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의 저주 청계 박원철 먼 먼 옛날 에덴이라는 마을에 아담이라는 건강한 남자와 하와라는 아름다운 여자가 살았습니다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도록 하느님이 특별히 으뜸가는 일꾼과 협의해서 만든 창조물 중에 가장 띄어 난 피조물이었습니다 그들이 생명 나무 그늘에서 사랑을 나누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은 하느님께서 "참 좋다, 심히 좋구나"하고 자신의 창조 기술을 자화자찬할 만큼 아름답고 보기에 좋은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창조의 날이 저물기도 전에 이들은 자기들이 다스려야 할 땅에 기는 한 간교한 미물의 유혹에 굴복하고 맙니다 이제 더 이상 의를 향한 그들의 열심은 과녁에 꽂치기 못하고 한사코 빗나갑니다 그의 후손 대대로 이름난 사냥꾼도 많았지만 누구도 잃어버린 과녁을 맞추는 이는 없었습니다 빗나가고 이르지 못할 뿐입니다 이제 아담은 저주를 받아서 그 날로 사형이 집행됩니다 영원히 멈추지 않고 박동 할 그의 놀라운 심장의 기능은 정지되고 본래의 소재였던 흙으로 돌아 가기 위해서 신속히 해체가 시작됩니다 그의 다스림을 받았던 미물들이 그의 존귀한 몸을 분해합니다 그래서 그의 몸은 구더기가 먹어서 구더기의 일부가 되기도 하고 나무가 흡수해서 나무가 되기도 합니다 그 나무 이파리를 짐승이 뜯어 먹어 짐승이 되기도 하고 그 짐승을 능한 사냥꾼인 니무릇이 잡아 먹어 그의 냄새나는 배설물이 되기도 합니다 참으로 무서운 저주입니다 그 저주는 지금까지 계속되어서 오늘 우리가 먹은 어떤 음식물에 그의 해체된 몸의 일부가 들어 있을 지 모릅니다 천 갈래 만 갈래 흔적 없이 계속되는 무서운 해체 속에 우리는 그의 몸의 일부였을 지 모르는 지금 이 공기 중의 먼지를 마시면서 조물주에게 충성스럽기 못함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이 세상의 해체가 이제 곧 시작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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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 영상시
아담의 저주
풍경지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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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2 06:49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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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어느 곳이든 꼭 엇박자를 내는이가 존재하기에 인간이고 짐승이고 미물이겠지요.
아니면 모두 다 신의 경지에 다다를텐데 말입니다.
세상만사 처음부터 끝까지 이미 다 아시는 그분이
피조물인 우리가 완전치 못함을 벌써 아시고
본인 스스로가 대속물이 되어 우리속에 들어오셔야 함을
다 알고도 지은 아담이고 하와,,,
뱀이 꼬실것도 아담이 넘어갈 것도
생명과보다 선악과를 먼저 따 먹을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