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3. 11. 29. 수요일.
2023. 11. 17.
충남 보령시 웅천읍 구룡리 화망마을에서 시사 지내려고 서울에서 내려가서 며칠간 머물렀다.
현지에서 사는 사촌동생이 생강을 담은 비닐봉투를 가져와서 내밀었다.
서낭댕이 앞산 아래에 있는 내 밭에서 읍내에 사는 사람이 밭농사를 지었다면서 밭 임대료 형식으로 생강을 가져왔다.
서낭댕이 앞산 밑에 있는 밭이라서 물 공급이 전혀 불가능하기에 나는 농사를 전혀 짓지 않았다.
오래 전 동네 사람 황씨가 밭농사를 짓다가.... 경운기와 트럭이 충돌해서 경운기를 몰던 황씨는 불구자가 된 뒤로는 농사를 포기해서 오랫동안 방치했던 밭이었다.
읍내 장터에서 사는 사람이 먼 곳에 있는 곳까지 와서 밭농사를 짓는다기에 나는 승락했다.
노는 땅을 외지사람이 농사 짓기에 나는 밭 임대료는 바라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그 분은 올해 생강농사를 지었다면서 비닐봉지에 담아서 내 사촌동생한테 전달해 달라고 했다. 내 사촌동생과는 친구란다.
시향 시제를 끝낸 뒤인 화요일(11. 21.) 생강 봉지를 차 트렁크에 실어서 서울로 가져왔다.
어제서야 수돗가에서 생강 겉흙을 씻어내고, 솔로 생강 하나씩 북북 문지르고, 틈새에 낀 이물질을 작은 칼로 파내면서 생강을 말끔히 씻었다.
두어 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마루바닥에 앉아서 작업을 하자니 등허리도 아팠다.
아내가 생강 겉껍질을 작은 칼로 벗겨냈다.
하루가 지난 오늘 아침부터 나는 생강을 작은 칼로 얊게, 잘게 썰기 시작했다.
두 시간 넘게 일했다.
아내는 잘게 썬 생강을 작은 유리병에 담았다. 유리병은 4개.
나중에 큰아들네, 둘째딸네가 오면 유리병 하나씩 나눠준다고 한다.
나는 생강껍질을 벗긴 뒤 나오는 못난이 잔챙이는 냄비에 넣고는 물을 부어서 뜨겁게 끓였다.
생강물이 무척이 짙으며, 독하며, 맛이 강렬하다.
또 한 번 더 끓였다.
아내가 생강 끓인 물을 보관하면서, 슝늉을 섞어서 생강차 물로 활용할 계획이란다.
알뜰살림꾼이기에 생강 줄기의 찌꺼기로 끓인 물을 오랫동안 보관하면서 슝늉에 섞어서 마실 게다.
생강을 깨끗이 씻고, 칼로 엷게 썬 뒤에는 다시 가느다랗게 채를 썰고, 그 채를 아주 자잘하게 썰었다.
내가 작업한 것과 똑같은 형태의 사진이다.
아래 사진은 인터넷에서 퍼왔다.
용서해 주실 게다.
흙이 더덕 더덕 묻은 생강.
물로 씻은 뒤에 나온 흙탕물은 별도로 보관했다가 화분에 조금씩 나눠서 부어줄 예정이다.
작은 아파트 실내에 화분 140개 이상이니 쌀 씻은 뜨물, 허드렛물, 흙탕물이라도 소중하게 재활용한다.
나는 '물건 저장강박증'에 걸렸을까?
다 쓴 물건이라도 다른 용도로 재활용하려고 생각을 더 한다. 물건을 끝까지 다 쓰려고 한다.
1949년 1월 가난했던 산골 마을에서 자라났던 탓으로 절약하고, 재활용하는 습성, 습관을 지녔다.
나는 모든 물건들은 끝까지 다른 용도로도 재활용하려고 잔머리를 굴린다.
2023. 11. 29. 수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