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저녁 고등학교 동창 모임에서 올해 고구마 농사 이야기로 출발했습니다.
어떤 친구는 고구마로 수백만 원의 수익을 거두었다 하고
어떤 친구는 친인척 수십 명에게 택배를 부쳤다고도 하네요.
몇을 제외하고 모두가 텃밭 농사로 고구마는 심어 가꾼 모양입니다.
친구들 나이가 모두 고희를 지났으니 농삿일 중에서 그래도 힘이 덜든다는 고구마 농사인 듯합니다.
오늘 이야기는 '고구마'입니다.
친구들이 태어난 50년대 초입만 해도 쪼개서 심는 감자와 달리
순을 틔어서 심어야 하는 고구마는 그 방법이 어려워
흔히 재배하지 않았기에 매우 귀한 식물(食物)이었습니다.
6~70년대까지도 흔하진 않았습니다.
고구마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일본을 통해서입니다.
아메리카의 열대지방이 원산지인 고구마가 어떻게 일본에 전해졌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우리나라에는 조선 선조시절인 1763년 조엄(趙儼 1719~1777)이
일본에 통신사로 다녀오면서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마도에서 한 농부가 기근 때 고구마로 부모를 봉양했다고 해서
별칭으로 '코우코(孝行)'와 감자를 뜻하는 'ジャガイモ(쟈가이모)'의 '이모(イモ)'를 합쳐
'효행감자'라는 뜻으로 '코우코이모(孝行イモ)'라 불렀는데,
이 말이 고구마가 들어오면서 함께 전해져서 '고구마'가 되었다고 합니다.
제가 텃밭 농사를 시작하지도 어언 십수년이 지났습니다.
첫해부터 쭉 고구마 농사를 이어왔으니 해마다 열 몇 상자씩 수확하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나누고, 남는 것은 제 겨울나기용 먹거리로 저장합니다.
전자레인지에 돌리거나 삶으면 훌륭한 간식을 넘어 한끼 식사도 되거든요.
따끈한 군고구마나 차갑게 식은 삶은 고구마를 나누어 먹는
달달한 사랑이 넘쳐 나는 가을이기를 비손합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