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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날씨도 참 얄궂다. 장마도 아니고 거의 매일같이 찔끔찔끔 비소식이 있으니...... 그제도 오전에도 비 때문에 무리한 오후의 트레킹을 감행하고 어제 하루 쉬었다.
오늘도 걸어야 하는데 어제 오후 늦게 부터 또 비가 오더니 아침까지 내리고 있다. 하는 수 없이 포기하고 도상연습겸 간접 트레킹을 하고 있는데 점차 비가 그치는 기미가 보인다.
평소 도상연습을 했던 후보지 중에 오늘 선택한 길은 평해길 제10길이다. 이동거리는 멀지만 비교적 코스가 짧기 때문이다. 물론 여차하면 우산 쓰고도 걸을 수 있는 길로 보인다. 엊그제보다 더 늦은 시간인데 괜찮을까?
전철도 없는 곳이라 청량리에서 일반열차를 타야 되는데 13:00이 훌쩍 넘은 지금 집에서 나가면 양동역으로 가는 무궁화호 열차가 14:50에 있다.
양동역에 15:40에 도착해서 순방향으로 걸어서 경기도계인 종점까지 약 3시간 정도면 충분할 듯 하다. 삼산역에 청량리행 막차가 18:55에 있으니, 엊그제 처럼 평속 4Km 이상을 낼 수만 있다면 가능할 듯 하다.
그러나 엊그제보다 이동거리도 멀고 초행길인데 겁도 없이 먼 길을 가서 남들은 다 끝낼 시간에 걷기를 시작하려 들다니....... 아무리 어제 하루 못 걸었어도 그렇지.
엊그제 어쩌다 평속 4Km를 넘었기로서니 이 무슨 근자감이람. 무모한 홀트의 끝은 과연 ......?
엊그제보다 훨씬 더 늦은 오후에 더 먼 곳까지 과감하게 집을 나서며 결행한 평해길 제10길은 '솔치길'이다. 오랫만에 청량리 역사의 일반열차 타는 곳에 와본다.
지하철에서 연결통로가 생겼으나 복잡하고 멀다. 잠시 촌놈처럼 헤멘건 안 비밀. 환승할인도 어차피 안되니 일단 밖으로 나와서 청량리역 광장으로 가는게 빠르다는 걸 그동안 잊고 있었다.
자동 발매기에서 양동역으로 향하는 14시50분발 무궁화호 열차표를 끊는다. 그리고 혹시 모르니 삼산역에서 돌아오는 마지막 열차표(18:55)도 예매한다.
참으로 오랫만에 타보는 무궁화호 일반열차다. 가격은 전철보다 비싸지만 편하다. 좌석도 넓고 편안하며 덜컹거림도 거의 없이 승차감도 좋다. 창가 좌석은 전철보다 바깥 경치를 보기도 좋다. 옛날 추억의 기차여행 느낌이 난다.
양동역에 도착해서 15:40부터 걷기시작한다. 남들은 걷기를 마치고 집에 가는 시간인데...... 1번 출구로 나가면 양동시장이 있고, 좌측으로 가면 평해길 제10길 시작점이 있다. 양동도서관을 지나 단석천 이정표를 따라 간다.
단석천과 석곡천이 합류하는 지점의 검단다리로 단석천을 건너면 석곡천을 따라서 데크길이 길게 조성되어 있다. 우측엔 인삼밭이 보이고, 좌측엔 저만치 고가철도가 나란히 지난다.
한참만에 석곡천에서 벗어나 들판(논)을 지나고 한우축사를 지나서 마을길로 접어든다. 은행나무 보호수도 지나고 삼산2리 마을회관을 지난다. 길가엔 예쁜 꽃들이 피어있고 논에서는 '개골개골', 요즘은 듣기 힘든 청개구리 소리가 정겹게 들린다. 시끄러운 황소개구리 소리와는 확연히 다르다.
