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 자재·토양소독으로 ‘빼는 농사’ 실천
김영국 씨(55)는 20년 전 전북 익산 망성면에서 참외 농사를 시작했다. 몇 년 뒤 재배 기간이 짧고 도매시장 출하가 꾸준한 상추로 작물을 바꿔 현재 1만 9800㎡(6000평) 규모로 재배 중이다. 김씨는 마을에 상추 농사를 처음 도입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지역농협을 통해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동화청과로 상추를 출하해 최상품으로 인정받았어요. 이후 형제와 이웃 등도 재배를 시작해 지역 내 상추 농가가 많이 늘었지요. 형제 여덟 중 다섯이 저를 따라 같은 마을로 귀농해 상추 농사를 짓고 있고요. 가락시장에 익산 상추를 본격적으로 알린 자부심도 있지만, 상추의 고품질과 최고 가격을 계속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김씨는 영양을 공급하고 병충해를 막으려 자재를 투입하는 대신, 미생물과 태양 등 자연의 힘으로 과한 것을 빼내는 농사를 짓는다.
[6~8월, 물 흠뻑 주고 15일 밀폐해 토양소독] 시설재배는 한자리에서 오랫동안 작물을 쉬지 않고 재배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토양 내 영양 불균형, 바이러스 증가 등 토양 환경이 점점 불량해진다. 이로 인해 토양에 문제가 생기면 태양열을 이용하거나 약제를 써서 토양을 소독한다. 이 중 태양열 소독은 한여름에 작업해야 해 힘들고 작물의 재배 작기를 맞추기 어렵다. 이에 많은 농가가 토양소독제 등을 이용한 약제 방제를 한다. 김씨는 비닐하우스 30동으로 규모가 상당함에도 해마다 태양열 토양소독을 하고 있다.
“토양 속 유해물질과 병균 등을 빼내는 방법으로 태양열 소독만 한 게 없어요. 6월에서 8월 사이, 비닐하우스 내부 토양에 흘러내릴 정떵로 흠뻑 물을 줘요. 일주일에 걸쳐 2~3차례 물을 준 다음 토양에 비닐을 덮고 비닐하우스 앞뒤 문을 닫아 밀폐해요. 이 상태로 한여름 햇빛 속에 15일 동안 두지요.” 작물과 잔사를 모두 제거한 다음 소독을 진행하므로, 최소 한 달 이상이 걸린다. 김씨는 농작업이 바쁘거나 다음 작기 재배로 시간이 부족할 때는 약식으로라도 태양열 소독을 한다. 비닐하우스를 밀폐하기 전에 토양에 물 주는 횟수를 1번으로 줄이고 밀폐 후 일주일 두는 식이다. 김씨는 대부분의 농가가 효과를 알지만, 시간과 비용 때문에 꾸준히 실천하기 어려워한다? 말했다.
“여름 고온이 심해지면서 토양소독 과정에서 비닐하우스 바깥 비닐이 녹아서 외부 골조 파이프에 들러붙기도 해요. 그러면 비닐을 교체해야 해 토양 소독제를 쓰는 것보다 비용이 많이 들죠. 하지만 일반 비닐보다 두 배 정도 비싼 비닐을 쓰면 녹는 현상이 없어서 그걸로 교체했어요. 비용도 들고 힘도 드는 작업이지만 소독 효과가 확실해 앞으로도 계속할 생각이에요.” [미생물 연중 살포, 과다 양분 분해·작물 생육 도와] 토양이 정리되면 밑거름을 준다. 9월에서 10월 사이에 유기질 퇴비를 넣는데, 일반적인 시비량의 3분의 1만 준다(660㎡ 기준 600㎏). 대신 미생물을 적극 활용한다. 상추 모종을 넣을 자리에 입상 미생물 자재를 한 줌(30g 안팎)씩 넣은 다음 모종을 심는다.
