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기묘한 책이다. 짧은 단편마다 특색이 있다.
황당한 결론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고, 뭔가 여운을 남기는 경우도 있다.그렇지만 공통적으로 가슴에 남는 것은 '인간성이란 무엇인가'이다. 인간성을 상실했을 때 사람들은 회색이 되고, 검은색이 되지만 작은 손길로 다시금 총 천연 색깔을 회복한다. 인간이란 그런 것이다. 각자도생의 삶 속에서도 연대와 공감을 잃지 않고 살아갈 때 인간으로서의 자격을 지킬 수 있다. 다른 이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손 한 번 먼저 내미는 것이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품위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 이후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못하고, '바이러스 매개체'로 보게 되었다. 누가 바이러스를 전파할지 모르기 때문에 낯선 이와의 만남을 꺼리게 된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바이러스의 출현은 인간성 상실을 낳는다. 기술의 발전 역시 마찬가지이다. 기술의 편리함 때문에 사람과의 만남보다 기술로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기술 발전 이면에 숨겨진 인간성 상실의 문제를 다룬다. 기술이 발전해서 사람의 기억을 지배하고 자식을 낳아 기르는 수고보다 인공지능 반려기계를 의지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기계의 등장 속에서, 인간으로서의 존엄은 과연 무엇일까. 낯선 테크놀로지가 넘쳐나는 새로운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준비 없이 성큼 다가온 미래 앞에, 더는 고민을 멈춰서는 안 된다. 진지하게 물으며 그 답을 찾아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