마침내 도착한 솔치길 입구에 스탬프함이 있다. 이정표엔 삼산역 0.7Km, 경기도 도계 3.3Km로 되어있다. 순간 조금 의아한 생각이 든다. 분명 가이드북 도표에서 파악한건 1.5Km 정도인데......
저 이정표가 맞다면 삼산역까지 약 4Km 가까이를 되돌아 가야 한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11Km가 넘는데 가이드북엔 어째서 8.1Km로 되어있지? 잠시 멘붕이 왔으나 당황하지 않고 일단 걷는다.
현재시간 17:00이니 아직 열차시간(18:55)까진 조금 여유가 있으므로 여차하면 도중에 되돌아 올 생각으로 시계를 봐가며 속도를 올려본다. 멈추지 않고 걸으며 사진찍는 것도 조금 익숙해졌다. 어차피 작품사진도 아니니 ......
평해길 제10길 솔치길의 진수는 이제부터다. 빗물을 머금어 촉촉하게 젖은 숲길에선 상큼한 풀냄새가 연신 풍기고 차분하고 고즈넉한 숲길이라 걷기 좋다. 많이 늦은 시간임에도 구름속에서 햇살이 나타나 비추며 자칫 어두울 수 있는 그늘진 숲길을 환하게 밝혀준다.
어디선가 '홀딱벗고새'가 유혹?한다.ㅋ 울음소리가 '홀딱벗고~홀딱벗고~'로 들린다고 '홀딱벗고새'란 별칭을 얻은 검은등뻐꾸기다. 한켠에선 연신 '뻐꾹 뻐꾹~ 뻐뻐꾹 뻐꾹~' 맑고 청아한 뻐꾸기의 울음소리, 아니 노래 소리가 계속 들리는 청정 두메산골의 한적하고 멋진 소나무 숲길을 지난다.
인적이 드물고 사람 손이 덜 탄 듯한 원시의 숲, 빗물을 머금어 촉촉하고 더욱 차분해보이는 초록의 향연을 만끽하며 걷는다. 천천히 여유있게 걸어야되는 명상의숲인데 갈수록 마음은 조급해진다.
발걸음을 채촉하며 걷다보니 어느덧 강원도와 경기도의 경계인 88번 지방도상의 '솔치고개'에 이르렀다. 정말 3.3Km의 긴 거리다. 이정표가 맞는다. 그렇다면 가이드북이 틀린 것이다. 따라서 도상연습에도 착오가 생겼다. 그런걸 믿고 더구나 엄청 늦은 시간에 나왔으니......
GPS오류인지 솔치길 스탬프 인증이 안된 걸 뒤늦게 알아챘다. 돌아가는 길에 Q.R코드로 인증하기로 하고 서둘러 가는데 다급한 마음에 도로를 따라 걷는다. 한참을 걷다 혹시나 해서 검색해보니 아뿔사, 오히려 도로길이 1.5Km이상 멀다.
빨리 걸은 탓에 돌아가기엔 조금 애매한 거리다. 트랭글 궤적을 보며 다시 솔치길로 합류할 지점을 찾으며 걷는다. 아무리 찾아봐도 도무지 산으로 오르는 길이 없다. 숲에 가려지긴 했으나 저만치 솔치길은 어렴풋이 보이는데......
특단의 조치를 취한다. 더 이상 멀어지기 전에 트랭글 궤적상 가장 가까운 접접에서 무작정 논두렁을 가로질러 그냥 뚫고 오른다. 수풀이 우거져 발밑은 보이지 않고 뱀에 물려도 이상하지 않을 그런 길이다. 간혹 움푹 패인 젖은 구덩이로 발목이 빠지기도 하고...... 가시덤불을 신경쓰며 헤치고 오르는데 뭔가에 발목이 걸려 꼬꾸라진다.
칡넝쿨이 무릎까지 얽혀 있어 도저히 그냥 밀고 나갈 수가 없다. 간신히 밟고 올라서서 넘는다. 불어난 작은 개울에 신발도 젖어가며 약 60~70m 정도의 길을 헤치고 나가서 천신만고끝에 마침내 솔치길로 올라선다.
