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훈, 신앙(창남교회) 24-1, 52주 동안 쓴 말씀을 모아
전성훈 씨가 자리에서 일어나 가방을 챙긴다.
검은색 가죽으로 된 크로스백을 꺼내 성경책과 필통을 담는다.
아직 덜 챙긴 게 있는지 서랍을 몇 번이나 여닫으며 분주하다.
깊은 데다 넣어 두었던 원고지를 찾았다.
김영문 집사님이 손수 만들어 주신 거라던 동료에게 들은 말이 생각난다.
매주 목요일 오후 세 시, 일주일에 한 번, 김영문 집사님과 성경 공부를 시작한 건 2021년인 듯하다.
「2022년 개인별 지원 계획서」에 언급되었다가 같은 해 1월 기록에 집사님이 처음 나온다.
전성훈 씨를 돕는 사회사업가로서 이 공부에 유익이 크다고 생각한다.
집사님이 설명하는 구절을 전성훈 씨가 필사한다.
말씀을 듣고 쓰며 신앙의 본질에 한 걸음 가까워진다는 데 첫 번째 유익이 있다.
대형 교회에 출석하며 느끼는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 주선의 아쉬움을 채워 준다는 게 두 번째 유익이다.
한 주에 한 번이라는 시간의 정기성, 이를 오롯이 집사님과 전성훈 씨 두 분이 채운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새해 첫 공부라 전성훈 씨 동행에 전임 동료가 함께했다.
집사님에게 미리 말씀드려서인지 빵과 커피를 준비해 내주셨다.
다과를 사이에 두고 집사님이 이 공부에 품은 뜻을 밝힌다.
처음이라 그런지 집사님과 사회사업가 두 사람은 다소 어색한 자세로 이야기를 주고받는데,
전성훈 씨는 먹느라 바쁘다.
하나쯤은 먹고 싶었는데 무슨 맛인지 모르는 채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 주에 한 번씩 만나면 일 년에 52번이 되지요.
성훈이가 52주 동안 쓴 말씀을 모아서 하나로 엮으면 참 좋겠네요.
‘그동안 이렇게 공부했구나.’ 하면서요.
성훈이한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 잘하고 있습니다.”
돌아오는 길, 세 사람이 탄 차에 충만한 기류가 가득하다.
전임 사회사업가는 그동안 일한 것을 돌아보며 뿌듯하고,
후임 사회사업가는 올해 계획과 구상으로 설렌다.
당사자는 배가 부르다.
동시에 뿌듯하고 설레기도 했을 것이다.
가방 정리를 도우며 원고지를 가득 메운 글씨에 담긴 마음을 읽는다.
2024년 1월 4일 목요일, 정진호
성경 공부할 때 준비물이 많네요. 성훈 씨가 직접 챙기는 것 감사. 작성한 원고는 대단합니다. 신아름
① 사회사업가 정진호 선생님의 뜻, 당사자 성훈 씨의 뜻, 둘레 사람 김영문 집사님의 뜻, 한뜻으로 보입니다. 전임자의 뜻과 수고를 이어 가니 감사합니다. ‘52주 동안 쓴 말씀을 모아’, 목표가 아주 좋습니다. ‘충만한 기류’가 충만하게 전해집니다. ② 한 주만 해도 근사한 작품 같아요. 월평
첫댓글 사회사업가가 생각하는 유익에 더해 의도하지 못했던 유익도 얼마쯤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시내가 들판을 가로지르며 주변에 유익을 끼치듯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