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에 헤로데 영주는 예수님께서 하신 7모든 일을 전해 듣고 몹시 당황하였다. 더러는 “요한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났다.” 하고, 8더러는 “엘리야가 나타났다.” 하는가 하면, 또 어떤 이들은 “옛 예언자 한 분이 다시 살아났다.” 하였기 때문이다. 9그래서 헤로데는 이렇게 말하였다. “요한은 내가 목을 베었는데, 소문에 들리는 이 사람은 누구인가?” 그러면서 그는 예수님을 만나 보려고 하였다.
● 시작기도
성령님, 어서 오시어 제 마음을 비추소서. 아멘.
● 말씀 들여다보기
임금과 같이 높은 자리에 올라서 모든 것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면 세상 무서울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헤로데 영주는 사람 목숨을 살리고 죽일 수 있는 그런 힘이 있음에도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두려워합니다. 하느님 앞에 불의한 일을 저질렀기 때문입니다. 그는 자신의 사사로운 문제, 곧 헤로디아와의 결혼문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예언자 세례자 요한을 의롭지 못한 방법으로 죽였는데, 행여 그 요한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난 것이 아닐까 하며 두려워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진리를 거스르는 불의한 행동을 한 이들이 지니는 근원적인 불안감, 두려움을 발견합니다. 그것은 높은 지위에 있든 낮은 지위에 있든 상관없습니다. 참으로 행복하게 살려면 진리를 거스르는 삶이 아니라 진리를 따르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오늘 복음에 따르면 예수님은 진리 곧 하느님의 뜻을 선포하신 분입니다. 그분은 말로만 진리를 외치신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행적으로 당신이 바로 참된 진리에게서 오신 분임을 드러내십니다. 사람들은 이런 예수님을 두고 죽은 이들 가운데서 되살아난 세례자 요한, 또는 메시아에 앞서서 오게 될 엘리야, 또는 옛 예언자들 가운데 한 분이 되살아난 것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올바른 판단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진리를 준비하시는 분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오신 진리 자체이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헤로데가 참으로 자신이 지닌 불안감, 두려움을 떨쳐버리려면 진리이신 예수님을 마주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헤로데는 예수님을 만나보려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헤로데도 예수님을 조롱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는 예수님의 겉모습을 보면서 걸려 넘어집니다. 예수님을 만나고서도 진리를 보지 못합니다. 그렇게 헤로데는 영원한 불안함, 곧 파멸 속으로 떨어지고 맙니다.