양말까지 다 젖고, 신발은 흙투성이로 만신창이가 되었으나 이젠 왔던 길로 가기만하면 되니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빛의 속도로 걷는다. 기차시간까지 이제 남은 시간은 한시간 남짓이다.
마침내 저만치 스탬프함이 보인다. 잊지않고 Q.R코드 인증을 받고 돌아서는데 막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타이밍도 참 기가 막히다. 우산을 꺼내 쓰고 속도를 조금 늦춘다. 삼산역까지 약 1Km 남았으니 이젠 희망이 보인다.
갑자기 웃음이 나며 문득 노래가 하나가 떠오른다.
(살짝 개사해서 속으로 중얼거려 본다. ㅋㅋ)
🎶내가 미쳤어~ 정말 미쳤어~
어쩔 수 없어~ 이젠 끝났어~
🎵무리하면 안되는 줄 알면서도,
내가 미쳤어~ 정말 미쳤어~🎶
18:30이 지날 무렵에 삼산역 표지판이 보인다. 빗줄기는 더욱 굵어진다. 화장실에 들려 승강장에 올라서니 비가 억수같이 쏟아진다. 으슬으슬하다. 승강장에 있는 대기실로 들어가 간식을 먹으면서 기차를 기다린다.
약10분쯤 지났을까?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비가 그치고 곧바로 햇살이 내비친다. 잠시후 열차가 들어온다. 승객은 단 두 사람인데 열차에 오르자 미끄러지듯 곧바로 출발한다. 좌석은 꽉 차고 간혹 서 있는 사람도 있다. 예매를 안하고 왔더라면 나도 꼬박 입석으로 서서 갈 뻔......
올땐 직행이더니 이번엔 모든 역마다 정차한다. 양평물소리길 걸을 때 이용했던 낯익은 역들이다. 차 창밖은 아직도 환하다. 이번에도 운좋게 창가 좌석인데 바깥 풍광이 잘 보인다. 확실히 예전의 무궁화호와는 다르다. 소요시간도 전동열차보다 덜 걸리고 넓은 좌석이 편안하고 승차감도 좋다.
낯익은 석불역 간이역사가 반갑다. 터널을 유난히 많이 지난다. 마침내 운길산역 물의정원도 보이고 ...... 비로소 날이 어두워진다. 많은 우여곡절끝에 청량리역에 도착. 전철로 환승해서 집에 오니 반가운 우편물이 와 있다.
양평 물소리길 걷기행사에 참여했던 기념품인데 멋진 메달이 들어있다. 오늘의 피로를 조금이나마 덜어 주는 듯하다. 평해길 완주까지는 이제 다소 긴 코스인 제9길 '구둔고갯길'만 남겨두고 있다.
정말 무모하고도 파란만장했던 하루가 이렇게 지나간다. 발목과 무릎에 이상이 없어야 할텐데. 요즘은 100세 시대니 아직은 젊다고? 내 나이가 어때서? 있을때 잘해, 아니 조금이라도 젊을 때 잘하자. 다시는 이런 무모한 길나섬은 하지 말고, 제발 좀......ㅎㅎ^^
청량리발 양동행 무궁화호 열차표(14:50) / 이동거리도 먼데 늦어도 너무 늦었다.
오랫만에 타보는 일반열차 / 옛 생각이 잠시 ......
마침내 양동역에 도착(15:39) / 남들 걷기를 마칠 시간에 여기 오다니 ......
역 앞에 양동시장이 있고 ......
양동역 1번출구 좌측에 평해길 제10길(솔치길) 시작지점이 있다.
솔치길은 '내안의 길을 찾는 명상의 길'이란다.
단석천 방향으로 .....
양동도서관을 지나고......
쌍학1리 마을회관을 지나서......
도로끝 지점에서 좌측으로 ......
석곡천과 쌍학교가 보인다.
평해길 스토리보드 / 동계8경 - 석곡천의 명소들
쌍학교를 건너고 ......
