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07(화) -사람구실 하라고- (2960) | | 민하게 구는 놈을 향해 “개만도 못하다”고 욕을 합니다. 물론 매우 영리한 개가 있기는 하지만 개는 태어날 때 “개다운 개가 되라”고 부탁하는 주인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태어날 때 그 부모가 마음속으로 기원합니다. “제발, 사람다운 사람이 되어 다오!”
Homo Sapiens는 ‘완성’(Perfection)을 향해 가는, 또 마땅히 가야 하는, 매우 특이한 ‘동물’(Animal)입니다. 완성의 모형은 하나님 자신입니다. “하늘의 계신 너희 아버지의 온전하심과 같이 너희도 온전하라”(마태복음 5:48)는 인간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감당하기 어려운 과남한 당부이시고 “불가능하다”라는 체념도 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것이 하나님 자신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들에게 내리신 준엄한 명령이라면 도망간다고 면할 수 있는 책임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므로 내려앉고 또 내려앉으면 사탄(악마)이 될 수도 있지만, 오르고 또 오르면 천사의 자리에 앉을 수도 있는 특이한 존재가 인간입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그런 인간이 되라는 것이 <성서>의 가르침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과 대화를 하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노력을 신앙생활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일방적으로 ‘이 걸 주세요. 저 걸 주세요’하며 달라고만 조르는 것은 기도가 아니라 억지입니다. 아빠나 엄마의 뜻을 알려고 하지 않고 덮어놓고 억지만 쓰는 아들‧딸은 자녀로서 부족합니다.
“나더러 ‘주여, 주여’하는 자마다 천국에 다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마태복음 7:21)고 하신 말씀을 상고하면 알 수 있습니다. 기도원이나 새벽기도회에 가면, 특히 통성으로 기도할 때, 열렬하게, 목청을 돋워 요란하게 기도하는 ‘열성분자들’을 만나게 되는데 대부분이 이기적이고 일방적인 기도, 미신적인 기도가 많아서 듣기가 거북합니다.
우리나라에 교회는 많지만, 엄청나게 큰 교회들도 많고 기도도 열심히들 하지만, 왜 나라가 요 모양 요 꼴인가? 우리나라 기독교 신자가 약 1천만은 된다지만 저 자신이나 자기의 가족들의 유물론적 미신쟁이들이 대부분이고, 진정한 그리스도의 백성이 100만은커녕 10만도 안 되기 때문에 오늘이 이렇다고 나는 믿습니다.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라고 심하게 꾸짖으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음성이 내 귀에도 들려옵니다. 사람구실 못하면 짐승이나 다름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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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6(월) -현충일에 내 가슴은…- (2959) | | ‘현충일’이라는 한자는 ‘국가에 대한 충성을 드러내는 날’이라는 뜻으로 풀이가 됩니다. 미국에서는 ‘Memorial Day’로 되어있지만 누구를 기리고 무엇을 기념하는 날인지는 밝히지 않지만 우리나라의 ‘현충일’에 해당하는 날이 바로 그 날입니다.
우리도 누구나 알아듣기 쉽게 ‘현충일’을 ‘나라 사랑의 날’로 바꾸는 것이 옳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날을 국가가 공휴일로 삼는 까닭은 이 날만이라도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 부상을 당한 사람, 전쟁에 나가서 죽을 고생을 한 사람들을 다 기억하자는 날입니다.
미국이나 유럽을 다녀보면 어느 시골 마을엘 가도 동네 어구에는 반드시 기념비가 있는데 그 마을에서 1차 세계대전이나 2차 세계대전, 또는 한국전에 나가 전사한 사람들의 이름을 적은 비석들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기념비를 찾아보기는 어렵고 Rotary Club이나 Lions Club이나 J. C. 에서 세운 조형물들이 눈에 뜨일 뿐입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버린다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닐 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허락될 수 있는 ‘영광’도 아닙니다. 미국의 독립전쟁이 치열하던 무렵 Yale 대학을 갓 졸업한 Nathan Hale(1755-1776)은 Continental Army(독립군)에 입대하여 Boston 포위작전에 참여하였다가 Washington 장군 휘하의 첩보대위가 되어 New York 근방에서 활약하다 마침내 영국군에 체포되어, 증거가 확실한 간첩이었으므로, 사형이 확정되었습니다. 그는 영국군의 회유를 물리치고 타협을 거부했기 때문에 처형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말을 한 마디 남기고 그는 태연하게 ‘영광의 길’을 갔고, 그의 이름은 미국 역사에 길이 남게 되었습니다.
