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탑 쌓기
- 전병호
누구든지
탑 꼭대기에 올려놓은 돌이 되고 싶을 거야.
하지만 너는 그렇게 하지 말렴.
이미 쓰러지지 않을 높이까지
쌓아 올린 것이기 때문에
돌 한 개를 더 올려놓는 순간
아마 탑을 무너뜨리게 될 거야.
그래도 돌을 올려놓고 싶다면
크고 넓적한 돌을 주워 바닥에 놓으렴.
뒤에 오는 사람이
돌을 올려놓고
또 뒤에 오는 사람이 돌을 올려놓아
마침내 탑이 우뜩 솟아오르는 것을 보게 될 거야.
그때 너는 알게 될 거야.
나를 버림으로써
모든 돌을 품고
스스로 탑이 되는 것을.
나는 받침돌을 놓을 테니
네가 탑이 되렴.
ㅡ 동시집 『녹두꽃의 노래』 (초록달팽이,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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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행열의 맨 앞에 서거나,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르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그 자리는 그리 넓지 않아서 극소수만 차지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의 학교 제도는 그런 기본적 욕구를 채워주려고 벼라별 방법을 다 써 봤습니다
일일반장, 주반장 월반장도 두었고, 학기제 학년제 반장도 써 봤지요
어른이 되어서도 임기를 정해서 대표자나 우두머리를 선출했습니다
내가 속한 단체의 대표, 지역의 시의원 국회의원 나아가 국가 대표까지 선거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모든 소속에서 나는 진짜 돌탑의 한 층이거나 하나의 돌멩이입니까?
맨 아래층 받침돌입니까, 내 위에 어떤 것도 두고 싶지 않은 뾰족한 돌입니까?
큰 돌이 흔들리지 않도록 사이사이에 끼워두는 작은 돌멩이일지라도 탑의 일부인 것을...^*^
첫댓글 남이 공들여 쌓은 탑을 마음에 안든다 헐지 말고 바닥부터 다시 시작하라는 것, 세상을 받칠 크고 넓적한 돌을 찾아 (공부하고 깨우치라) 너를 알라는 것! 얕은 지식으로 사물을 가르치고 훈계하지 말라는 것 남 탓을 하지 말라는 것 무엇을 얻으려면 한 가지는 내어주는 법 그게 세상 이치이고 그래야만 더 큰 세상을 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