쌍학교에서 본 석곡천
석곡천을 따라 기나긴 데크길이 조성되어 있다.
석곡천 너머로 열차가 지난다.
평해길 스토리보드 / 쌍학리마골 - 말(馬)이 많았던 마을, 임오군란당시 명성왕후의 피신처가 있었다고.
석곡천과 단석천 합류부에서 검단다리를 건넌다.
요즘은 어딜 가나 인삼밭이 대세다.
비가 개인뒤 촉촉하게 젖은 길
엉겅퀴
아까시나무 향이 좋다.
어느덧 비는 개고 맑은 하늘이......
철도가 지나가는 방향으로 ......
한우 목장(축사)을 지나고 ......
사료 배합 및 저장 장치
석곡천 / 고가철도
삼산역 방향으로 ......
길건너 삼산3리(도소리) 버스 정류장
우측 윗배내길로 ......
갓길을 따라서 ......
(경기도)광주-원주 고속도로
곤포사일리지
'개골개골, 개골개골' 요즘 듣기 힘든 청개구리의 작은 울음소리가 정겹다.
삼산역 방향으로 ......
노란 금계국 / 난 노란색을 좋아한다.
논에는 학이 여러 마리 보이고 ......
모내기를 막 끝낸 논에 하늘과 구름이 내려앉았다.
원주시 지정면 방향으로 ...... / 좌측은 삼산1리
양평군 양동면 삼산2리 마을로 접어들고 ......
금낭화
작약
은행나무 보호수
금계국이 피어있는 길 / 양평군행복버스(22-2)가 때마침 지나간다.
삼산2리 마을회관 (조만간 강화군 석모도의 삼산종주를 하려하는데 여기도 삼산리가......)
톱풀
배내교를 건너고......
삼산2리 마을 이정석
삼산2리(배내) 버스 정류장 / 배내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배내'란 남의 가축을 길러서 다 자라거나 또는 새끼를 낳은 뒤 원래의 주인과 그 이득을 나누어 가지는 제도. 즉, 경제적인 여유는 있으나 소를 먹일 사람이 없는 집에서 암송아지를 남에게 주었다가 24개월 뒤에, 드물게는 1년 만에 어미소가 되면 씨를 받아 송아지는 기른 사람에게 주고 자기 소를 찾아오는 제도란다.
고가철도 아래를 통과하고 ......
삼산터널 입구
당산 방향에서 내려오는 계곡
최근 연이은 비로 수량이 많다
때마침 마을 버스(양동 58)가 지난다.
마침내 평해길 제10길(솔치길) 스탬프함에 도착
평해길 스토리보드 / 당산 - 양평군 양동면, 여주시 강천면,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의 경계를 이루는 산
본격적인 솔치길 / 당산자락을 넘어 솔치고개까지 가는 시작점 / 솔치고개란 경기도 양평과 강원도 원주의 경계에 있는 88번 지방도상의 고개다.
이정표를 보고 잠시 멘붕. 경기도 경계(솔치)까지 3.3Km ?/ 분명 가이드북엔 약 1.5Km로 되어 있었는데......
여기서 부터가 솔치길의 진수이니 다 못가는 한이 있어도 일단 가는데까지 가보기로 한다.
예기치 않은 상황에 마음이 조급해진다. 솔치길로 접어드니 왼편 저만치에서 사나운 개가 사정없이 발버둥치며 짖어댄다. / 다행히 길은 우측이다.
촉촉하게 빗물을 머금은 초록이 싱그럽다. 먼지도 안나고 상큼한 풀향기가 올라온다.
자칫 어두울수도 있는 저녁무렵 숲길인데 때마침 햇빛이 드러나서 밝게 비춰준다.
걷기 좋은 평탄한 길 / 연신 시계를 봐가며 서둘러 걷는데 어디선가 검은등뻐꾸기, '홀딱벗고새'가 유혹한다. '홀딱벗고~ 홀딱벗고~' ㅋㅋ
걸으면서 멈추지 않고 사진 찍는데도 이력이 났다. 어차피 작품 사진도 아니니까 뭐 ......
