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몰입(沒入)
-중앙대학교불교학생회 창립 44주년 기념 법회 설법자료
법사: 무상 법현스님. 중불 79, 대불련 18년차 서울지부장
(열린선원 원장, 자운암 주지, KCRP 종교간 대화위원,
불교생명윤리협회 집행위원)
첫째, 탄력을 받아야 한다.
탄력을 받는다는 것은 저절로 되어가는 힘을 말하는 것이다. 우주선을 발사해도 지구의 궤도를 돌다가 일정한 속도 이상을 발휘해서 탄력을 받아야 로케트에서 추진체를 통해 우주선이 지구를 벗어나 우주궤도에 진입하는 것이다. 겨울에 눈이 오면 누구나 즐거워하는데 눈사람을 만들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잘 뭉쳐지지도 않다가 어느 정도 크기로 뭉쳐지면 그냥 땅에 대고 굴리기만 해도 눈사람 만들기에 충분한 크기로 뭉쳐지는 것이다. 그렇게 탄력을 받을 수 있도록 처음에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끔 숨고르기를 할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처음부터 그럴 일이 아니다. 탄력을 받을 때까지, 숨을 고르게 해야 할 때까지 열심히 해야 한다.
둘째, 그것의 재미를 제대로 느껴야 가능하다.
재미를 느끼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다. 어떤 것을 하드라도 재미가 있어야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재미있는 일을 하는 것이 최선이고, 꼭 해야하는 의무적인 일이거나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벌칙적인 일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재미있게 할 수 있다면 그것이 어떤 일이든 창조적인 일이 된다. 그것은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되는 것이어서 명상가나 창조적 활동가들이 좋아하고 강조하는 것이기도 하다.
셋째, 긍정하라.
긍정적인 마음, 긍정적인 말, 긍정하는 표정, 긍정하는 태도를 가지려고 노력하라. 그러면 긍정적인 결과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의 행동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거나 좋지 않은 마음 상태에서 온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육체적이고 물리적인 조건도 살펴야 하지만, 심리적이고 화학적인 상태도 살펴야 한다는 것이 프로이드심리학의 출발이다. 그런데 너무 이상행동과 그 배경에 치우치면서 원인 또한 성적 욕구에 대한 해소와 불만족에 치우치게 해석한 것이 문제이고 대부분 부정적인 것만을 관찰의 대상으로 삼았다. 근래에 이런 경향에 대한 새로운 대안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긍정심리학(또는 긍정의 심리학)이다. 육체와 정신의 질병을 낫게 하거나 보다 더 나은 상태의 행복한 활동이나 삶을 위해서 꼭 필요하고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살펴야 할 것이 바로 긍정하는 힘, 긍정의 힘이라는 것이다.
로베르트 비스마스 디어,벤 딘,앨버트 앨리스,로버트 A. 하퍼,마틴 샐러그만 등 많은 학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실제 사람들의 행동양식 바로잡기와 긍정심리 고취를 통한 행복한 삶,삶의 질 높이기에 활용하고 있는 이론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우리나라 어느 곳을 가더라도 이제는 흔하게 보고 듣는 화장실 벽의 그림과 꽃 그리고 실내를 흐르는 음악이 그리 오래된 것이 아니다. 필자가 불교계의 대표단체인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사무국장으로 일할 때 한 일 가운데 하나가 바로 화장실문화 가꾸기와 템플스테이라는 문화활동이다. 그런데 처음에는 화장실에 그림을 걸거나 꽃을 놓고 음악을 틀어주는 것을 그리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금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지만...
넷째, 일정한 기간 이상으로 해야 한다.
흔히 100일 기도를 많이 한다고 한다. 100일 작전도 하고, 어떤 사람이 취임이나 무슨 일을 시작한 지 100일 되었다고 인터뷰도 하고 새로운 계획발표도 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우리 몸의 세포가 생겨나서 100일이 지나야 다시 새로운 세포로 바뀐다고 한다. 그래서 100일을 말하는 것이다. 그것처럼 무언가를 해서 지금의 상태보다 나아지게 하려면 적어도 100일은 지나야 한다는 말이다. 넷째, 일정한 분량만큼을 해야 몰입하는 것이 가능하다. 물방울이 바위를 뚫듯이, 자그마한 아령이 굵은 근육을 만들듯이 해야 할 일은 반복적으로 그리고 계속해야 결과가 나오고 그 결과가 좋아지는데 적어도 한 번 하는데 30분 이상 그리고 일주일에 3번 이상을 해야 효과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제안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오히려 부담만 주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재미를 가지고 일정한 시간 이상으로 일정한 횟수 이상을 투자해서 탄력을 받으면 그 때부터는 저절로 된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 그렇게 몰입해야 일을 이룰 수 있다. 그것이 변함의 속성이다.
그것이 무상(無常,anicca)의 법칙이다.
탄력을 받아라! 재미를 느껴라! 긍정하라! 일정한 기간 이상 지속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