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youtube.com/watch?v=KHoiyKOxslo&feature=player_embedded
요즘 뉴욕에서 스낵맨이라는 사람이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지하철 안 싸움판을 아주 손쉽게 말렸다고 하는데요,
그 비결..그냥 과자를 열심히 먹은 것 밖에는 없다고 합니다. - OBS 경인TV 뉴스 중-
오늘 이것저것 둘러보다가 본 영상인데요. 재밌기도 하고, 멋있기도 해서 올려봅니다. 요즘들어 ~녀, ~남이 부쩍 많아지잖아요.
저 역시 그 못지 않은 사람들을 마주친 적이 꽤 있습니다. 어릴 때라면 술자리에서 무용담 삼아 얘기하겠지만 이젠 뭐 그럴 나이도 아니고 딱히 말할 데가 없더라고요. 잠도 안오고, 심심해서 써봅니다.
요약체로 간략하게 쓸게요.
1. 담배남
2007년 가을. 퇴근길에 오른 5호선
어디선가 매캐한 냄새가 남.
열차 칸막이 안에서 담배피는 남자발견.
말리는 이 없음.
일단 외모 스캔.
일용직 노동자의 포스. 체격 만만치 않음.
순간 갈등.
객실에 있는 신고센터 전화번호를 찾아 전화를 검.
안받음. 그 남자에게 다가감.
나 - "아저씨 지하철에서 담배피면 안됩니다"
그 남자 날 째려봄. 움찔. 나도 노려봄.
나 - "끄세요" ...
그 남자 바닥에 담배 버리며 "C8"
나 - 순간 욱함 "주워요. C8"
그 남자 꽁초 주워서 다른 칸으로 이동함.
쫒아가고 싶었지만 퇴근길이라 넘 피곤했음.
그 칸에 타고 있던 아주머니께 칭찬받음.
2. 욕설남
2009년 1월 말 경
홍대입구에서 강남 방향 2호선에 탑승.
시끄러운 욕설과 고함소리 들림.
등산복 차림에 선글라스를 낀 중년 남성 발견.
불특정 승객에게 욕설.
좌석에 앉아있는 승객의 다리 사이를 밟고 올라서서 짐 올리는 선반을 붙들고 욕설을 퍼부음.
여자 승객에게 행패부림.
열차 안엔 꽤 많은 이들이 있었으나 말리는 사람 없음.
갈등 안함. 다가가서 그 아저씨 뒷덜미 잡고 끌어내림.
상대적으로 공간이 확보된 열차사이 문 앞으로 데려감.
그 남자 "넌 뭔데 씨삐리리야~경찰이냐! 경찰복 벗겨줄까? 삐리리리~"
나 - "공공장소에서 사람들한테 왜 이럽니까?"
그 남자 "계속 삐리리리~"
나도 모르게 주먹이 그 사람 눈 앞까지 감.
그 때 노약자석에 계시던 할머니 "저 사람 아까부터 사람들 괴롭혔어. 혼내줘요"
나 - 그 남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감. "아저씨 같이 내려요"
그 남자 갑자기 차렸자세로 돌변. 공손하게 말함. "저...집에 가야 되는데요."
나 - 순간 멍~~~"그래도 내려요"
끌고 내려서 역무원에게 데려간 후 자초지종 설명.
당시 여친에게 이 사건 얘기함.
여친 - "그러다 봉변 당...(날 빤히 훑어 봄) 그래도 사람은 때리지마" .............
3. 가래침 남
2011년 7월 어느 날. 2호선 강남 방면.
모 방송국 최종 발표 앞두고 극히 예민한 상태였음.
신림에서 노숙인 탑승.
검은 비닐봉지를 흔들며 열차 안을 왕복함.
바닥에 가래침을 자꾸 뱉음.
여자 승객에게 일부러 부딪힘.
사람들은 가래침 없는 곳으로 이동.
왜 아무도 안말림?
열차 내 불편신고전화는 또 전화 안받음.
그 노숙인에게 다가감. 손목을 잡음.
노숙인 - "뭐야 삐리리리~" 뿌리치려 함.
어? 이 노숙인 힘 좋음. 더 세게 잡음.
열차가 역에 도착하길 기다림.
문 열리자 밖으로 밀어냄. 힘들었음. 생각보다 멀리 밀려나서 미안했음.
사람들 다 쳐다 봄. 무안함.
구석으로 가서 고개 숙이고 휴대폰 고스톱 침.
- 끝 -
첫댓글 조심하셔야 되는게... 지하철에서 행패부리는 사람 때리면 안됩니다... 그것도 자해 공갈단이 있습니다.. 3년전에 후배가 지하철에서 행패부리던 사람 말리다가 화나서 때렸다가 돈 물어 준 적 있구요... 얼마전에 한 학생이 제가 퇴근하는 지하철에서 같은 일이 있어서 같이 경찰서 가서 진술 해 줬는데.. 일단 폭행으로 걸리니 합의를 볼 수 밖에 없더군요.... 요새는 때리면 안되요...
일단 멋진 분이시네요....
훌륭한 언론인이 되시길...
띠용 멋지시네요~
불편신고전화라는게 있었군요(그러나 유명무실 ㅠㅠㅋㅋ)~근데 글쓴님 멋지심 ㅎㅎ
보통은 이런 용기 내기 쉽지 않죠ㅠ 괜히 얽히는 일도 있고, 오히려 그러다 당하는 경우도 있고요. 요즘 세상이 워낙 무서우니까요..ㅎ 그러기에 님은 더욱 대단하신듯 ㅎ 근데, 불편신고전화는 있으나 마나네요. 헐. 지하철에 이런 것부터 먼저 항의해야 할듯.
글쓴님 멋져요 ㅋ 스낵맨은 차도남 ㅋㅋ
좀 멋있는 거 같아요. 나란 남자. 상남자.
우와 완전멋있어요!!!!!!!!!!! 때리진 마시구요 이런이런 님처럼 자해공갈단있을수도 있고 하니까요~ 진짜 용기 있고 멋있으심!!!
굿. 뒷이야기들 표창장 전달합니다. 부상은 담에 만났을 때..ㅎ
굳이 뭘 바라고 한 행동은 아닌데. 으흐흐.
그나마 님은 남자라서. 저는 전에 지하철승강장에서 담배피는 아저씨한테 여기서 담배피면 안된다고 했는데 개무시당했음
님이야 말로 진정한 용자십니다. 하지만 역무원에게 얘기하시는 게 더 안전하셨을듯 싶어요. 세상이 워낙 험해서요.
걱정해주신 부분 감사합니다. 그 정도 사리분별은 하는 넘이니 심려마세요.ㅎㅎ.
첫번째 정도까지의 오지랖(님을 비하하는게 아니고 제가 그 정도 밖에 안된다는 자성입니다.)은 있었던 거 같은데, 2~3번째는 정말 용자시군요. 님같은 분이 많아야 대구 지하철 화재 사건 같은게 안생길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위와 같은 행동으로 수십명의 인명을 이미 구하신 걸지두요.(나비효과) (치안은 행동하는 지성이 많으면 자연스레..라는 생각도..) (몸 좀 만들어야 겠구나.. 하는 생각도 덤으로 ㅋ)
저도 몇년전에 집앞에서 교복입고 담배피는 무리들이 있어 손으로 얼굴을 몇번 어루만져줬더니 그 다음부터 동네에서 보면 '형형' 하면서 인사 잘하더군요.. 얘들이 착해서 다행이었죠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