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은, 신앙(가천교회) 22-18, 동생들이 놀러 가도 됩니까?
“목사님, 안녕하세요?”
“네, 정진호 선생님. 어제는 잘 들어갔습니까?”
“마중하고 배웅해 주신 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
“그래요. 좋습니다. 아! 혹시 22일인가요? 토요일에 주일학교 동생들이 놀러 가도 됩니까?
정진호 선생님 시간이 어떻게 되시는지….”
“잠시만요, 목사님! 지금 바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와! 이렇게 빨리?’
바로 어제, 월평빌라가 가까이에 있었다는 이수정 성도님 말에
언제 주일학교 아이들이 은이 집에 놀러 가면 좋겠다고 목사님이 제안했는데,
하루 만에 날짜를 잡아 주셨다.
설레는 마음으로 얼른 일정을 확인하고 대답한다.
“목사님, 그날 좋습니다! 제가 근무하지 않는 날이기는 한데, 나올 수 있습니다.”
“아이고, 그렇습니까? 가도 됩니까? 괜히 일을 만드는 건 아닌지 미안하네요.”
전화 통화라 보이지도 않을 텐데, 힘껏 손사래 치며 말한다.
“아닙니다, 아닙니다. 언제든지 오셔도 됩니다.
지난번에 말씀드렸다시피 그렇게 오가는 게 은이가 바라는 일이고 제가 바라는 일입니다.
그렇게 돕기 위해서 제가 일하는 거고요.
주일학교 동생들이 ‘같은 교회 형, 오빠 집에 놀러 간다’ 생각하고 편하게 오면 좋겠습니다.
실제로도 그렇고요.
간식 같은 걸 준비할까요? 은이가 동생들 올 시간에 맞춰서 피자를 주문해 놓겠습니다.
같이 맛있게 먹고 놀면 좋겠습니다.”
설레는 마음에 기다렸다는 듯 계획과 구상이 줄줄이 쏟아져 나온다.
사회사업가로 입주자와 새로운 일을 하나하나 이루어 갈 때마다
언젠가 바랐던 꿈과 기대가 불쑥 떠오른다.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 그러면 좋겠다, 언제 할 수 있을까?’
선배 사회사업가가 쓴 기록을 읽으며, 꿈꾸었던 막연한 미래가
지금 내 앞에 성큼 다가온 것을 실감하며 더없이 기쁘다.
1.
“인성이와 친한 아이들이 있는데, 인성이 집에 놀러 가고 싶대요.
곧 학년 올라가면 못 갈 것 같아서요. 방학하는 날 어때요?”
하굣길에 학교 선생님과 몇 마디 주고받다가 인성이 친구들을 초대하게 되었습니다.
집에 초대하는 게 좋을까? 식당에서 만날까? 인성이 집에 온다는데 선뜻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인성이는 어떨까, 아이들은 또 어떻게 생각할까? 시설이라서 주저했습니다. 인성이와 아이들에게, 어머니에게 물어봤습니다. 인성이는 마냥 좋다고 했습니다. 어머니는 달랐습니다.
“인성이 친구들이 놀러 오는 건 좋은데… 조금 걱정돼요.
혹시 아이들이 와 보고 안 좋게 생각하면, 인성이에게도 안 좋을까 봐. 아직 어리잖아요.”
어머니 생각을 학교 선생님과 나눴습니다.
“그러잖아도 아이들에게 설명했어요. 어떤 곳인지, 오빠는 왜 거기 사는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이야기했어요.
그랬더니, 우리 친척 중에 몸 불편한 사람 있어요, 우리 엄마 친구 중에 몸 불편한 사람 있어요,
선생님은 우리가 아기인 줄 아세요? 다 알아요, 하지 않겠어요? 참 기특하죠. 예쁘고요. 괜찮을 겁니다.”
학교 선생님 말씀을 어머니에게 전했더니 마음을 조금 놓았습니다. 선생님 말씀처럼 아이들도 자기 생각이 있을 겁니다. 어울리며 생각을 넓히고 다듬기도 할 거고요. 그러니, 그럴수록. 「2013년 2월 15일 일지, 임우석」
『월평빌라 이야기 2』 75~76쪽, ‘인성이 오빠 집에 놀러 가도 돼요?’ 발췌
2.
은성이 친구들이 집에 놀러 왔다. 같이 저녁을 먹고 놀다가 갔다.
학교 마치고 돌아온 은성이가 “애들 네 명이랑, 선생님 두 분 오신대요.” 한다. “그래? 선생님이 카레랑 치킨너겟 했는데 좋아할지 모르겠다.” “맛있는 냄새가 나요. 숟가락은 내가 챙길게요.”
5시 30분이 되어서 은성이가 숟가락을 챙겼다. “아, 힘들다. 몇 개 더 해야 되지?” 말로는 힘들다고 하면서 웃고 있다. 은성이가 상을 차렸다.
드디어 친구들이 왔다. 오늘도 학교에서 봤을 텐데 뭐가 그리 좋은지 쉴 새 없이 수다를 떤다. 밥을 다 먹고 은성이와 친구들이 주방에 모였다. 뭐 하냐고 물었더니 은성이랑 같이 달고나를 만들고 싶어서 준비를 해 왔단다. 선생님들이 올 때 사 온 케이크도 먹고, 친구들과 함께 만든 달고나도 먹었다. 이야기도 실컷 하고, 사진도 찍었다.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밖에 있는데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임우석, 2015. 2. 4, 일지」
『너의 바다가 되어줄게』 31쪽, ‘선생님과 친구들 놀러 온 날’ 발췌
2022년 10월 10일 월요일, 정진호
와! 꿈을 꾸고 늘 상상하던 일들이 순식간에 파도가 밀려들 듯이 쏟아져 안깁니다. 은이가 교회 다니며 의지하고, 함께 예배드리는 동생들도 놀러 오고! 벌써 설렙니다. 은이도 그렇겠지요? 오늘이 참 기억에 오래 남겠습니다.
박현진
은이 집에는 찾아 오는 사람이 많아요. 좋습니다. 신아름
2013년, 2015년 그리고 2022년! 역사는 계속된다. 꿈꾸며 머릿속으로, 동료들과 구상하며 품었던 일을 현실로 겪으니 정말 기쁘겠습니다.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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