솔치길의 진수 / 공기는 맑고 길은 완만하고 평탄하며 고즈넉하다. / 운치있는 소나무 숲길
뻐꾹 뻐꾹 뻐꾸기의 노래가 뻐꾹 뻐꾹 은은하게 든
들리네......🎶
뜻밖의 상황에 다소 걸음을 재촉하다보니 어느덧 종점까지 0.9Km 남았다.
공기가 맑고 상쾌하니 발걸음이 가볍다.
다음에 다시 여유있게 걷고 싶은 운치있는 솔치길
청정한 원시상태의 느낌이 물씬 나는 멋진 길
드디어 종점인 솔치고개에 도착 / 차량 제지용 바리케이트 옆으로 ...... / 순간 스탬프 인증에 실패한 걸 발견. ㅠㅠ
평해길 스토리보드 / 솔치고개 안내
강원도(원주)와 경기도(양평)의 경계인 88번 지방도상의 고개인 솔치고개 / 좌측은 강원도 우측이 경기도
약간의 내리막 도로를 따라 경기도 방향으로 빠른 걸음으로 걷다가 지도 검색을 해보니 이럴수가 ...... 오히려 이 길이 삼산역까지 더 먼게 아닌가.
왔던길 되돌아가면 삼산역까지 약 4Km인데, 도로로 가면 1.5Km 이상은 더 멀어 보인다. (하지만 다시 돌아가기엔 이미 애매한 거리)
우여곡절끝에 왔던 길로 다시 올라서서 아무데도 눈길을 주지않고 솔치길을 빛의 속도로 걷는다. (사진도 일체 찍지않고...... )
마침내 스탬프함 위치로 회귀 / GPS오류로 받지 못한 스탬프를 Q.R코드로 찍는다. (종점에서 확인 안했으면 고생한게 물거품이 될 뻔......)
기가막힌 타이밍이다.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젠 기차시간은 걱정안해도 될 듯. 우산을 꺼내 쓰고서 속도를 조금 늦춰서 걷는다.
현재시간 18:00이 조금 지났고, 삼산역까지는 1Km가 채 안남았다.
아까 올땐 삼산2리 이정석 좌측에서 와서 우회전 했다. 이번엔 삼산2리 이정석 우측으로......(올때 기준으로는 직진)
삼산교회를 지나고 ......
양동수퍼를 지나서 도로로 나서서 우측으로 ......
좌측의 이천교를 건너면 폐역인 '판대역' 방향
우측으로 삼산역 표지판이 보인다. / 빗방울이 굵어진다.
건물 뒤에 숨어있는 삼산역 입구 / 화장실
플랫폼으로 올라가니 갑자기 비가 억수같이 마구 쏟아진다. 현재시각은 18:30 / 예매했던 막차 시간은 18:55
대기실에서 비를 피하며 간식을 먹는다. 좀처럼 그칠것 같지 않던 장대비가 약10분만에 멎고 언제 그랬냐는듯이 곧바로 해가 난다.
비가 한참 쏟아지다 멈추자 곧바로 햇살이 비친다. 잠시후 정확한 시간에 열차가 들어온다.
무궁화호가 좋아졌다. 전철보다 요금은 비싸지만 승차감이 좋고 편안하다. 창가 좌석은 바깥 풍경을 보며 가기도 좋다. / 올땐 직행이었는데 갈땐 모든 역에 정차하는데 반가운 석불역 역사가 보인다.
19:30이 막 지났는데 아직도 밖은 훤하다. / 마침내 얼마전에 가보았던 운길산역 인근 '물의 정원'도 보이고 ...... 20:05에 청량리역에 도착. 전철로 환승해서 집으로 향한다. 정말 파란만장한 오후였다. ^^
경기옛길 앱과 가이드북엔 평해길 제10길인 '솔치길'이 8.1Km(2시간20분)로 되어있다. 사전 도상연습을 했음에도 잘못된 정보로 큰 낭패를 볼 뻔 했다. 게다가 너무 늦게 출발했으니......
