩어리와 혓바닥 입천장 귀 코등을 깨끗하게 손질해야 잡내가 덜 난다
손질하느라 집사람과 둘이서 무려 두시간 가까이 실랑이
참 사서 고생이라고
그래도 우리가 이런 수고를 하면 다같이 맛있게 먹을 수 있지 않겠냐고
뭐 특별한게 있나
누군가 조금 더 수고로우면 모두가 행복
손질한 머릴 깨끗하게 다시 씻고 솥도 씻었다
솥 하나론 삶기에 양이 많다
솥 두 개에다 나누어 넣고 무와 대파 양파 생강 황칠나무를 같이 넣어 다시 불을 땠다
한시간여 불을 때니 끓어 오른다
30여분만 더 그대로 두었다가 고기는 건져 두어야겠다
고기를 그대로 놔두어 버리면 고기가 흐믈흐믈해져 버릴 수 있다
일던 건져 두었다가 내일 아침에 다시 넣고 불을 때면 고기가 알맞게 잘 익을 것같다
고관절이 무척 아프다
볼치고 오후엔 소머릴 삶는다고 돈잔거렸더니 무리가 되나 보다
거꾸리라도 해야할까?
집사람은 옆집 임사장님이 가져다 준 봄동을 씻어 저리지 할 준비를했다
버섯으로 그랑탕도 만들어 놓았다
맛이 참 좋다
빙어회에 막걸리 한잔
빙어를 초장에 찍어 먹으니 맛있다
저녁을 빙어회로 뚱쳐 버렸다
집사람은 빙어지짐과 버섯그랑탕으로 밥 한술
이젠 식사를 조심할 수밖에
고기를 건져 큰 통에 담아 고양이 손이 닿지 않게 뚜껑을 덮어 놓았다
내일 아침에 다시 넣고 삶으면 될 것같다
또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무슨 비가 이리도 내릴까?
하기사 눈내리는 것보단 낫지만 너무한다
아직도 이슬비 내리나 보다
낙숫물 소리가 똑똑
님이여!
어느새 2월의 마지막 주일
더불어 함께하면서
오늘도 기쁨과 행복한 미소 넘치는 날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