“15년 전부터 미생물 자재를 쓰고 있어요. 당시 상추에 연작장해가 심해서 뿌리가 잘 안 내리고 시들기를 반복했거든요. 작물이 어릴 때 뿌리에 자재가 직접 닿으면 가스가 발생해 장해가 나타나는데, 이건 괜찮더라고요. 상추 심을 두둑 위에 뿌리고 곧바로 모종을 심어도 문제가 없고요.” 미생물은 토양 속에 남는 양분을 분해하는 역할을 해 질소 과다와 염류집적 문제가 해결된다. 아주심기 후에는 미생물 자재와 유용 미생물(EM)을 함께 쓴다. 농업기술센터에서 공급하는 EM은 재배 규모에 따라 공급량이 다른데, 김씨는 한 달에 160ℓ를 받는다. 미생물 자재와 EM 등을 섞어 액비를 만들어 일주일에 한 번씩 꾸준히 준다.
“미생물을 주기적으로 뿌리면서 유기질 퇴비나 영양제 등 자재를 쓸 일이 줄었어요. 미생물이 토양에 남은 양분을 분해해 작물이 다시 쓸 수 있게 만들어준 덕분이죠. 특히 여름 재배 상추의 초기 뿌리내림이 잘되고, 생육 기간에 병해충과 생리장해에 견디는 힘이 생겼어요. 미생물을 적극적으로 활용 하면서 상추 색이 선명해지고 저장성과 맛이 향상 돼 소득 면에서도 도움 됐고요.” 김씨가 물 줄 때마다 함께 뿌리는 것이 있다. 칼슘 등 12가지 미량요소다. 비닐하우스 1동을 기준으로 수십~수백g의 소량이다.
“고온 다습한 한여름에는 잎채소 재배 농가 대부분이 칼슘제를 엽면시비해요. 이때 제품에 표시된 용량과 횟수를 따르지요. 저는 작물 상태에 맞춰 살포량과 횟수를 조절해요. 한두 번 많이 주는 것보다 적은 양이라도 주기적으로 살포하는 게 효과적이에요. 몇 년간 직접 실험해 얻은 결과죠.” [‘빼슴 농사’로 여름 고온에 대비할 수 있어] 양분을 투입할 때도 관행 비율을 그대로 따르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생식 생장기에는 질소 비율을 높이고 영양 생장기에는 인산, 생육 후기에는 칼슘·칼륨 위주로 시비한다. 하지만 김씨는 전체 양분 투입량은 낮추고 종류별 비율은 비슷하게 한다. 질소는 지금껏 투입한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판단해서다.
투입 양분도 양을 계속 줄이고 있다.
김씨는 빼는 농사가 고온기 작물 관리에 도움 된다고 말했다. 토양 속에 양분이 과다하거나 영양이 불균형한 상태에서 날씨가 더우면, 작물이 지상부? 지하부 모두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뿌리를 못내리기 때문이다.
“고온기에 영양 공급은 오히려 작물에 스트레스를 줄 수 있어요. 적재적소에 물을 충분히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죠. 기온이 올라갈수록 물 관리 시간을 늦춥니다. 보통 이른 아침, 해 진 뒤에 물을 주라고 하는데 이보다 더 늦게 줘요. 한여름에는 밤 12시에 물을 주기도 하죠. 토양 속 열기가 완전히 빠진 다음 물을 줘야 해요.” 김씨는 상추를 수확한 후 멜론을 심어 연작장해를 예방한다. 비닐하우스 30동 중 3분의 1 정도에 봄·여름에는 백색 무네트 멜론, 가을에는 적색 네트 멜론을 재배한다. 연간 생산량은 상추가 4㎏ 상자 2만 개 안팎, 멜론은 5㎏ 상자 600개 남짓이다. 상추는 전량 익산탑마루 조합공동사업법인을 통해 가락시장 동화청과로 출하한다. 멜론은 익산원예농협 등을 통해 판매한다.