고도와 함께 거리가 표시된 도표상엔 종착지인 경기도계(솔치)까지가 5.5Km로 표기 되어있는데 삼산역에서 경기도계까지는 대략 1.5Km 정도로 보인다. 그러니 계산상 8.1Km엔 분명 삼산역까지 돌아가는 것까지 포함된 것으로 볼 수밖에......
하지만 8.1Km엔 삼산역까지 돌아오는 거리는 빠져 있었다는게 함정.
실제 걸은 트랭글 궤적을 보면 약간 오차는 있어도 확실히 11Km가 넘는다. 약 3Km 이상 차이난다. 결국 스탬프함부터 경기도계(솔치)까지 3.3Km로 표기되어있던 현장의 이정표가 맞고 가이드북이 잘못되었다.
8.1Km엔 삼산역으로 돌아오는 거리가 빠져있다. 즉, 경기도계(솔치고개)까지의 거리가 8.1Km인 것이다. 그런데 왜 고도가 함께 표시된 도표엔 종점의 거리표기가 5.5Km로 되어 있는지......
그 바람에 난 8.1Km에 돌아오는 거리가 포함된 줄 알았고 그리고 도표상으로 나타난 솔치까지 거리를 약1.5Km정도로 생각한 것인데......
현장의 이정표에 3.3Km로 적혀있어 잠시 멘붕이 왔지만 당황하지 않고 일단 진행한다. 스탬프만 찍고 솔치길의 진수를 생략할 수는 없지 않은가.
돌아올 땐 빛의 속도로 걸어야만 했다. 평균시속 4.4Km가 나왔으니 삼산역으로 되돌아올때의 속도는 시속 5Km정도 된 것이다. 걷기 역사상 나의 신기록으로, 초인적인 힘이 발휘된 것이다
경기옛길 가이드북엔 경기도계(솔치)까지 8.1Km, 2시간20분으로 되어있는데 종점까지 다 갔다가 되돌아와서 삼산역까지 11.4Km를 2시간36분에 걸었으니 단순히 산술적으로만 보연 3.3Km를 16분만에 걸은 셈이된다. 이정도면 가히 자전거 속도다.ㅎㅎ
🎶내가 미쳤어~/🎶정말 미쳤어~
잘못된 정보로인한 엉터리 도상연습을 바탕으로
이동거리도 먼 곳을 늦어도 너무 늦은 오후에 출발하다니......
하마터면 열차를 놓치고 망연자실 할 뻔 했다. 다시는 이런 무모한 짓은 하지말아야겠다. ^^
(새로 나온 경기옛길 가이드북엔 이밖에도 오류가 꽤 많은데 이를 제대로 지적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듯 하니 내가 직접 다 걸어보는 수 밖에......)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오후를 보내고 집에 와보니 반가운 우편물이 오늘의 피로를 다소 씻어준다. 한달 전에 양평물소리길 행사에 참여해서 완주 했는데 완주증과 키링외에 기념 메달이 온 것이다.
얼마전 멋진 훈장에 이어 이번에 메달까지......
이런 소확행이 나를 자꾸만 길로 내몰고 있다.ㅎㅎ^^
첫댓글 아! 이 노래..
제가 무대에 오를때 흥 돋우기 위해 자주 부르는 노래예요
어설픈 춤추면서 ㅋㅋ
심장이 쫄깃한 기차 놓치지 않기를 위한 걷기
무지 재미있네요 ㅋ
역시 구르는돌님은 이 노래를 아시는군요. 게다가 춤까지? 무척 젊은 감성 이십니다 그려.ㅎㅎ
본의아니게 평균시속 4.4Km로 생애 첫 신기록을 달성했으나 생각해보면 조금 무모한 짓이었지요.
