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자 : 2024년 05월 04일
산행거리 : 11.7km
산행시간 : 7시간 39분
출발지점 : 백운계곡국민관광지 주차장
도착지점 : 백운계곡국민관광지 주차장
교통수단 : 자차
산행트랙 :
산행루트 : 백운계곡 주차장(08:27)-1.95km-580봉(09:34)-0.69km(Tea Time10:00~10:20)-흥룡봉(10:22)-0.78km-향적봉
(11:03)-1.37km-도마치봉(12:02)-1.14km(중식12:10~12:30)-삼각봉(13:00)-0.94km-백운산(13:23)-1.88km-봉래굴
(14:26)-1.15km-취선대(15:09)-1.80km(Tea Time15:30~15:50)-백운계곡 주차장(16:06)
오늘의 산행지는 경기도 포천에 속해있는 백운산이다. 기실 나는 백운산이 마냥 낯설지만은 않다. 아니 낯설다니, 오히려 매우 친숙할 뿐 아니라 아련한 그리움과 애잔함이 공존하는 지명이다. 1979년 겨울부터 1980년 여름까지 이 곳 인근 도평리에서 군생활을 하였으니 왜 아니겠는가? 남자들에게 군생활이란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갖게되는 기간이리라. 그 지겹던 기간도 40년이 훌쩍 지난 지금에서야 아릿한 그리움이 자리잡게되었지만, 그 시절을 돌이켜보면 당시에 내가 느꼈던 분명한 감정 하나는 "답답함"이었다. 그 후 10여년이 흐르고 가족동반으로 도평 계곡을 찾은 적이 있었지만, 그 때가 백운계곡이 커다란 비피해를 입은 얼마 안된 시기라 황량함과 쓸쓸한 감정을 안고 돌아왔던 기억이 남아있다. 지금은 그 때로 부터 그야말로 몇십년이 흘렀으니 다시 적지 않은 설레임을 안고 출발한다.
그러나 백운계곡 주차장까지 운전하며 살펴본 백운계곡은 예전 명성을 모두 뒤로 하고 쇄락의 길을 걷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그 옛날에는 주말이면 관광객으로 북적북적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루곤 했건만, 지금은 찾는 이 드문 쓸쓸함만이 나를 맞이한다.
백운계곡을 따라 걷다 우측 계곡을 건너 흥룡봉 방향으로 접어들면 바로 가파로운 오르막이 나타난다. 여기부터 1km 가량은 쉴 틈없이 힘들게 올라야 한다. 그러나 암석 지역은 아니니 난이도가 높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비로서 능선에 올라서면 한숨을 돌이키며 쉬엄쉬엄 오를 수 있다.
도마치봉 전후로 암반 지역이 나타며 때론 로프에 의지하며 산행을 지속하는 잔잔한 재미가 있지만, 이 또한 난이도가 매우 높은 구간이란 할 수 없다.
봉래굴로 내려서는 내리막은 무척이나 가파르다. 게다가 사암지역. 떨어진 돌가루가 낙옆속에 묻혀있어 매우 미끄러운 하산길. 섣불리 방심했다간 커다란 낭패를 당할 수 있으리라. 곳곳에 매여있는 로프가 적지않은 도움을 주었다.
오늘 산행코스에는 얼마나 많은 비경을 간직하고 있으려나, 기대가 컸었건만 그런 비경을 찾아보긴 여려운 어쩌면 다소 밋밋한 산행코스였다. 다만 하산길에 만난 계곡은 아직까지 많은 사람의 손을 탄 흔적이 없는 자연 본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작은 즐거움이 될 수 있었다. 그 길목에서 발 담그고 차 한잔을 즐기니 산행의 고단함이 모두 씯기는 듯한 상쾌함이 오늘 산행의 마지막 선물이었고...
하산 후 귀갓길에 청춘의 한편을 차지했던 예전 부대를 차로 지나며 일별하는데 많이도 변했다. 그 시절 소위 "콘센트 막사"는 흔적없이 현대식 벽돌 건물로 바뀌었고, 주변 마을도 화려한 음식점과 팬션, 전원주택 등으로 예전에 다소 순박하고 투박했던 농촌 풍경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아! 그리고 그 시절 전군에 명성이 자자하던 도평리 막걸리 양조장은 판매총판장이라는 간판을 걸고 있어, 그또한 세월의 야속함을 더하고...어쨌든 흘러버린 다신 돌아갈 수 없는 청춘의 한자락 추억.
아듀! 청춘의 한 조각이여!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