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어리지만 북한축구의 2004년 아테네올림픽과 2006년 월드컵에서의 도약 가능성이 보인다.”
북한대표팀이 3일 밤 2001삼성배 상하이 4개국축구대회 1차전에서 중국에승부차기로 승리한 현장을 지켜본 이장수 충칭리판 감독은 “월드컵 최종예선에 진출한 중국을 상대로 나이나 경험,신체적인 요건이나 열세인 북한이강한 근성과 투지로 역전승을 이끌어낸 것은 분명히 큰 일이었다”고 높게평가했다.
지난해 4월 아시안컵 1차예선 이후 15개월 만에 나선 공식국제대회에서 강호 중국과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꺾고 당당히 5일 쿠웨이트와의결승에 오른 북한축구.“66년 월드컵 8강신화를 재현하기 위해 길게 준비하자”는 기치 아래 2002년 월드컵 참가를 포기하면서까지 전격 세대교체를 단행한 뒤의 값진 수확이어서 의미가 깊다.북한은 90년대들어 다이너스티컵에서 90년 2-0으로 패하고 92년엔 2-2로 비긴 중국을 상대로 첫승을 거뒀다.
이 감독은 “팀이 구성된 지 얼마 안된 탓인지 조직력은 중국보다 처졌지만 집념 어린 승부근성과 뛰어난 기동력으로 두 차례나 동점을 이룬 뒤 끝내승부차기로 승리했다”며 먼저 정신력의 승리를 강조했다.
전술의 중심틀은 3-5-2포메이션이지만 중국의 공격을 의식해 대체로 4-5-1시스템으로 수비에 치중하며 역습을 노렸다.스위퍼 리만철,스토퍼 이대성 서민철을 3백으로 두고 전철이 중앙수비형 MF로 허리진을 지휘했다.2·3선의기습침투가 돋보여 왼쪽 미드필더 이광춘과 스토퍼 서민철이 이 경로로 각각동점골을 터뜨렸다.특히 지난해 아시안컵 예선에 참가했던 5명 중의 한명인GK 장정혁은 승부차기에서 두 차례 선방해 굳건한 버팀목이 됐다는 게 이감독의 분석이다.
이 감독은 “1-0으로 뒤져 있던 후반 들어 단조로운 역습에서 탈피하여 공격진의 숫자를 늘리고 또 미드필드에서 강한 압박을 가하는 탄력적인 전술변화를 보여줬다”며 그동안 기동력 위주의 고답적인 역습공격에 의존해왔던북한축구의 수준이 한 단계 높아져 발전 가능성을 열어줬다고 평가.
한편 중국언론들은 16일 시작되는 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둔 마지막 평가무대에서 ‘돌이 아니라 두부모에 맞아 무너졌다’‘쓴 약이 몸에 좋다’고 충격패를 보도하며 북한축구의 발전에 놀라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