길고 지루한 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
@달사랑(M.L) 마무리님은 아마도 이 노래 잘 안부르실지도요....ㅎㅎ
저는 롤링스톤입니다...ㅋ
@구르는돌 아차, 제가 엊그제 광속으로 무리한 후유증으로 아직도 제정신이 아닌듯...... 죄송! 급 수정했습니다. ㅎㅎ
(손담비의 '미쳤어'를 아실만한 분은 당근 롤링스톤님 이시지요.)
오류를 수정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저 같은 사람 기절하겠네요
스스로 미친 짓이라고 생각되면 정말 미친 짓입니다
후기만 봐도 고대로 걸을 수 있겠네요
자상한 후기 언제나 최상입니다
즐겁게 감상하고 갑니다 ^^!
(경기옛길 전용앱이 생기면서 가이드북도 올해 처음 나와서 오류가 많은데 제대로 지적하는 이들이 거의 없네요. 이정표도 일부 오류가 있던데 삼남길, 영남길 일부 모니터링 하면서 제가 보고서에 언급한 부분도 있는데 언제 제대로 개선될지......)
애초에 정보가 잘못되었으니 몇차례의 철저한 도상연습도 물거품이 되어버려 잠시 멘붕. 더구나 요즘 비요일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 초행길인데 너무 늦게 나선 것도 좀 무모했고......
그 바람에 아직 완전치 못한 발목과 무릎 상태로 뜻하지 않았던 초인적인 기록을 달성했으나 후유증이 나타날까 조금은 걱정입니다. 다시는 이런 무모한 행보는 하지말아야 하겠지요. ㅎㅎ
좀 길지만 이 후기를 끝까지 읽으신 분은 도움은 되실겁니다. 평해길은 경기옛길중 교통편도 좋고 걷기도 제일 좋은 길이니 언제 한번 걸어보세요. 강추!
벌써 5월의 마지막 날이네요. 오늘도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늦은 시간에 멀리까지 다녀 오셨군요.
결정이 대단하십니다.
느긋하게 여유있는 길을 즐기다 보니 달사랑님의 늦은 출발은 정말 심장이 쫄깃하네요.ㅋ
이제 발목은 완전히 회복 되셨군요?
저도 가야 할 평해 길인데, 이제 9,10코스 두개 코스를 했으니 아직 갈 길이 머네요.
늦게 다녀오신 길 잘 봤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즐거운 6월 되세요.
애초에 너무 늦게 멀리 나간 것도 무모했으나 잘못된 정보로 인한 계산착오가 저를 당황시켰고 본의아니게 솔치고개에서 되돌아올때 빛의 속도로 걸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행보로 후유증이 나타나지 않을까 조금 걱정이 됩니다. 평소엔 시속 3Km도 채 안되는데 이번 기록은 4.4Km라니...... 다시는 이렇게 무리한 행보는 하지 않도록 다짐했습니다. ㅎㅎ
평해길 9,10길을 마치셨으면 나머지는 비교적 수월하고 길도 좋습니다. 뭐 급할건 없으니 차근차근 다니시면 되지요.
(참고로 평해길 제1길의 진입은 딸기원보다는 양원역에서 익숙한 서울둘레길을 따라 망우산으로 가셔서 이어가시는게 훨씬 편하실 겁니다. 오차도 그리 크게 나지 않으니......)
가곡님 고맙습니다. ^^
한편의 스릴러 같은 후기와 사진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가히 심장이 쫄깃해질만한 스릴러에 준하지요. ㅎㅎ
연일 이어지는 비요일이 발단이긴 했으나, 잘못된 정보가 얼마나 큰 문제를 야기하는지 다시한번 깊이 깨달았습니다. 특히나 초행길은 너무 늦게 나서면 안된다는 것도......
지루하고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평해길 9,10코스가 남아있었네요. 8코스까지는 함께 걸었는데.
후에 홀로 다녀오신줄 알았는데.. 고생 많이 하셨네요.
우리일행도 삼산역에서 솔치길 찾아 많이 헤메었지요. 홀로 가시게
하여 죄송하기도 하네요. 힘든 여정길 잘보았습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지난번엔 제가 일정이 안 맞아서...... 초행길인데 역방향으로 삼산역에서 가시느라 찾기가 조금 찾기가 힘드셨나보군요. 삼산역에서 도로따라 좌측으로 오시다가 삼산2리 이정석이 있는 사거리에서 좌회전이지요.