“미생물과 태양열을 활용한 빼는 농사를 실천하면서, 20년 된 토양에서 연작장해 걱정을 덜었어요. 상추와 멜론 모두 맛과 저장성으로 인정받고 있고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생산비와 투입 자재를 줄여 나갈 생각이에요.”
“지역농협을 통해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동화청과로 상추를 출하해 최상품으로 인정받았어요. 이후 형제와 이웃 등도 재배를 시작해 지역 내 상추 농가가 많이 늘었지요. 형제 여덟 중 다섯이 저를 따라 같은 마을로 귀농해 상추 농사를 짓고 있고요. 가락시장에 익산 상추를 본격적으로 알린 자부심도 있지만, 상추의 고품질과 최고 가격을 계속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김씨는 영양을 공급하고 병충해를 막으려 자재를 투입하는 대신, 미생물과 태양 등 자연의 힘으로 과한 것을 빼내는 농사를 짓는다.
[6~8월, 물 흠뻑 주고 15일 밀폐해 토양소독] 시설재배는 한자리에서 오랫동안 작물을 쉬지 않고 재배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토양 내 영양 불균형, 바이러스 증가 등 토양 환경이 점점 불량해진다. 이로 인해 토양에 문제가 생기면 태양열을 이용하거나 약제를 써서 토양을 소독한다. 이 중 태양열 소독은 한여름에 작업해야 해 힘들고 작물의 재배 작기를 맞추기 어렵다. 이에 많은 농가가 토양소독제 등을 이용한 약제 방제를 한다. 김씨는 비닐하우스 30동으로 규모가 상당함에도 해마다 태양열 토양소독을 하고 있다.
“토양 속 유해물질과 병균 등을 빼내는 방법으로 태양열 소독만 한 게 없어요. 6월에서 8월 사이, 비닐하우스 내부 토양에 흘러내릴 정떵로 흠뻑 물을 줘요. 일주일에 걸쳐 2~3차례 물을 준 다음 토양에 비닐을 덮고 비닐하우스 앞뒤 문을 닫아 밀폐해요. 이 상태로 한여름 햇빛 속에 15일 동안 두지요.” 작물과 잔사를 모두 제거한 다음 소독을 진행하므로, 최소 한 달 이상이 걸린다. 김씨는 농작업이 바쁘거나 다음 작기 재배로 시간이 부족할 때는 약식으로라도 태양열 소독을 한다. 비닐하우스를 밀폐하기 전에 토양에 물 주는 횟수를 1번으로 줄이고 밀폐 후 일주일 두는 식이다. 김씨는 대부분의 농가가 효과를 알지만, 시간과 비용 때문에 꾸준히 실천하기 어려워한다? 말했다.
“여름 고온이 심해지면서 토양소독 과정에서 비닐하우스 바깥 비닐이 녹아서 외부 골조 파이프에 들러붙기도 해요. 그러면 비닐을 교체해야 해 토양 소독제를 쓰는 것보다 비용이 많이 들죠. 하지만 일반 비닐보다 두 배 정도 비싼 비닐을 쓰면 녹는 현상이 없어서 그걸로 교체했어요. 비용도 들고 힘도 드는 작업이지만 소독 효과가 확실해 앞으로도 계속할 생각이에요.” [미생물 연중 살포, 과다 양분 분해·작물 생육 도와] 토양이 정리되면 밑거름을 준다. 9월에서 10월 사이에 유기질 퇴비를 넣는데, 일반적인 시비량의 3분의 1만 준다(660㎡ 기준 600㎏). 대신 미생물을 적극 활용한다. 상추 모종을 넣을 자리에 입상 미생물 자재를 한 줌(30g 안팎)씩 넣은 다음 모종을 심는다.
