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과 단일화를 했다가 ‘우리 당에는 정동영도 있고 한명숙도 있다’는 노무현의 말 한마디에 정치 도의가 뭔지 자기의 경솔한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 올지 생각도 없이 투표 하루 전에 파기한 정몽준 때문에 노무현에게는 동정표가 몰렸지만 이회창은 패배했다. 그 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경선을 앞둔 이명박에게 무슨 언질을 받았는지 보통 사람들은 평생 먹고 살아도 될 만한 거액의 당비를 내고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덕분에 수도권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당대표도 지냈지만 4년 간 정몽준이 한 일이라고는 전여옥 같은 독설가와 작당해서 박근혜 씹어대는 일 뿐이었다.
그간의 언행도 마찬가지였다. 다선 의원으로서 혹은 정당의 대표로서 칭찬 받을 일은 눈 씻고 봐도 없었다. 대신 의원의 품위를 떨어드려 빈축을 산 일이 더 많았다. 유세 도중에 질문하는 여기자의 뺨을 건드려 성희롱 시비에 휘말렸고 국감 현장에서 현직 외교부 장관을 향해 반말로 추궁을 하다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서민의 고충을 얼마나 아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시내버스 값 대략 70원 정도...’ 하다가 망신을 자초해 당까지 부자 정당으로 비난 받게 만들었다. 무엇 한 가지도 당에 도움이 되는 일 없이 몇 선의 관록과 권력, 그리고 자고나면 불어나는 돈의 힘으로 버티어 온 정몽준의 나날이었다.
그러 정몽준의 지각없는 언행은 용케 공천심사에서 살아남은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공천을 받자마자 쪼르르 YS를 찾아가 공천 받은 걸 자랑하여 가뜩이나 못난 아들 공천 때문에 노심초사하던 늙은이의 심기를 건드렸고 네티즌들로부터는 엉뚱한 곳에 가서 공천장 받은 인사를 했다는 빈축을 샀다. 정치를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그 공천장이 YS 손에서 나온 걸로 착각하기 꼭 좋은 몰지각한 행동이었다. 그리고는 막상 공천을 준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회와 비상대책위원회를 향해서는 연일 공격을 퍼부어댔다. 공천이 확정 된 후 잽싸게 자기 사람 진수희를 주저앉힌 이재오에 비하면 탈당한 전여옥과 쌍 나팔을 부는 정몽준은 방향감각조차 없는 사람이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공격하다 못해 자기 아버지까지 욕보이는 줄도 모르고 박정희 대통령 욕을 해대는 정몽준은 어제도 기자 회견을 자청해서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향해 당을 사당화하고 있느니 무한책임을 지라느니 하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이 말은 도대체 경우도 없는 말일뿐더러 발언의 타이밍도 못 맞춘 뒷북치기에 지나지 않는다. 거액의 당비 내고 들어와 당에 일점 공로는커녕 해당 행위만 했던 자신이 공천을 받을 2008년 당시에 친박이 공천학살을 당할 때 이명박이나 이재오를 향해서는 입 한번 열지 않았던 정몽준이 이제와서 외부인사로 구성된 공천심사위가 자기 계파 몇 명을 잘랐다고 사당화를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미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 후에 무한책임을 지라고 윽박지르는 행위또한 뒷북치기의 진수다. 무한책임이라니? 자신이 떨어져도 박 비대위원장의 책임이라고 우길 심산이다. 하긴 책임이라곤 져 본적이 없는 정몽준이니 책임이 뭔지도 모르고 어떤 경우에 책임을 지는 건지도 모르는 게 당연하다. 그 정몽준에 비하면 그래도 심대평이 훨씬 낫다. 심대평은 ‘형제간의 우애에 금이 가게 하는 행동은 공당이 할 짓이 아니다’ 라는 발언과 함께 충북 옥천에 공천신청을 냈던 박근영 씨를 공천 탈락시켰다. 말하기 좋아하는 평론가들이 신진 씨를 새누리당에서 공천한 것이 심대평 씨에 대한 예우 아니었나? 고도 하지만 지금 야당과 1, 2위를 다투는 마당에 예우란 말도 안 되는 소리고 그래도 심대평은 정치도의 정도는 안다는 뜻이다.
그 동안 자유선진당 대표 이회창과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충청권의 맹주 자리를 다투던 심대평이라 그저 그렇고 그런 인물로 보았는데 이번에 박근영씨 공천탈락을 결정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래도 인품이 정몽준보다는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만약에 정몽준이 그 자리에 있었다면 두말없이 박근영을 공천시키고 동생이 언니를 공격해대는 모습을 즐겼을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의 신임과 지원으로 현대 왕국을 건설한 아비 덕분에 온갖 호사를 누리면서도 정치적 욕심 때문에 박정희 대통령까지 싸잡아 비난을 해대는 정몽준, 그가 정치도의가 뭔지 형제간의 우애가 뭔지 알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 훌륭한 아비가 남긴 재산 때문에 골육상잔도 서슴지 않았던 형제들 틈에서 자라 우애도 모르고 정치도의가 뭔지도 모르고 의리가 뭔지도 모르는 정몽준보다는 훨씬 나은 인품의 소유자 심대평 덕분에 박 비대위원장이 홀가분한 심정으로 선거 지원에 나서게 된 것이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다! 끝으로 한 가지 기대하는 게 있다면 고심했을 공천심사위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꼴값이나 떠는 정몽준의 모습을 총선 후엔 안보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