(직진하면 양동역 방향이고......)
저는 비만 아니었으면 오전에 출발했을 텐데 너무 늦게 가는 바람에 뜻하지 않게 되돌아 올 때 빛의 속도로 걸었지요. ㅎㅎ
(가이드북에 오류가 있는 걸 모르고...... 경기도계 지점이 8.1Km인데 5.5Km라고 되어있는 바람에...... ㅉ)
잠시 당혹스러웠고, 해프닝이 있긴 했지만 크게 힘들지는 않았고 솔치고개까지 숲길이 매우 좋았습니다. 다음에 삼산역에서 솔치길의 진수만 다시 천천히 음미하고 돌아올 생각입니다. (왕복 약7.5Km)
우분트님 관심 가져주셔서 고맙습니다. ^^
양평 물소리길걷고 이어서 열차편이 잘 이어지지를 않아 8,9,10코스를 역으로 끝내니 석불에서 한시간 쉬엇지만 원래 두코스 예정이라 물도 부족하고 배도 고프고 ...
내가 생각해도 뭐먹고 살일있다고 참! 미쳤지...
어렇게 글로서 만나네요.
함께걸을때 좋앗지요.
늘건강하시고 기회되면 함께 걸어봐요.
라이언님 잘 지내시지요.
길동무에서 제 흔적이 다 지워졌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들려주셔서 고맙습니다.
평해길을 이미 다 걸으셨군요.
굳이 특정 단체가 아니더라도 서로 마음만 있다면 개별적인 동행은 언제든지 할 수가 있겠지요. 연락주세요~ 고맙습니다.^^
경기옛길 앱도 총거리 8.1km 라고 해놓고 아래는 5.5km네요.
고생하셨습니다. 얼마나 어이가 없이셨을지 공감이 됩니다.
예상밖의 3.3Km 정도를 더 걸어야 해서 기차시간에 맞추느라 되돌아 올 때 빛의 속도로 걸었지요. 엄청 무리했습니다. ㅠㅠ
제 후기를 끝까지 읽으신 분은 같은 실수는 하지 않으실겁니다. 고맙습니다. ^^
@달사랑(M.L) 저는 새로운 길을 떠날 때는 트랭글을 참고합니다.
코스 거리도 거리지만 오르막, 내리막이 어느 정도인지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여러 선답자의 기록을 보고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지 예측을 합니다. 물론 선답자의 다른 기록, 가급적 저와 겹친 기록을 보고 보행속도를 예측합니다.
솔치길도 다른 분들 기록을 보니 도경계에서 되돌아 오는분, 스탬프통에서 되돌아 오는분 등등 각양각색이더군요.
저는 택시로 양동역까지 갔었습니다.
@양똥이
솔치길은 오전에 가서 순방향으로 걷고 삼산역에서 종료하면 대중교통으로도 충분히 여유가 있습니다.
멋진 길이니 왕복해도 전체거리가 삼산역까지 12Km가 채 안되니......
두 코스를 이어 걷는 분들은 대개 스탬프함까지만 가는데 솔치길의 진수를 빼고 걷는 거지요. ㅎㅎ
명상의 길을 열차시간 때문에 빛의 속도로 걸으셨군요.
비도 맛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두 코스 걸으신 후기 보았는데 너무 무리 하시는것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무릅과 발목이 무리가 되면 고생 하십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콘로나19 백신 접종하고 귀가중 입니다.
진짜 무리는 12코스에서 했지요. 80% 찍으려니 신탄리역까지 걸어야 되더군요.
대광리역으로 착각했는데 ......
25Km를 걸으니 돌아가는 길이 무척 피곤하네요. 신탄리역 18:00버스 맞추느라 마지막에 속도를 내다보니 두 코스 달린 것보다 더 힘들었습니다.ㅎㅎ 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