“15년 전부터 미생물 자재를 쓰고 있어요. 당시 상추에 연작장해가 심해서 뿌리가 잘 안 내리고 시들기를 반복했거든요. 작물이 어릴 때 뿌리에 자재가 직접 닿으면 가스가 발생해 장해가 나타나는데, 이건 괜찮더라고요. 상추 심을 두둑 위에 뿌리고 곧바로 모종을 심어도 문제가 없고요.” 미생물은 토양 속에 남는 양분을 분해하는 역할을 해 질소 과다와 염류집적 문제가 해결된다. 아주심기 후에는 미생물 자재와 유용 미생물(EM)을 함께 쓴다. 농업기술센터에서 공급하는 EM은 재배 규모에 따라 공급량이 다른데, 김씨는 한 달에 160ℓ를 받는다. 미생물 자재와 EM 등을 섞어 액비를 만들어 일주일에 한 번씩 꾸준히 준다.
“미생물을 주기적으로 뿌리면서 유기질 퇴비나 영양제 등 자재를 쓸 일이 줄었어요. 미생물이 토양에 남은 양분을 분해해 작물이 다시 쓸 수 있게 만들어준 덕분이죠. 특히 여름 재배 상추의 초기 뿌리내림이 잘되고, 생육 기간에 병해충과 생리장해에 견디는 힘이 생겼어요. 미생물을 적극적으로 활용 하면서 상추 색이 선명해지고 저장성과 맛이 향상 돼 소득 면에서도 도움 됐고요.” 김씨가 물 줄 때마다 함께 뿌리는 것이 있다. 칼슘 등 12가지 미량요소다. 비닐하우스 1동을 기준으로 수십~수백g의 소량이다.
“고온 다습한 한여름에는 잎채소 재배 농가 대부분이 칼슘제를 엽면시비해요. 이때 제품에 표시된 용량과 횟수를 따르지요. 저는 작물 상태에 맞춰 살포량과 횟수를 조절해요. 한두 번 많이 주는 것보다 적은 양이라도 주기적으로 살포하는 게 효과적이에요. 몇 년간 직접 실험해 얻은 결과죠.” [‘빼슴 농사’로 여름 고온에 대비할 수 있어] 양분을 투입할 때도 관행 비율을 그대로 따르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생식 생장기에는 질소 비율을 높이고 영양 생장기에는 인산, 생육 후기에는 칼슘·칼륨 위주로 시비한다. 하지만 김씨는 전체 양분 투입량은 낮추고 종류별 비율은 비슷하게 한다. 질소는 지금껏 투입한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판단해서다.
투입 양분도 양을 계속 줄이고 있다.
김씨는 빼는 농사가 고온기 작물 관리에 도움 된다고 말했다. 토양 속에 양분이 과다하거나 영양이 불균형한 상태에서 날씨가 더우면, 작물이 지상부? 지하부 모두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뿌리를 못내리기 때문이다.
“고온기에 영양 공급은 오히려 작물에 스트레스를 줄 수 있어요. 적재적소에 물을 충분히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죠. 기온이 올라갈수록 물 관리 시간을 늦춥니다. 보통 이른 아침, 해 진 뒤에 물을 주라고 하는데 이보다 더 늦게 줘요. 한여름에는 밤 12시에 물을 주기도 하죠. 토양 속 열기가 완전히 빠진 다음 물을 줘야 해요.” 김씨는 상추를 수확한 후 멜론을 심어 연작장해를 예방한다. 비닐하우스 30동 중 3분의 1 정도에 봄·여름에는 백색 무네트 멜론, 가을에는 적색 네트 멜론을 재배한다. 연간 생산량은 상추가 4㎏ 상자 2만 개 안팎, 멜론은 5㎏ 상자 600개 남짓이다. 상추는 전량 익산탑마루 조합공동사업법인을 통해 가락시장 동화청과로 출하한다. 멜론은 익산원예농협 등을 통해 판매한다.
“미생물과 태양열을 활용한 빼는 농사를 실천하면서, 20년 된 토양에서 연작장해 걱정을 덜었어요. 상추와 멜론 모두 맛과 저장성으로 인정받고 있고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생산비와 투입 자재를 줄여 나갈 생각이에요.”
출처 농민신문 글 김산들 사진 허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