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1972년 키신저 스타일 해법’ 구사 [제1491호]
KIMA Newsletter [제1491호, 2023.07.25]
(Left) Fomer Security Advisor Henry Kissinger
to United States Secretary of State during
Richard Nixon’s Administration and (Right) his
present appearance of 100 years old, USA
2022년 11월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담에서 사이드 라인 정상회담으로 개최된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 간 미·중 정상회담에서 제기된 미·중 전략경쟁에 따른 상황 악화를 관리하기 위한 대화 채널과 군사적 우발사태 대비를 위한 ‘해빙(thaw)’ 모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하였다.
최근 중국이 미국과의 해빙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전(前)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 헨리 키신저 박사를 100세의 노령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으로 초청하여 강성 일변도의 대중국 입장을 취하는 바이든 행정부에 “1972년의 키신저 외교 해법(1972 Kissinger-style diplomatic wisdom)”과 같은 모습을 보이라고 암시한 것이었다.
이는 중국이 지난해 8월 2일 미 의회 전(前) 랜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19시간 대만 방문 강행에 따른 미·중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과 중국과 대만 간 대만해협에서의 군사적 긴장 고조에 대해 미국과의 충돌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면서 미국에 선(先)조치 후(後)대 화를 암시한 것이었다.
지난해 2월 중국이 기상관측용이라고 주장하였으나, 실제로 장거리 통신장비와 태양 에너지판이 달린 스파이 풍선을 본토에서 띄워 북태평양을 지나 2월 중순에 미국 본토에 영공에 진입하자, 미국이 이를 스파이 풍선이라며 미 공군 F-22형 스텔스기를 투입해 격추하자, 당시 계획된 미 국무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이 취소되는 사태가 되어 긴장 완화보다, 긴장이 더욱 고조되는 양상을 보였다.
또한, 지난 3월에 중국 전국인민위원회가 중국 국방장관에 2018년 미국이 제재 대상으로 올린 전(前) 당 중앙군사위원회(CMC) 장비개발부장 리상푸 상장을 임명하자, 중국이 미·중 간 해빙을 위한 국방장관 대화를 위해 미국에 리상푸 상장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것을 제안하였으나, 미 국방부가 거부하자, 지난 5월 초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제20차 아시아 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서 미·중 간 국방장관 회담이 불발되어 긴장이 더욱 악화되었다.
미국이 중국 스파이 풍선을 격추한 2월 이후 4개월이 경과한 지난 6월 미 국무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하여 시진핑 주석과 중국 고위 관료를 만나 그동안 경직된 미·중 간 경쟁을 관리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에 경제적 디커플링(de-coupling)를 해제하라고 주장하였고, 미국은 중국에 대만해협 등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디리스크(de-risk)를 요구하면서 양자 간 이견이 나타나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였다.
이후 미국은 중국과의 해빙을 군사적 해소보다 경제적 교역에 더 중점을 두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방중에 이어 6월 말에 미국 상무부 기나 라이몬도, 7월에 미 재무부 제넷 옐랜 재무장관, 7월 말에 미 기후변화 대표 존 켈리 전(前) 국무장관 방중 등을 추진하면서 중국에 글로벌 경제 및 금융 분야에서의 리스크 관리를 주문하였다.
그런데 문제가 중국 외교부에서 발생하였다. 지난해 12월에 전임(前任)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 정치국원에 이어 중국 외교부장에 오른 친강 전(前) 주미 중국대사가 임명되었으나, 지난 6월 25일 이후부터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아 각종 루머가 나타났다.
현재는 전임 외교부장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 정치국원이 대행하고 있다. 이에 지난 7월 23일 홍콩『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지난 6월 25일 이후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는 중국 친강 외교부장 문제가 조금씩 해빙 분위기를 조성하는 미·중 간 해빙에 외교적 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면서 우려를 제기하였다.
특히 지난해 12월 발리에서의 미·중 정상회담에서 해빙을 위한 ‘사다리(step ladder)’를 준비해야 하나, 중국 외교수장이 부재인 상황이 나타난 것이었다. 이에 일부 외교 전문가들은 현재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 정치국원이 대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면서, 집행 역할을 하는 외교부장보다 왕이 정치국원이 나서는 것이 생산적이고 전망하였다.
이에 중국은 1972년의 헨리 키신저 박사가 주도한 미·중 간 관계 정상화를 위한 ‘키신저 외교 해법’을 제기하면서 미국에 미·중 간 경쟁을 먼저 시도한 미국이 선(先)조치 후(後)대화로 임할 것을 제시하였다.
지난 7월 20일 중국 매체들은 “100세 고령의 헨리 키신저 박사를 중국으로 초청하였다면서 중국은 옛친구(old friends)를 절대 잊지 않으며, 상호존중, 공동이익 지향, 윈-윈 전략 채택 원칙에 의해 역사적으로 구축한 미·중 간 외교 정상화를 교훈으로 이번에 악화한 미·중 간 긴장 고조를 해소시켜야 한다”라고 강조하였다고 보도하였다.
또한, 지난 7월 20일 해외 주요 매체들은 “헨리 키신저 박사가 현직에 근무하지 않으나, 미·중 간 안정적 관계유지는 양국만이 아닌, 전 세계에 대한 긍정적 시그널이고 대만해협에서의 안정을 위해 하나의 중국(One China Policy) 원칙은 중요하다”라고 언급하였다고 보도하였다.
궁극적으로 미국이 경제적인 커플링을 원하는 가운데, 중국은 헨리 키신저 박사를 초청하여 “1972년의 키신저 외교 해법”을 강조하는 전략을 구사하여 향후 미·중 간 해빙모드에 대비하고 있다.
* 출처: South China Morning Post, July 20, 2023; Bloomberg, July 21, 2023; China Daily, July 21, 2023; South China Morning Post, July 23,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