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탑
- 이승현
돌탑을 허물다 보면 들리는 무엇이 있다
돌과 돌 층간 사이 흐르는 빛의 여울
활 없이 속내를 켜는 큰 산, 먼 강물 같은
점이면 점 하나로 선이면 선 하나로
햇빛과 장대비로 덧칠하며 쌓아왔던
살아온 이력만큼만 들을 수 있는 그런 소리
가슴속 말간 물로 돌탑을 풀어낼 줄 알면
돌 하나 내릴 때마다 산 하나가 다가와 앉고
바람도 탑돌이하다 듣게 되는 제 목소리
ㅡ《시조미학》 (2024,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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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동해안 대륙붕에서 엄청난 원유가 매장되어 있을지 모른답니다
알게모르게 지난 17년 동안 산유국이었다가 뒷전으로 밀려났으니 귀가 번쩌 열립니다
지지율이 워낙 바닥인 대통령이 직접 발표했으니 모두가 의심하는 눈초리입니다
시추 성공 가능성이 20%라는 게 긴가민가 싶기는 해도 시도해볼 필요는 있겠지요
먼 옛날 공룡들이 활개치던 땅이었으니 바닷속 지하 사정을 어찌 다 알겠습니까?
산다는 것이 가능성만 있다면 바늘 구멍도 헤집으며 살아보는 것이지요
산천경계 곳곳에 서있는 돌탑 하나하나를 일일이 허물지 않더라도
민초의 간구를 대충 짐작하며 살 수 있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