나는 나에게 조국을 위해 버릴 목숨이 하나 뿐인 사실을 유감으로 생각할 따름입니다. I only regret that I have but one life to lose for my country
지금으로부터 꼭 60년 전에 New York 시청을 방문했을 때 그 입구에는 그의 동상이 서 있고 그 밑에는 이 말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나는 현충일 새벽에 일어나서 이순신을 생각하고 안중근을 생각하고 윤봉길을 생각하며 이 땅에 한국인으로 태어난 사실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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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5(일) -훌륭한 젊은이들이 있기에- (2958) | | 60년대, 70년대, 구로공단이 우리나라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던 그 시절, 공단 가까이 근로자회관에 강연을 간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시골서 올라와서 공단 공장에서 일하는 여공들의 월급이 3만원이 안 되던 때의 일인데, 다달이 받는 그 액수에서 자기를 위해 쓰는 돈은 1만원이 채 안 되고 나머지는 몽땅 고향집에 보내서 그걸로 동생들 공부를 시킨다는 말을 듣고 내 눈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나에게도 그런 누님이 한 분 있었습니다. 나는 46년 여름부터 대학에 다녔는데 내 누님이 학기마다 등록금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장학금으로 충당한 적도 몇 번 있지만 그 누님의 그 희생이 없었으면 나는 대학을 중퇴했을 지도 모릅니다. 내 누님은 양장 한번 제대로 하고 다닌 적도 없고 어머님이 손질해 주시는 치마저고리만 입고 다녔고 얼굴에 분 한번 찍어 바르는 일도 없고, 반지나 목걸이도 없이 매우 소박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 때 그 여공들이 학비를 대주어 학업을 마친 남동생들이 조국 근대화의 일선을 담당했을 가능성이 짙습니다. 누나들은 휴일이 되어도 놀러 나가지도 않고 구두 대신 운동화만 사 신고 열심히 일만 하는 젊은 여성들이 많다는 말을 관장이 내게 해 주었습니다. 나는 그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오늘도 마음 깊이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조카 하나를 아침에 학교 문 앞에까지 데려다 주는 것이 나의 취미인지라 등교시간, 출퇴근 시간에 서대문 네거리를 지나는 일이 많습니다. 그 시간에도 늘 씩씩하게 생긴 남녀가, 특히 씩씩한 젊은 여성들이, 직장을 찾아 활보하며 당당하게 갑니다. 1,500원짜리 주먹밥을 파는 청년도 거기 있는데 아마도 바빠서 아침을 못 먹고 출근하는 사람은 그걸 한 덩어리 사 먹으면 조반이 될 것입니다. lip-stick도 바르지 않은 입술에는 건강이 넘치고, 그들의 곧은 자세와 당당한 걸음걸이를 바라보는 내 눈에는 기쁨과 희망이 넘칩니다. 되도록 아껴 쓰며 동생들을 돌보고, 결혼 비용도 조금씩 적립하는 똑똑한 아가씨들도 있어 보입니다.
까닭 없이 내 가슴이 감격에 벅차오르고 나는 마음속으로 저를 위해 기도합니다. “뉘 집 딸인지는 모르나 회사에 출근해서 일 잘하고 윗분들에게 사랑 받고, 훌륭한 남성을 만나 결혼하여, 건강하고 총명한 아들‧딸 낳아 행복하게 살게 하여 주시옵소서.”
저런 ‘훌륭한 젊은이들이 있기에’ 김 노인의 노년도 매우 즐겁습니다. 조국의 내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나는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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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4(토) -DNA의 문제아닌가?- (2957) | | 사람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 유전이냐 환경이냐 하는 문제는 간단하게 결론이 얻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부모가 머리가 좋아서 공부를 잘 하면 그 아이들도 자연 머리도 좋고 성적도 우수하다는 것이 상식에 속하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미국의 소리 방송>으로 한때 명성이 자자하던 황재경 목사는 총각시절에 사귀던 여성들이 많이 있었지만 막상 장가를 들어야 할 단계에 이르러서는 이화여전의 학적과를 찾아가 성적을 알아보고 성적이 제일 좋은 처녀를 점찍었다는 말을 들을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개천에서 용이 난다”는 속담은 집안이 가난하고 부모도 초라하지만 아들‧딸이 대단하게 출세하는 집안이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생긴 속담인 것 같습니다. 정승 가문에서 정승이 나오는 반면에 남의 가게에 머슴으로 들어갔다가 그 가게의 주인이 되는 경우도 간혹 있으니, 어떻다고 잘라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중국 천자 주원장이 거지처럼 살던 그 시절에 그가 명나라 태조가 되리라고 누가 짐작이나 했겠습니까?
이런 문제를 가지고 야단법석을 하던 나라가 (구)소련이었습니다. 스탈린에게 “유전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가르친 사이비 생물학자가 있어서, 스탈린은 이 사람의 학설을 신봉한 나머지 유전학 연구를 전면 중지토록 하였습니다. 베리야예프 같은 유명한 학자도 연구소의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답니다. 그 독재자가 1953년 죽은 뒤에야 유전학 연구를 속개하여 학계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는데 그가 실험용으로 쓴 동물은 ‘여우’였습니다.
그는 순한 여우만을 연구대상으로 삼고 그런 여우만 골라서 암놈‧수놈이 교미하게 하여 우선 1대로부터 50대까지 끼리끼리만 짝을 짓게 하였더니 50번째에는 모든 새끼의 50%가 순한 여우가 나왔답니다. 100번째에는 아마도 100%가, “물지도 않고 으르렁거리지도 않고 할퀴지도 않는” 얌전한 여우 새끼만 태어나게 되겠지요.
유전자란 없는 것이니, 공산당이 “하면 된다”는 이론 아닌 이론으로 스탈린의 비위를 맞추던 그 사이비 학자의 권유를 따라 보리농사를 개혁적으로 했다가 농사가 망해서 낭패를 보기도 하였답니다. 유전자의 개량은 가능해도 DNA를 무시하는 처사는 모두 실패하게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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